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명수 재단법인 성균관 전 부관장

십목(十目)은 열 눈이란 말이다. 그러나 열은 많다는 것을 나타내는 말로 많은 사람의 눈이란 뜻이다. 즉 무수한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것이 십목소시(十目所視)이고, 여러 사람이 손가락질하고 있는 것이 십수소지(十手所指)이다.
이 문건은 대학성의장편(大學誠意掌篇)에 수록 돼 있는 증자(曾子)가 저술한 말이다.
지난주 432호에 성중형외(誠中形外) 라는 제목에서 설명한 바 있듯이 마음속에 있는 것은 자연 밖으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맹자(孟子)께서 말하기를 그 눈동자를 보면 사람이 어떻게 남을 속이고 자신을 속일 수 있으리요(觀基眸者 人焉庾哉)라고 했다. 양심의 거울은 악한 사람의 가슴속에도 그의 눈동자를 통해 밖으로 비치기 마련이다.
또 성의장편에서 말하기를 저속하고 악한 소인배들이 남의 눈을 피해서 다른 사람이 보지 않는 곳에서는 사람들이 형용할 수 없는 갖은 못된 짓을 하면서 착하고 선량한 사람 앞에서는 그 악독한 것을 숨기고 올바르고 착한 것을 내보이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주위 사람들이 자기를 보는 눈이 자기 마음속을 들여다보듯 거울에 비친 것과 같이 보고 있는데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증자는 말했다.
사람들이 남의 속을 들어다보기를 자기 마음속 들어다 보듯 한다고 한 말에는 많은 의문점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전체 사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크게는 성인(聖仁)이요 적게는 군자(君子)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 성의장편에는 신독(愼獨)이란 말이 두 번이나 거듭 나오고 있다. 여러 사람이 앞에서보다 혼자 있을 때를 더 몸과 마음가짐을 더욱 조심하는 것이 <신독>이다. 그것이 군자의 마음가짐이라는 것이다.
이 신독이란 말 다음에 증자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즉 증자는 말하기를 여러 사람의 눈이 보고 있으며 열사람의 손이 가리키고 있으니 참으로 무서운 일이로다(十目所視 十手所指) 라고 했다. 이것이 보편적으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남들이 지켜보고 손가락질 한다는 뜻으로 풀이해 온 것이 지금까지의 실정이다. 그러나 신동(神童) 강희장(江希張 1907-1930)이 24세는 그가 아홉 살 때 지은 사서백화(四書白話)에서 증자가 지은 이 글을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다.
십목은 열 눈이 아닌 십방(十方)의 모든 시선을 말한다. 사람이 무심중에 하는 동작은 주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마음에서 일어나는 파동(波動)은 하늘을 비롯한 모든 천지신명과 도학을 통한 사람들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이것을 불교에서는 심통(心痛) 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홀로 있을 때의 생각처럼 가장 널리 알려지게 되는 것은 없다. 증자가 한말은 근거가 있어 한말이다. 공연히 무섭게 하기 위해 한말이 아니다.
이 진리를 깨달은 사람이라면 남들이 안본다고 해서 나쁜 짓을 하거나 나쁜 생각을 할 수 있겠는가. 천지신명이 항상 지켜보고 있다. 우리가 하는 일을 하나하나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신학과학자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사람의 생각은 영파(靈波)로 움직인다. 그것은 전파(電波)의 속력과 같다고 말했다. 그것을 통해 순식간에 신명은 누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고 말했다.
부귀가 마음을 방탕하게 하지 못하고 빈천이 절개를 옮겨 놓지 못하며, 의무와 위엄이 지조를 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