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상정 고성미래신문 논설평가위원

 지난 4월 23일 임진왜란이 일어난 지 423주년을 맞아 당항포 숭충사에서 하학열 고성군수, 최을석 고성군의회의장, 함현배 고성경찰서장을 모시고 김문수 유림이 집례를 맡아 전통 유교의례로 제전을 봉행했다.
 1592년 선조25년 음력 6월 5일, 이 앞바다 당항만에 침입한 왜적에 대항하여 충무공 이순신장군께서는 고성출신 최균 최강 등 여러 장수들은 물론 수백 명의 의병들과 규합 분발하여 왜선 26척을 격파 침몰시켰고, 이어서 2년 후인 1594년 선조27년 음력 3월 4일 (양력 4월23일) 다시 이 앞바다에서 왜선31척을 격침시켜 모두 57척의 왜선을 섬멸하고 승전고를 울림으로써 당항만 앞바다는 국가수호의 대 승첩의 바다가 되었다.
 당시 우리 수군의 병력은 전라좌수사 이순신의 23척, 전라우수사 이억기의 25척, 경상우수사 원균의 3척으로 도합 51척이 전열을 가다듬고 있었다. 이에 적군 측은 3,040명의 병력에 함선 26척이나 되는 거대한 함단이었다.
 우리 함대가 마암면 두호리 속시개 가까이 이르니 왜적들은 더 깊숙한 곳에 닻을 내리고 우리 함대를 발견하고 일제히 포화를 퍼부으면서 싸움을 걸어왔다. 이때를 놓칠세라 충무공은 거북선을 앞세우고 천지자총통을 쏘면서 맞서자 싸움은 당항포구의 깊숙한 곳에서 불붙게 되었다. 우리 함선에서 계속 포탄과 화살을 퍼부으면서 공격해 들어가니 왜적들은 우왕좌왕 갈피를 잡지 못하는 사이 우리 군사들의 사기는 왕성하여 하늘을 찌를 듯하였다. 전장의 승기를 잡은 이순신 장군은 왜적들이 육지로 퇴각하면 백성들의 피해가 더 클 것을 염려하여 포위망을 풀고 물러나는 것처럼 속여 퇴로를 열어 주었더니 과연 바다 가운데까지 따라 나왔다. 충무공의 작전에 말려들어 겨우 4척만 남은 적군은 우리 수군의 철통같은 포위 속에 빠져나갈 수 없었다. 이 작전을 성공한 공적에 충무공과 동명이인으로 방답첨사 이순신의 기습 감행이 큰 공을 이루는데 크게 기여했다.
 당항포 대승첩을 받은 조정에서는 이순신을 정2품 자헌대부로 승서시키는 유서를 내렸다.
재조번방지에 실린 이 해전을 기리는 다음과 같은 시가 실려 있다.
/ 숫고래와 암고래가 바다 가운데 침몰하였으니, 이 광랑을 뉘가 능히 한손으로 막아낼 수 있   었을 까? 눈물을 씻고 배에 오르니 하늘도 또한 노한 듯하였고, 당항포 중류에서 적의 함선   을 치니 검은 연기가 햇빛을 덮었더라. 한번 백우선을 드니 삼군이 움직이고, 잠간 동안 투   구를 쓰고 진두에 서매 모든 요적이 사라졌도다. 머리를 돌려 동쪽 한나라를 바라보니 날랜   장수 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 웅명이 천고에 기록되어 청사에 빛나리로다. /    
 그 위대한 뜻을 기리기 위해  1981년 고성군민들의 열성으로 당항포대첩 유적지를 성역화 했으며, 1987년 그 역사를 완공하고 11월 10일 충무공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높이 선양코자  본 숭충사에 충무공의 영정을 봉안하고 제전위원회를 구성하여 영정 앞에 경건한 마음으로 연년이 제향을 거행해 왔다.   
 구판옥 제전위원장은 충무공의 충혼을 추모하여 앞으로 천추만세에 제향을 모실 것을 알리면서 아무쪼록 오늘 제향을 경건하고 엄숙하게 받들어주시고 충무공의 호국충정을 마음깊이 새겨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우리 고장 학생들에게 충절과 호국의 현장을 체험으로 아려주는 의미에서 교육과정을 향토화시켜 지속적으로 교육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학생들이 세계3대 해전은 알아도 우리 고장 충절의 역사는 모르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