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외 웹사이트를 구경하다 한 동영상을 보고 받은 감명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미국 산 호세 지역에서 마라톤 대회가 열렸는데, 옛 군복을 입은 한 노인이 마라토너들을 격려하고 있었고, 마라토너들은 그 노인에게 손을 흔들거나 찾아와 악수와 포옹을 하며 인사를 나누었다.
그 노인은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95세의 조 벨이라는 참전용사였고 마라토너들은 참전용사인 그에게 존경심과 예우를 표시한 것이었다.
또 다른 기사를 통해서는 시민들이 먼저 나서 군인의 위상을 더 높인 사례도 접했다.
미국에서 비행기에 탑승한 군인이 일반석에 앉아 제복을 보관해 달라고 승무원에게 부탁하자 옷보관은 일등석 손님에게만 가능하다며 거절당했다.
그러자 옆 좌석에 있던 승객들이 나서 “제복에 달린 각종 훈장을 보고도 어찌 그럴 수 있냐”,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는 군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강하게 항의했고, 일등석에 있던 승객들은 자신들과 자리를 바꾸자는 제의도 했다고 한다.
이 사건은 같은 비행기에 탑승했던 승객의 SNS를 통해 알려져 항공사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었고, 항공사는 즉각 장문의 사과문과 함께 군인 탑승객 우대정책까지 발표했다\다.
그들에게는 당연한 행동이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행동에 감명 받은 한편 우리나라 참전유공자나 현역 군인에 대한 예우문화의 현실에 안타까움과 부끄러움을 느꼈다.
호국보훈의 달로 정한 6월이 되면 현충일 기념행사, 6.25 전쟁 기념식 등을 열며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호국영령을 기리지만 그 순간을 제외하면 국가와 국민들은 국가유공자에 대해 외면 아닌 외면을 한다.
그렇게 복지, 복지 타령을 하면서 정작 참전용사들의 보훈복지에 대해서는 입을 닫는다.
뿐만 아니라 여전히 전시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가와 국민을 지키고 있는 국군장병에 대한 예우나 우대문화는 없고, 오히려 깔보고 무시하는 풍토 속에서 얼마 되지 않는 ‘군 가산점’ 또한 받지 못하게 하고 있다.
그러면서 부당하게 군복무를 기피한 사람이나 사회지도층 자녀의 군 면제 사항은 사회적 문제로 삼아 불이익을 주고 심판하려드니 참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국가를 위해 몸 바친 참전용사들과 지금도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하고 있는 국군장병들을 이토록 홀대하는 문화는 전쟁을 치른 국가 중 대한민국이 유일하지 않나싶다.
이런 현실에서 훗날 국가가 위험에 처했을 경우 누가 나서서 국가를 지키려 하겠는가?
이제는 우리나라도 참전용사와 군인에 대한 예우문화가 바뀌어야한다.
북한과 달리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경제적 풍요는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과 참전용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과 이 순간에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국군장병들을 항상 잊지 않고 감사와 존경을 표시할 줄 아는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
또한 각 지역의 참전용사들에 대한 이야기를 스토리텔링해 지역민과 나아가 후손들에게까지 전해지도록 하여 역사적 사실을 이어가야한다.
영국의 제42대 총리를 지낸 윈스턴 처칠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진정한 애국심은 월드컵이나 올림픽에서 우리나라를 응원하는 것이 아닌 역사적 사실을 잊지 않고 후손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전해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호국보훈의 달 6월, 우리는 그동안 진정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잊고 살아오지는 않았는지 돌이켜보며 반성하고 바로잡아 나가는 6월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