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태웅고성미래신문취재기자

올해 초 할머니 댁의 에너지바우처 카드 발급과 대해 알아보기 위해 공문을 들고 담당자를 찾아간 한 민원인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고 자기 업무를 처리하면서 “공문에 적혀있는데 읽어보지도 않았냐”고 답을 했다는 것이다.
이에 민원인은 “할머니 일인데 이게 무엇을 하는 것인지 잘 몰라서 왔다. 알았으면 이렇게 직접 찾아왔겠냐”고 반문했다.
그 공문의 하단에는 ‘상담하실 일이 있으실 경우 언제든지 담당자를 찾아주시면 자세한 안내를 해들겠습니다.’라고 적혀있었다.
고성군 기관청렴도가 전국 꼴찌 수준으로 발표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여전히 공직기강이 해이하다는 군민들의 지적이 일고 있다.
청렴도만이 문제가 아니라 일부 공무원들의 불친절과 소극행정 등 때문에 민원인인 군민들이 행정에 대한 신뢰를 잃게 만든다는 것이다.
민원인이 내방하거나 전화를 걸었을 때 딱딱하게 대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민원을 처리할 의지가 없거나 피드백이 되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라 말한다.
삼산면 판곡리 8-1번지 일원 도로 옆은 상당한 양의 각종 쓰레기와 폐기물이 10여 년째 방치돼 있다.
그 좁은 터는 개인 사유지로 누군가가 계속 쓰레기와 폐기물을 불법투기하며 쌓이게 됐는데, 민원을 넣었지만 번번이 사유지라는 이유로 쓰레기를 치워줄 수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한다.
누가 그 외딴곳에 그런 쓰레기를 불법투기 했는지 알 수 없지만 토지 소유자 개인이 치우기에는 상당한 양인데다 자신이 버린 쓰레기도 아니라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아무리 사유지라 해서 치워줄 수 없다지만 쓰레기가 쌓여있는 것을 알면서도 환경오염과 미관훼손을 나몰라라 하는 행정의 입장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한 군민은 “고성군의 공무원들은 책상 앞에만 앉아 있고 밖에는 돌아다니지 않는 것 같다”며 “인도나 도로가 파손되어도, 쓰레기가 많아도, 불법 현수막이 붙어도 아무도 보지 못하고 내버려두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2016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 기간에 관광객을 상대로도 이러한 일들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다시 찾는 고성과 공룡엑스포는 그야말로 물건너 가는 것이다.
고성군 600여 공무원 모두가 불친절하고 소극적이고 청렴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어떤 민원인에게든 친절하게 대하며 민원에 대해 하나하나 잘 설명하고, 고성군 발전을 위해 열심히 뛰는 공무원들이 분명 더 많이 있다.
그럼에도 몇몇 공무원들로 인해 희생하는 공무원들까지 군민들에게 싸잡혀 비난당하는 것은 공무원 입장에서 너무나 억울하고도 서러운 일이다.
앞으로는 군민들 사이에서 이러한 여론이 일지 않도록 공무원 모두가 민원인을 친절히 대하고 민원과 사업을 내 일 같이 여겨 군민과 함께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