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읍 모 국·공립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에게 원생이 폭행당했다는 한 학부모의 경찰 수사의뢰가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준바 있다.
학부모의 주장과 해당 어린이집 관계자의 주장이 엇갈려 진실게임으로 치닫는 분위기여서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섣부른 판단을 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지난 3일 이번 사건을 정밀 분석한 경남도 아동보호전문기관의 판단에 따라 고성군에서 모 국·공립어린이집 운영자에게 오는 23일자로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새로운 운영자를 모집키로 했다.
고성군에서 경남도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회시한 사건 분석 자료를 공개하기 힘들다고 전하지만 해당 어린이집 운영자에게 서둘러 계약해지를 통보한 것을 미루어 보면 아동폭행 사건이 사실상 행해진 것을 예상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5년 동안 위탁키로 한 운영자를 하루아침에 교체하기 힘들 것인데 사태 파장을 막기 위해 취해진 조치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고성경찰서도 경남도 아동보호전문기관 분석 자료를 함구하고 있지만 최초 폭행당했다고 주장한 원생 외에 상당수가 폭행으로 의심되는 추가 사항들이 밝혀진 것으로 안다고 전해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고성경찰서는 입건 수위를 놓고 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를 뒷받침 하는 듯하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한번 되짚어 봐야 할 부분이 있다. 해당 어린이집은 개원 당시 위탁자 선정에서부터 잡음이 일어왔다.
관내 어린이집 관계자들 사이에 원장 자격논란에서부터 학부모들 입에서는 원생 홀대 말까지 간간히 흘러 나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럴 때 마다 행정은 위탁에 선정되지 못한 자의 변명으로 일축했고, 학부모들의 목소리는 귀담아 듣지 않으려 했던 것이 사실이지 않은가.
관내 학부모들은 “결국 곪아 터졌다”며 비난하는 것을 보면 학부모들 사이에는 이미 문제가 있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인 듯하다.
그런데도 행정은 주민의 소리는 외면하고, 그저 형식적인 지도, 점검만 했다는 원성을 사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원장을 비롯한 보육교사들의 급여 까지 수 억 원의 군민 혈세로 지원하는 국.공립어린이집에서 있어서는 안 될 사건이 발생 한데 대해서는 비난을 비켜갈 수 없는 일인 것이다. 수사결과를 좀 더 지켜봐야 되겠지만, 추가 원생폭행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행정은 더 큰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지난 몇 년간 지도 점검을 하면서 이 같은 사건을 인지하지 못한 책임과, 이로 인해 이번 사건까지 더해 예방하지 못한 책임은 누군가 꼭 져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감시 감독을 한다 해도 음지에서 행해진 일들을 행정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무리일 수 있겠지만, 적어도 군민 혈세가 지원되고, 그것도 어린이를 상대하는 시설에는 보다 세밀한 관심과 점검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행정은 적어도 어린이와 노인, 소외계층 시설 등에는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비단 어린이집 뿐 만 아니라 장애시설 등 자신의 표현을 잘 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는 곳에는 주기적인 지도와 감독이 필요하다.
형식적인 시찰보다 그들과 마주앉아 대화하고 고충을 들어줄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 가능하다면 전문 상담사를 확보하여 눈높이에 맞는 상담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