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형갑 고성미래신문 지면평가위원

기다렸던 봄이 찾아왔건만 고성의 정치·경제·사회는 군민들의 삶을 너무나도 혹독하게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요소가 하나둘이 아니었던 탓에 아직도 해동(解凍)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차단하지 못한 특정인맥의 무리한 장기집권 병폐와 그릇된 정치에서 파생된 지도층의 반칙으로 추락한 지자체 고성의 상처는 언제쯤 소독을 하고 연고를 발라 아물게 할까?
작년 지방선거 당선과 동시에 시작된 군수의 선거법 위반 심판을 비롯한 군의회의장의 농자금 사건 심판과 고급공무원들의 비윤리적 심판은 아연실색한 것이 아니라, 이미 많은 군민들이 예견한 것으로 ‘행복한 군민 비상하는 고성’이라는 현란한 군정 슬로건으로 ‘불행한 군민 추락하는 고성’을 양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설날 고향 찾은 향우들은 하나같이 메이저 언론에 난도당하며 고성을 먹칠하는 최고위직들이 벌이는 고성의 부끄러운 뉴스에 대한 질의로, 그야말로「고성의 높은 양반들 안녕하십니까?」라고 물었다.
고향을 지키는 자로서 차마 다양한 방법의 변명으로 밖에 일관할 수밖에 없었던 무력한 군민들로서는 한없이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다.
기나긴 3심 재판은 장점도 있지만 지자체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하는 단점이 너무 많이 부각된다. 공무원들이 고성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기는커녕 납작 엎드린 자세로 땡출 땡 퇴근으로 몸을 사린다.
이는 고성의 양대 권력이 좌불안석 세월을 만들어 성장 동력의 탄력을 멈추게 하고 고성을 끝없이 추락시켜 불행한 군민의 가슴을 두 번 멍들게 한 것이나 진배없다.
모두 우리 군민의 탓이고 역사는 가상이 없다지만 그래도 뒤돌아보면, 장기집권의 폐회 속에 단체장 공천방법을 요리조리 바꿔 우리나라에서는 한 번도 없었던 경선방법을 선택하며, 특정인을 유리하게 만들었다고밖에 볼 수 없었던 희한한 공천경선도 우습고, 군의회의장 선거에서 여·야 가릴 것 없이 투표 참가 의원 11명 전원 찬성투표를 한 의원들의 소신 없는 소신과, 고성군민들의 보수적 기질에 망치를 들고 싶다.
최고위층들이 연출한 위법·편법·탈법적 비윤리적 상황은, 높은 신분 많은 재산 등의 혜택을 누리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다른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반하는 것이다. 군민들을 위한다는 그들의 입과 지도력은 신뢰가 땅바닥에 팽개쳐져, 오로지 개인의 잇속 챙기기라는 의혹만 드러난 것이다.
뿐인가? 6급에서 시작하여 5급 4급으로 전염병처럼 옮아 급기야 최고 정점까지 신뢰와 원칙의 법망에서 검사·판사·변호사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 고위직은 또 몇인가. 메이저 언론에서 주기적으로 터져 나오는 잇단 의 고성뉴스는 그야말로 막장으로 추락하는 불행한 민선 지자체의 추악함을 홍보하는 것이다.
이러한 고성은 군정 슬로건처럼‘행복한 군민 비상하는 고성’이 아니라“불행한 군민·추락하는 고성”이다. 때문에 불행과 추락 속의 고성 날씨는 봄이 왔다지만 춥고 배고픈 엄동설한이다.
공직자의 존재는 군민들을 편하게 해주려고 있는 것인데, 도덕성을 상실한 지도층의 반칙이 군민들의 가슴을 불안과 분노에 떨게 하고 있는 것이다. 군민들이 그들에게 무슨 노블레스 오블리주까지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공정하게 경쟁해서 가진 능력만큼 펼치며 살 수 있는 고성이 되길 바랄 뿐이다.
작금의 비윤리적 사건이야말로 우리 고성사회 지도층의 반칙과 특권의식을 깨지 않고서는 결코 더 이상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는 반증이다.
군민들은 말한다.「단단한 쇠는 벌겋게 달구어졌을 때 두들겨야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 수 있으며 식어 버리면 아무리 두들겨도 오히려 망치만 튕겨 나갈 뿐이다. 그리고 걸레는 빨아도 걸레다.」
고성공무원노조에서도 군수·의장을 비롯한 비윤리적 사건에 대하여 좋잖은 설문조사 발표를 하는 등 심상찮다. 때문에 군민들은 지금이야말로 고성 혁신의 적기이며 추락한 곳에서 진주를 찾아보자는 것이다.
지금 고성군민은 아프지만 정말로 거대한 변화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나 그 변화를 일으키는 주체는 자발적 참여 의지를 가진 혁신적 군민들이어야 한다. 그것은 더 이상 선출권력이 그들만의 전유물이 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특권과 반칙의 싹을 잘라내는 일이며, 불공정한 고성사회구조가 개혁될 수 있는 초석을 쌓아 재기의 발판을 삼는 일이기도 하다.
다양한 여론의 추이와 민심도 선출직들에게 사랑받는 잘나가는 기업에게만 유리한 수 십년 특권층 중심의‘고성지역정치경제’를 탈피하고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공정한 분배의 싹을 원한다.
부패와 비리가 아니라 청렴하고 공정한 게임의 룰을 지켜낼 수 있는 정의롭고 공정한 리더십을 원한다. 복지와 삶의 질 증진을 통해 그동안 상처받은 군민을 위로해줄 수 있는 정말로 따뜻한 지도력을 원한다.
훈풍이 부는 따뜻한 봄날을 기대하며 이러한 민심의 요구에 부응하는 눈높이를 가져야 한다. 또한 어떤 형태로든 더욱 가까운 곳에서 민생과 소통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춰야한다. 그것이 고성사회 각 분야에서 공정과 정의를 회복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위민의 덕목을 실현할 수 없다면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자격이 박탈되어야 한다.
극심한 정치 불신 속에 꿋꿋하게 헤쳐 나가며 군민을 설득하고 복지는 아니더라도 살만한 고성혁신프로그램을 이끌어낼 추진력과 군민들의 높은 정치의식 속에 객관적인 평가로 검증할 수 있는 지도자를 원하는 것은 무리일까?
지도자가 잔머리를 굴리지 않으면 군민이 편안해진다. 숨기거나 숨어있는 권위 이미 땅에 떨어진 권위는 권위가 아니다. 추락한 권위 어떻게 주워 담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