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명수 재단법인 성균관 전 부관장

기원전 중국고대 폭군(暴君)의 대명사처럼 알려지고 있는 걸주(桀紂)의 음란무도한 일상생활을 단적으로 표시하고 폭로한 일부분이 죽지육림이다.
술로써 못을 만들고 고기로써 숲을 이룬 것이 주지육림(酒池肉林)이다.
걸(桀)은 하(夏)나라 마지막 임금이었고 주(紂)는 은(殷)나라의 마지막 임금이었다.
사기(역사기록)에는 걸 임금에 대해서는 그다지 구체적이고 상세한 기록이 전해지지 않으나 주에 대해서는 자세히 말하고 있다.
주는 얼굴이 잘생겼고 구변이 좋은 변사였고 몸이 날래다 보니 눈과 듣는 귀는 다른 사람보다 관찰력과 이해력이 빨랐다. 힘이 장사여서 손으로 호랑이를 잡아 죽였다. 그의 지혜와 총명력은 신하들이 어진 정치를 펴 나가자고 간하는 말을 충분히 물리칠 수 있었고, 그의 구변은 자기의 그릇된 행동을 정당화 시킬 수 있는 활발한 사나이였다. 그래서 신하들에게 자기가 훌륭하다는 것을 자랑하고 자기의 위대한 이름이 천하국가에 널리 들어나 알려져 있는 것으로 우쭐대고 있었다.
그는 술을 좋아하고 여자를 좋아했다. 특히 달기(妲己)라는 여자를 사랑해서 그녀의 말이라면 들어주지 않는 것이 없었다. 그는 사구(沙丘)라는 아름다운 지역에 유원지를 만들고 큰 별궁을 지어 놓고 많은 들짐승과 온갖 새들을 길렀다.
술로써 못을 만들고 고기를 달아 숲을 만든 다음(以酒爲 池懸肉 爲林) 남녀가 벌거벗고 그 사이로 서로 쫓고 쫓기고 하며 밤낮으로 계속 술을 마시며 음탕한 생활을 즐겼다.
백성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제후와 관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이를 배반하는 백성들이 많아졌다. 그러자 주임금은 포락지형(炮烙之刑 : 머리털과 몸에 있는 털을 불지르는 형벌)이란 형벌을 만들어냈다.
주지육림이란 말은 여기에 나오는 이주위지(以酒爲池) 현육위림(懸肉爲林)이 줄어서 된 말이다. 술과 고기를 진탕마시고 먹고 즐기고 남녀가 혼합되어 멋대로 놀아나는 것을 가리켜 주지육림 이라고 하는 것도 여기 나오는 장면을 방불케 하는 그런 뜻으로 쓰인다고 볼 수 있다.
옛날 하(夏)나라 임금 걸(桀)에 대해서 십팔사략(十八史畧)에 보면 사람으로서 행할 수 없는 금수(禽獸)와 같은 행동을 하였다.
겉은 탐욕스럽고 포악하였으며 힘은 꾸부러진 쇠고리를 펼 정도로 우악스러웠다. 유시씨(有施氏)의 딸 말희(末喜)를 사랑해서 그녀의 말이라면 다 들었다. 옥과 구슬로 꾸민 궁전을 만들어 백성들의 재물을 고갈시켰다. 고기는 산처럼 쌓이고(肉山), 포(소고기)는 숲처럼 걸려있었으며 술로 만든 못에는 배를 띄울 수가 있었고, 술지게미가 쌓여서 된 둑은 십리까지 뻗어 있었다. 한번 북을 울리면 소가 물마시듯 마시는 사람이 3천명이나 되었다. 그것을 보고 말희는 좋아했다는 것이다.
물론 상상에 의한 과장된 표현이긴 하나 그러나 그 속에는 대륙성 기질이 들어 있기 때문에 상상으로 기록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