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여삼추는 하루가 3년 같다는 말이다. 가을은 한 해에 한번 뿐이므로 <삼추>란 곧 3년을 뜻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하루가 3년 같다는 말은 바로 이 말에서 온 것이다.
어떤 사람이나 또는 연인이나 누구를 못 견디게 만나고 싶어 하거나 참기 어려운 고통을 겪을 때 흔히 비유해 쓰는 말인데, 특히 문자로 일일여삼추라고 할 때는 사람을 안타깝게 기다리는 심정을 말하게 된다. 시경 왕풍(王風) 채갈(采葛)이란 시에 있는 말이다.
남편이 외국 사신으로 멀고 먼 타국에 가서 돌아오지 않는지라 그 부인이 행여나 하는 생각에서 바구니를 들고나가 나물을 뜯고 칡뿌리를 캐는 척하며 남편이 돌아오는 길목을 지켜보는 심정을 노래한 시다. 이시는 장으로 되어 있는데 다음과 같다.
하루를 보지 못하는 것이 석달만 같다(一日不見如三月兮)
하루를 보지 못하는 것이 세 가을만 같다(一日不見如三秋兮)
하루를 보지 못하는 것   세 해만 같다(一日不見如三歲兮)
하고 기다리고 기다림을 노래하고 있다. 삼세나 삼추나 똑같은 말이다. 그러나 삼세란 말은 지금 세상에는 쓰지 않고 있다.
이 일일여삼추에서 일일천추(一日千秋)라는 보다 과장되고 간략한 문자가 생겨나기도 했다. 또 일일여삼추의 일일은 일각(一刻)으로 바꾸어 일각이 여삼추란 말도 많이 쓰이고 있다. 일각은 요즘 시각으로 15분을 가리키는 말인데 극히 짧은 시간이란 뜻으로 쓰인다. 결국 모든 사물의 개념과 개인의 사정과 형편에 따라 상대적인 것임을 경고해 말해 주는 것이라 하겠다. 행복이니 불행이니 하는 것부터가 만물의 영장인 인간에게만 국한된 숙제라 하겠다.
다음은 일자천금(一字千金)을 소개하고자 한다.
일자천금은 글자 한 자가 천금의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훌륭한 학문을 통달한 문장가라는 말이다.
여불위(呂不韋)는 유명한 진시황(秦始皇)의 생부다. 진시황의 직위와 더불어 여불위는 승상보다도 높은 상국(相國)의 자리에 앉게 되고 문신후(文信候)라는 칭호로 낙양(洛陽)의 십만호를 식읍(食邑)으로 진시황으로부터 하사 받았다.
당시는 이른바 사군(四君)이라 하여 제나라 맹상군(孟嘗君), 위나라 신릉군(信陵君), 조나라 평원군(平原君), 초나라 춘신군(春申君)에 경쟁적으로 천하의 인재들을 자기의 문하로 끌어들이고 있던 시대다.
문신후 여불위는 자기가 그들 사군만 못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권력과 돈을 배경으로 천하의 뭇 인재를 불러 모았다. 그리하여 그의 집에도 식객이 삼천 명이나 모여 있었다.
당시는 제자백과들의 저서가 널리 세상에 전파되어 있었다. 여불위는 여기에 자극을 받아 자기도 뭔가 세상에 남기고 싶었다. 그래서 식객들에게 그들이 알고, 듣고, 보고한 것을 기록하게 하고 이를 한 데 모아 정리한 결과 팔람(八覽) 육론(六論) 십이기(十二紀) 등 이십만자가 넘는 방대한 책이 되었다.
고금천하의 모든 지식이 다 망라되어 있다고 생각한 여불위는 자기 성을 따서 여씨춘추(呂氏春秋)라 이름을 붙였다. 그는 이것을 전나라 수도 함양(咸陽)성 시문(市門)앞에 진열해 두고 다시 천금을 그 위에 걸어 놓은 다음 각국의 학자와 지식인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한 방법으로 이렇게 써서 붙였다.
능히 한 글자라도 이것을 보태고 빼고 하는 사람이 있으면 이 천금을 준다(有能增損 一字 者豫千金) 여기에서 글자 하나만으로 천금의 가치가 있다는 일자천금이란 말이 생기게 된 것이다.
본 여씨춘추는 우리나라에도 수입되어 지금 학계에서 긴요하게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