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형갑 고성미래신문 지면평가위원

어린이날 행사가 진행 중인 종합운동장을 찾아 오월의 하늘 아래 사랑스럽게 뛰노는 귀여운 아이들을 바라보니, 그 어떤 수식어의 표현보다 오월은 역시「가정의 달」이다는게 와 닿는다.
농촌도 도시도 아닌 그저 ‘우중충한 고성의 산업화 물결’이 아름답고 끈끈한 가족관계를 분화(分化) 시키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다. 그러나 자연은 혈연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정의 유대를 결코 끊을 수 없다는 진실을 해맑은 아이의 손을 잡은 엄마의 푸른 웃음이 말해 주고 있었다. 땅 속에서 잠자던 뿌리와 죽은듯한 나뭇등걸 속에서 파란 속잎이 나와 오월의 푸름으로 불타는 것은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 것이며, 새로운 생명이 커가는 것을 바라보는 즐거움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것인가를 다시 한 번 소리 없는 열정(熱情)으로 말해 주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인간의 삶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우리들의 소속은 어디일까. 그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가정이다. 인간은 태어나면서 가정에 동반 귀속되는 운명이다. 가정은 엄마 아빠 그리고 아들과 딸들로 이루어진 혈연적인 사회이다. 가정에서 사랑을 주고받으며 어른으로 성장한다. 부모들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한 어린아이가 결혼을 하고 새로운 가정을 이루면, 어미에비의 가정은 자식이 만드는 가정을 위해 희생(犧牲) 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간다.
 가정도 하나의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 단위요 가정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사회 일수도 있다. 가정에 이기적인 욕심은 찾아보기 힘들고, 서로 간에 헌신적 사랑이 주류를 차지한다. 부모의 최대 행복은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고, 아이들이 부모의 헌신적(獻身的)인 도움으로 잘 자라나 삶의 지혜를 가지고서 험난한 세상을 살아간다. 건강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서도 건강한 생활을 한다.
 단란한 가정의 행복이 삶에서 가장 빛나는 기쁨이고 자식을 보는 즐거움은 가장 보람찬 즐거움일 것이다. 가정은 인간이 존재하는 동안은 없을 수 없는 삶의 보금자리이자 새로운 것을 잉태(孕胎) 하는 둥지와도 같은 것이다. 가정은 우리를 길러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아무리 못난 놈이더라도 탓하지 않고 사랑으로 받아 드린다. 가정의 구성원들인 가족들은 성공을 하면 누구보다 기뻐하고, 좌절 속에 고통스러워하면 그 누구보다 슬퍼하면서 위로한다. 태어나는 기쁨도 함께 할 뿐만 아니라, 뼛가루·관을 메고 무덤까지 같이 간다.
보릿고개를 살았던 뜻있는 지식인들이나 재·독 광부·간호사들은 보다 큰 뜻을 펼치기 위해 가정을 버리고 멀리 떠나 객지 생활을 하는 것을 자랑으로 생각했다. 그들이 멀리서 큰 뜻을 펼친다는 것은 국가와 사회를 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욕을 들을지 모르겠지만, 자기가 태어나고 성장한 가정을 버리면서까지 무슨 큰일을 한다는 것은 자기모순(自己矛盾) 일 뿐만 아니라 현실을 외면하는 길이 아닐까?
가정의 달 오월은 결코 의미 없이 우리 곁에 찾아와서 저렇게 녹음(綠陰)으로 흘러내리지 않을 것이다. 저 푸른빛의 눈부신 햇빛 속에 등성이를 드러내고 서 있는 거류산은 고성의 타고난 숨결, 타고난 성품까지 다 가릴 수는 없을 것이다. 아무리 천한 꽃도 눈물을 흘리기에는 너무나 깊은 생각을 가져다준다는 어느 시구가 생각난다.
 
※【어린이날 종합운동장 행사장에서 무상급식 찬성 서명운동을 하는 학부모들의 모습은 절박하고도 애처로워 보였다. 그러나 칠십 평생 서민후보론을 자처하고도 박철하게 무상급식 반대투표를 던진 제정훈 도의원은, 무상급식 찬성 서명운동을 하는 학부모들 인파 속에서 만연의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그동안 제 의원의 온갖 서민후보론이 가증스럽기 짝이 없는 선거 작전의 일환이 아니었을까 하는 뉘앙스를 풍긴다고 군민들이 수군거린다. 서민후보론으로 당선된 의원으로서의 책임의식도 없어 보인다. 마치 무상급식 찬성 서명운동 학부모들이 무슨 큰 죄가 있어서인 것처럼 외면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말로 알 수 없는 정치인답다는 생각과 만감이 교차한다는 군민들의 비판이 많았다. 
수십 년간 초대하지도 않은 군민들의 각종 모임의 식사시간에 찾아와 선거 지지 부탁 형식의 안타까움에, 군민들의 선의로 밥숟가락을 걸치며 공짜 밥을 제일 많이 얻어먹은 사람이 관내 정치인들 중에서 제 의원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군민들은 드물다. 그러나 그동안 어떤 작전 속에 공밥을 얻어먹은 것은 아닌지 인터뷰 해달라는 군민들은 많다.  
무엇보다도 자기는 실컷 공밥을 얻어먹었으면서도 어린이들에게는 공밥 주지 말자는 그게 소신이라니 도대체 무슨 심보이며 무슨 똥배짱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다는 생각들이다.  
정치 소질 중에서 모르쇠만 뽑아내고 서민정치에서 나쁜 점만 잘라내서 둘을 합친 열성 교배가 고성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복당인지 입당인지 하는 것 때문에 그런 것인지 모르지만, 경남도의원 전부 무상급식을 반대하더라도 제 의원이 무상급식 반대표를 던진 것은 결코 용납하기 어렵다는 것이 군민들의 중론이다.  
우리가 못 살고 있던 시절에야 어쩔 수 없이 무상급식을 외면했다고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무상급식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내 새끼들에게 밥이라도 배불리 먹이고자 피땀 흘렸던, 저 하늘에 계시는 1세대들의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줘야만 비로소 대한민국은 국가로서 떳떳해질 수 있을 것이다. 
무상 급식 문제를 보면 도대체 나라가 제대로 기능하는 게 없는 것 같다. 경제규모만 커졌지 국가경영에 마인드가 없다. 거둬들인 세금도 제대로 쓰이는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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