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들 ‘댄스’하면 사교춤, 즉 과거 카바레에서 추던 춤을 연상케 하여, 인식에서 그다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 시절이 있다.
그렇다보니 끼나 실력이 있어도 바라보는 시각이 부담스러워 주로 음지에서 그네들만이 모여 선보이곤 했다. 소위 ‘춤 꾼’이라 비하하며, 떳떳하지 못한 직업이라 지적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댄스’의 인식은 조금씩 바뀌게 되고 하나의 예술로 평가되면서, 스포츠 정식종목으로도 자리매김 하게 됐다.
여기다 생활체육이 급격이 확산되면서, ‘댄스스포츠’ 또한 빠르게 보급되어 댄스는 이제 현대인에게 필수 교양 스포츠가 됐다.
댄스스포츠 대회가 전국 각지에서 개최되고, 어린이에서 노인에 이르기 까지 남녀노소가 즐기는 스포츠로 뿌리내렸다 
고성에도 댄스스포츠 동호인이 500여 명 이상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그 열기가 가히 짐작된다.

이런 가운데 댄스스포츠 입문 3년 만에 전국대회를 휩쓴 초등학생이 있어 주목되고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댄스스포츠 ‘라틴댄스’ 4종목(차차차, 룸바, 자이브, 쌈바)을 3~4회 석권하고 전국대회 우승 또한 수 십 차례 거뭐진 학생이 있어 고성군 댄스스포츠 장래를 밝게 하고 있다.
고성초등학교 제연주(4년, 11살)양이 그 주인공이다. 연주 양은 2학년(9살) 때 라틴댄스를 처음 접했다.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댄스학원을 방문한 연주 양은 막연하게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앞서 부모님은 연주 양의 올바른 체력관리(비만예방)를 위해 태권도, 합기도 등의 운동을 권했다. 그렇지만 남자들이 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모두 거부했다.
이에 반해 라틴댄스는 보는 순간 짜릿한 무엇인가를 느꼈다. 화려하지 않으면서 아름답게 보여지는 의상, 팔과 다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동작들이 멋져 보였다.
영지댄스학원(원장 천윤아)에 입학하여 본격적인 수업을 받게 된 연주 양은 라틴댄스에 푹 빠졌다.
천윤아 원장에 따르면 “연주는 4개 월 쯤 지나자 다른 애들과 뭔가 달랐다. 혼자 남아서 스스로 연습하는 열정을 보였고, 조금씩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 때문인지 입문 후 8개월 째, 전남 여수에서 개최된 전국댄스스포츠 대회에서 라틴댄스 ‘여여 3종’(여자 두 명 커플경기) 초등부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올렸다. 
전국 실력자들이 참가하는 대회에서 처음 출전한 연주 양이 1위를 차지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를 계기로 라틴댄스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꿈이 되어버렸다.
하루라도 댄스 연습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몸살이나 감기가 걸려도, 댄스학원 만큼은 빠지지 않았고 그 결실이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첫 대회 이후 싱글로 전향한 연주 양은 솔로로 출전, 대회마다 거의 1위를 놓치지 않았고, 급기야 라틴댄스 4종목을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라틴댄스에는 룸바, 차차차, 자이브, 삼바, 파소 도브레 등 5종목이 있다. 파소 도브레를 제외한 4종목을 석권했으니 실력이 가늠된다.
▲제5회 거제시장배 전국 프로아마 댄스스포츠대회 전종목 1위(교육장 상) ▲2015 여수 국민생활체육 전국 프로아마 댄스스포츠대회 전종목 1위 ▲제1회 경남도지사기 전국댄스스포츠 대회 전종목 1위(도지사상, 교육장상) ▲제9회 울산태화컵 전국 댄스스포츠 경기대회 전종목 1위 ▲제14회 부산교육감배 국회의원상 등 열거하기도 힘들 만큼 많은 수상경력들이 있다.
이 모든 것들이 라틴댄스를 배운지 입문 3년 만에 이룬 것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화려하다.

연주 양은 학교 성적도 상위권에 있다. 자칫 댄스로 인해 성적에 영향이 있다는 말을 듣기 싫어서다. 그렇기에 공부에도 소홀함이 없이 열심히 하는 학생으로 통한다.
연주 양은 “부모님이 공부 때문에 댄스를 관두라는 말씀을 하실까봐 제일 걱정이다.”며 “공부도 댄스도 열심히 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엄마(김나경 38)의 지원이 있었지만 아빠(제윤성 42)는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무엇보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연주 양의 성격 탓에 반대했다.
하지만 아빠는 재미로 따라갔던 대회 출전 모습을 보고 생각을 바꿨다. 평소 집에서 보지 못했던 연주 모습은 없고 당당하고 용기 있게 댄스에 임하는 모습이 조금은 낮 설지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후 아빠는 매니저를 자청하며 대회마다 빠짐없이 동반하는 든든한 후원자로 변신했다.
심지어 의상 디자인이나 색상까지 코디하면서 용기와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엄마 김나경 씨는 “연주가 라틴댄스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안 이상 원한다면 계속 뒷바라지 할 계획이다.”면서 “그렇지만 지금은 학생이니까 공부도 소홀이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고 했다.
연주 양은 댄스를 하고 있으면 다른 잡념이 들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만큼 댄스 매력에 빠진 것이다.
시험기간을 제외하고는 매일 30여 명의 학생들과 함께 천윤아 원장 지도하에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원장의 따끔한 질책도 덤덤히 받아들이면서 곧바로 따라한다.
연주 양은 우리나라 제일의 라틴댄스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라틴댄스 본고장에도 진출하여 그들과 어깨를 겨루는 진정한 라틴댄서가 되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할 것이라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연주 양을 지도하고 있는 영지댄스스포츠 천윤아 원장은 “지금까지 많은 선수를 배출했지만 연주 같이 전 종목을 3~4차례나 석권한 적은 없었다. 꿈나무로써의 무한한 잠재력을 지녔기에 앞으로의 활동이 더 기대 된다.”고 말했다.
스포츠에서 한 종목 우승도 결코 쉽지 않다. 그럼에도 4종목을 동시에 그것도 배운지 3년 만에 우승을 거뭐진다는 것은 남모르는 땀의 노력이 배어있기에 가능할 것이다.
초등학생이 취미로 하겠지 하고 넘기기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엿보이는 연주 양이다.
고성군 미래를 볼 때 성적 우수 학생 발굴도 중요하지만 연주 양 같은 예체능 우수자도 조기 발굴하여 다듬는다면 고성의 보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