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명수 재단법인 성균관 전 부관장

후한서의 역사 기록에 나오는 이야기의 설명이다. 삼국지에 나오는 저명한 조조(曹操)와 유비(劉備)가 한중(漢中)의 옥야천리(玉野千里)의 땅을 놓고 서로 쟁탈전이 일어났을 때, 이때 유비는 익주(益州) 지금의 사천성(四川省)을 근거지로 하여 한중에서는 그런대로 대충 평정과 안전을 이루었다. 그런대로 군인의 배치도 완벽하게 되어 있었고 병참(兵站)도 타에 비해 우수하게 확보되어 있었다.
그러나 조조에게는 그러한 준비가 없었기 때문에 전투를 수행하는데 많은 어려움과 난간이 있었다. 더 나아갈 수도 없고 전투를 감행할 수도 없고 지키고 있기도 어려운 상태였다.
조조가 앞으로 나아갈 일을 단호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는 동안 군대 안에는 이미 보급할 식량이 모자란다는 보고가 들어오고 있었다. 각료와 여러 장군들도 조조의 의사와 그 정책을 몰라 갈팡질팡 했다. 한 막료가 밤늦게 조조의 집무실로 찾아가 내일의 전쟁준비에 필요한 명령을 내려 달라고 요구하였다. 조조는 그때 닭의 갈비를 뜯어먹고 있던 참 이였는데 대답이란 것이 계륵 계륵((鷄肋 鷄肋) 할 뿐 아무 말이 없었다.
한참을 기자리던 부하 막료는 그대로 돌아와 계륵의 말이 무슨 뜻이냐를 놓고 막료와 장수들끼리 의견을 주고받았으나 아무도 무슨 뜻인지를 몰랐는데 주부(主簿) 벼슬에 있는 양수(揚修)만이 조조의 속마음을 알아내고 내일로 군대를 철수하게 될 테니 준비를 해두라는 것이었다.
그의 해석은 이러했다.
닭의 갈비는 먹음직한 살은 없지만 그래도 그대로 버리기는 아까운 것이다. 결국 이것을 버리기는 아깝지만 대단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니 버리고 돌아가기로 결정을 내린 것이다(夫鷄肋食之則無所得 棄之則如可惜 公歸計決矣) 라는 것이다.
양수는 조조의 속마음을 미리 짐작하여 그때마다 그것이 적중하곤 해서 조조의 주시를 받은 사람이었는데 이번에도 그것이 적중했다.
그 이튿날 조조는 정식으로 전군 철수를 명령하기가 바쁘게 전군에서는 기다린 듯이 철수 행동을 개시했다. 조조가 깜짝 놀라 그 까닭을 물으니 양수(楊修)의 예언이 하도 잘 맞고 적중하기에 미리 준비를 해두고 있었다는 것이다.
계륵, 즉 닭의 갈비란 말은 양수(楊修)가 풀이한 그런 뜻으로 쓰이고 있지만 이상과 같은 의미와는 달리 사람의 몸이 작고 삐쩍 말라 있는 사람을 비유해서 쓴 예가 진서(晋書) 유령전(劉伶傳)에 나타나 있는 문맥이다.
이른바 죽림칠현(竹林七賢) 가운데 술로서 세월을 보내는 유명한 유령이란 학자가 있었는데 그는 술에 취해 세속사람들과 시비가 붙게 되었다. 상대가 화가 나서 소매를 걷어 붙이고 주먹을 휘두르려 하자 유령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나 같은 닭의 갈비가 어떻게 귀하신 주먹을 모셔 들일 수 있겠습니까(鷄肋安足以安尊拳)
상대도 그만 어이가 없어 껄껄 웃고 돌아섰다고 한다. 우리의 생활속에서 하는 말이 약한 사람을 가리켜 새갈비라고 하는데 다 같은 비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