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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씨와 본관
2015년 05월 22일 (금) 14:33:47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 심상정 고성미래신문 논설위원
시대의 흐름에 따라 성씨가 점차적으로 확대되면서 같은 성씨라 하더라도 계통이 달라, 그 근본을 명확하게 구분하기가 어려웠으므로 동족 여부를 가리기 위해 필연적으로 등장하게 된 것이 본관이다.
본관이란 시조가 난 땅을 본관향(本貫鄕) 또는 관(貫)이라고도 하는데 원래 관은 돈(화폐)을 말하는 것으로 돈을 한 줄에 꿰어 묶어 가지고 다니는 것과 같이, 친족이란 서로 관련성을 갖고 있다는 뜻이며, 여기에 더 나아가 본적이란 뜻으로도 사용되었다.
이는 시조나 중시조의 출신지 혹은 정착세거지(定着世居地)를 근거로 호칭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봉군(고려 때 종 1품, 조선 때 2품 이상의 공로자에게 주는 직위) 칭호에 따라 정하는 경우, 그리고 성씨와 같이 임금이 공신이나 귀화인에게 특별히 하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사관(賜寬)이라고 한다.
고려 개국공신 신숭겸(申崇謙)은 곡성 사람이었지만, 고려 태조와 함께 평산(平山)으로 놀러가 그곳이 좋았으므로 평산을 본관으로 하사받았으며, 하동 쌍계사 비문에 진감선사(眞鑑禪師)의 본관이 황룡사라고 적혀 있는데 이는 선사가 황룡사 출신이라는 것을 말하는 듯하다. 따라서 성씨만 같다고 해서 전부 같은 혈족이 아니며, 본관까지 같아야 같은 혈족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성씨와 본관과의 관계를 살펴보면, 첫째, 동족동본(同族同本) 동성인데, 근친혼의 불합리성과 윤리적 가치관 때문에 혼인을 절대 금지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많은 사회적 문제가 제기되자 점차 해소시킬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둘째. 이족동본의 동성관계인데, 이는 성과 본이 같지만, 그 근원은 전혀 달라 사실상 혈통문제가 전혀 없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남양홍씨(南陽洪氏)는 당홍(당나라로부터 온 洪殷悅을 시조로 함)으로 구분되어, 전혀 공통점이 없이 계통을 달리하고 있다.
셋째, 동족이본 동성인데, 이는 시조도 다르고 본도 다른 경우이다. 예를 들면 강릉 김씨(江陵金氏)와 광주 김씨(光州金氏)는 시조와 본이 다르지만 같은 김알지 계통이며, 고부 최씨(古阜崔氏)와 경주 최씨(慶州崔氏) 도 마찬가지로 시조와 본을 달리하지만 같은 최치원(崔致遠) 계통이다.
넷째. 이족이본(異族異本)의 동성관계인데, 이는 대성(大姓)에서 주로 볼 수 있으며, 한 예로 김해 김씨와 경주 김씨 등과 같이 같은 성을 쓰면서도 조상이 달라 아무런 계통관계가 없는 것이다.
다섯째, 동족의 동본이성(同本異姓)인데, 이는 조상과 본을 같이 하면서도 성씨만을 다르게 사용하는 것이다. 예로 김해 김씨와 김해 허씨의 경우인데, 같은 김수로왕의 후손으로서 성만 달리함으로 혼인이 금지되어 있다.
여섯째, 이족의 동본이성인데 이런 경우는 허다하다. 예를 들어 경주 이씨(李氏)와 경주 김씨金氏), 경주 손씨(孫氏), 그리고 안동 강씨(安東强氏) 권씨(權氏), 안동 김씨(金氏) 등의 경우이다.
아울러 우리나라 성씨에 나타난 본관의 수를 살펴보면, 󰡔동국만성보󰡕에는 김씨가 120본, 이씨가 116본, 박씨가 51본, 최씨가 43본, 정씨가 35본 등으로 나타나있다. 1930년 국제조사의 기록을 보면 김씨 285, 이씨 281, 박씨 128, 최씨 127, 정씨 122, 강씨 33, 조씨 56, 윤씨 44, 장씨 63, 임씨 60으로 나타났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는 같은 본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동족부락이 있었는데, 이들은 문벌(門閥)을 소중히 여기고 자치적으로 상호 협동하여 집안일을 해결해 나가는 특이한 사회조직의 한 형태를 이룬다.
수많은 본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분파(分派)를 지양하고 한 민족의 핏줄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동족동본의식으로 오천년 역사를 이끌어 온 원동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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