▲ 한태웅고성미래신문취재기자

일명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으로 온 나라가 충격에 휩싸였다.
지난 17일 새벽, 강남역의 한 주점 화장실에 들어간 30대 남성이 일면식도 없는 23살의 여성을 흉기로 수차례 찌르는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 검거 후 18일 오전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마자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며 국민들은 분노했고 강남역 10번 출구에는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피해자를 추모하는 쪽지들이 붙여지기 시작했으며 정치인을 비롯한 유명인들까지 방문하거나 SNS로 애도로 표했다.
전국적인 추모 분위기가 이어진 가운데 사건의 파장은 엉뚱한 방향으로 더욱 커져갔다.
피해자와 유가족은 안중에도 없이 한 온라인 남혐(남성혐오) 사이트 회원들이 추모집회를 열며 ‘여혐(여성혐오) 범죄’라 주장해 이성 간 혐오에 대한 싸움이 불 붙은 것이다.
이들은 피해자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한 사건이라 주장하며 남성들에 대한 증오를 토로하며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몰았다.
이에 반발하는 일부 시민들도 거리로 나서 ‘모든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일반화를 시켜서는 안 된다’ 주장하며 대립 양상을 보였다.
추모장은 어느 순간 폭력까지 오가는 남녀 대결의 장으로 변해버렸고 경찰까지 나서 제지하는 상황이 되었다. 
“죽은 사람과 관련도 없는 자기들만의 얘기를 하고 있다”고 말한 피해 여성의 친오빠는 여동생을 추모하는 자리가 대립의 장이 된 현실에 슬픔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경찰 조사에서 피의자 남성이 ‘조현병(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로 4차례나 입원 치료를 받고 약을 복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졌음에도 여전히 이 갈등은 가라앉을 분위기가 아니다.
계속해서 ‘여성 혐오 범죄’를 주장하는 퍼포먼스와 이에 반하는 퍼포먼스가 열리고 있으며, 양성평등연대에서는 남녀화합을 위한 기자회견까지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적 이슈가 되는 어떤 문제나 사건이 발생하면 꼭 편이 갈리며 갈등이 나타난다.
지역, 세대, 이념 등 수많은 갈등으로 이곳 저곳에서 대립하며 잠시라도 싸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번 사건으로 사회 표면에 전면적으로 드러난 남녀갈등까지 더해진다면 우리 사회가 분열되어 무너지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전반에 걸친 여러 갈등을 봉합해 월드컵, 올림픽 때만 아닌 진정으로 국민이 하나가 되는 계기가 하루 빨리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며, 국민들 또한 그런 마음과 자세를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