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명수 재단법인 성균관 전 부관장

전전(戰戰)은 무서워 떠는 모양, 긍긍(兢兢)은 조심해 몸을 움츠리는 모습이다.
이 뜻을 합치면 두려워하고 조심하는 것을 말한다.
이 말은 시경 소아(小雅) 소민(小旻) 편에 나오는 글귀다.
감히 범을 맨손으로 잡지 않고<不敢暴虎>
감히 하수를 배 없이 건너지 않으니<不敢憑河>
사람은 그 하나만 알고<人知基一>
그 밖의 것은 알지 못한다<莫知其他>
두려워서 조심조심하며<戰戰兢兢>
깊은 못에 다다른 듯하고<如臨沈淵>
엷은 얼음을 밟는 듯한다<如履薄氷>
위의 시는 포학한 정치를 한탄해서 지은 시다. 범을 맨주먹으로 잡거나 황하를 배 없이 혜엄쳐 건너는 일은 하지 않지만 눈앞의 이해에만 눈이 어두워 그것이 다음날 큰 환난과 심한 고통이 되는 것을 알지 못한다. 사람들은 그 무서운 정치 속에서 마치 깊은 못가에 서 있는 듯하고 엷은 얼음위로 걸어가는 듯 불안과 공포에 떨며 몸을 움츠리고 서 있다는 뜻이다.
이 시에서 전전긍긍이란 말이 나오고 여림심연이란 말이 나오고, 지기일이요 부지기타(知其一不知其他) 라고 했다.
또 이대목 논어 태백편(泰伯篇)에 증자(曾子)가 인용한 말로 나와 있어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증자가 임종 시에 제자들을 불러 모은 자리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 손바닥과 발바닥을 보아라. 그 손바닥과 발바닥에는 이상하게도 북두칠성이 그려져 있었다. 시경에 말하기를 전전긍긍하여 깊은 못에 다다른 듯하고 엷은 얼음을 밟는 듯 한다고 했다. 지금에서야 나는 마음을 놓는다. 너희들은 알겠느냐<啓予足 啓予乎 詩云 戰戰兢兢 如臨深淵 如履薄水 而今而後 吾知免夫 小子>
증자는 공자 제자들 중에서도 효자로 이름이 높았다. 십삼경(十三經) 중의 하나인 효경(孝經)이란 책은 공자가 증자의 지극한 효도에 대한 사연을 수록한 짤막한 책이다. 효경에 공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몸뚱이와 털과 피부는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므로 감히 상하게 못하는 것이 효도의 처음이요, 몸을 세우고 출세를 행하여 이름을 후세에 빛나게 함으로써 부모를 높이 받들어 부모의 이름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하는 것이 효도의 마지막이다<身體髮膚 受之父母 不敢毁傷 孝志始也 立身行道 揚名於後世 以顔父母 孝之終也) 몸을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이 효도하는 첫 길이요 입신양명해서 부모까지 세상에 알려지게 하는 것이 효도의 최후의 목표란 말이다. 입신양명(立身揚名) 이란 말도 효경에서 나온 말이다. 증자가 인용한 전전긍긍도 효경에서 말한 몸을 조심하는 뜻으로 많이 쓰이고 있는데 깊은 못가에 선 듯 엷은 얼음을 밟는 듯 한다는 말이 아주 전전긍긍을 잘 표현한 말 같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