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명수 재단법인 성균관 전 부관장

   한 번 싸움에 패한 사람이 다시 힘을 길러 땅을 휘말아 들어오듯 쳐들어오는 것을 가리켜  권토중래(捲土重來) 라고 한다.
이 말은 당나라 말기의 대표적인 시인 두목(杜牧.803-853)의 七언절귀 <오강정 烏江亭詩>을 두고 지은 시에서 나온 말이다.
오강은 지금의 안휘성(安鰴省) 화현(和絃) 동북쪽 양자강 오른쪽 언덕에 있다. 이 시는 이곳을 지나가던 두목이 옛날 여기에서 스스로 죽은 초패왕 항우를 생각하며 읊은 것이다.
항우를 모신 사당이 있었던 모양으로 오강묘(烏江廟)의 시라고 한다.
항우는 해하(垓下)에서 한고조 유방과 최후의 접전에서 패해 이곳으로 혼자 도망쳐 왔다. 이때 오강을 지키던 정장(亭長)은 배를 언덕에 대놓고 항우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항우가 나타나자 이렇게 말했다.
“정장은 파출소 주임과 비슷한 소임이다. 강동 땅이 비록 작기는 하지만 그래도 수백만 인구가 살고 있으므로 나라를 이룰 수 있습니다. 어서 배를 타십시오. 소인이 모시고 건너가겠습니다.”
강동은 양자강 하류의 땅으로 강남이라고도 말하는 곳인데 항우가 처음 군사를 일으킨 곳도 바로 이곳 이였다. 정장은 항우를 옛 고장으로 다시 돌아가기를 권한 것이다. 그러나 항우는 옛날 내가 강동의 팔천명의 젊은이들을 데리고 강을 건너 서쪽으로 향하여 수십 여회 한나라와 전쟁 중 지금은 한 사람도 남아 있지 않다. 그런데 내가 무슨 면목으로 그들 부형을 대한단 말이냐 했다. 건너기를 일단 거절한 다음 타고 온 말에서 내리자 그 말을 죽일 수는 없다면서 이를 정장에게 선사했다. 그리고는 뒤쫓아 온 한나라 군사를 맞아 잠시 그의 용맹을 보여준 다음 스스로 목을 다했다.
이때 항우의 나이 겨우 서른 살. 그는 칠년을 천하를 휩쓸었고 그런 그의 최후가 안타까워 이 시를 읊었던 것이다.
‘향우여 그대가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승패라는 것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는 것이다. 한 때의 치욕을 참고 견디는 것. 그것이 사나이가 아니겠는가? 더구나 강동의 젊은이들에게는 영웅과 호걸이 많다. 왜 이왕이면 강동으로 건너가 힘을 기른 다음 다시 한번 땅을 휘말 듯 한 기세로 유방을 반격하지 않았던가. 그랬으면 승패는 아직도 알 수 없었을 터인데...’
하는 생각이다. 두목<杜牧 : 803년생 852년 사망. 50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