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맞는 양띠 해 을미년(乙未年)의 첫 아침을 맞은지 몇일이다. 바다 또는 산봉우리 위로 새벽 어스름을 가르며 붉은 해가 힘차게 솟아 오른지 일주여일이 지났지만 그때 감동의 여운은 아직까지 몸속 깊이 전해진다.
어제 뜬 해 다르고, 내일 뜰 해 서로 다를 리 없건마는 새해 첫 날 아침의 의미는 더욱 각별하기에 그러할 것이다.
영원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2015년이라는 새로운 연도의 시작을 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새 아침을 맞으며 우리는 옷깃을 여미고 경건한 마음으로 소망했다.
내 가정의 행복과 사회의 안정, 나아가 우리 모두의 생활터전인 고성의 번영이 바로 그것이다. 이웃 간에 웃음과 활력이 넘치는 사회, 작은 구석구석까지 대화와 상식이 통하는 건강한 공동체를 가꿔가자는 바람이다.
무엇보다 새해에는 우리 사회에서 공연한 갈등과 마찰, 그로 인한 소모적인 고함소리가 말끔히 사라지기를 소망한다. 소외되고 약한 자들의 억울한 눈물과 굶주림으로 인한 고통과 아픔의 기억도 치유돼야 할 것이다.
해맑은 아침 햇살이 온누리에 골고루 비치듯이 각자의 기대와 소망이 고르게 이뤄지기를 간절히 염원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주변의 여건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미처 해결되지 못한 채 해를 넘겨온 갈등 현안도 수두룩하다. 전임 군수 12년 재임기간 벌여놓고 마무리 되지 못한 일들이 군민사이에 불만으로 가득 차 있다.
여기에 군민 절대 다수가 선택한 새로운 군수도 그 직이 위태롭게 되었다. 새해시작부터 좋지 못한 소식들이 전해지고 있어 안타깝고 우려된다.
을미년 한해는 고성군민들이 중지를 모우며 하나 되는 행복한 해이기를 바랬는데, 그 시작부터가 좋지 못하다. 하지만 안 좋은 소식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을 수 있는 타개책이 필요하다.
올해는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보다 지난 12년 간 진행했던 각종 사업들을 되돌아보고 점검하여 미진하고 실현 불가능한 사업들을 과감히 철퇴하여 새로운 희망을 갖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그 예로 마암면 해교사부지는 절반 이상 매각되지 않아 군민 혈세 50억 원을 묶여두고 있다. 혹자는 땅을 사두었으니 남는 것 아니냐고 반문 하는데, 고성군이 부동산 업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남은 땅이 그다지 쓸모가 있는 것이 아니기에 정확한 진단에 의해 군민 궁금증을 해소해야 한다. 또 생명환경농업의 정확한 진단이다.
생명환경농업에 쏟아 부은 돈이 얼마인가, 전국 유일한 생명환경연구소 까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지어놓고 정작 연구소는 절반이상 비어있다. 자구책으로 군청 몇 개 과가 이곳으로 옮겨 공간 메꾸기를 한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당초 목적과 부합하지 않는데 이 또한 군민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문이다. 여기다 생명환경농업을 아직까지 공무원이 주도하고 있다.
생명환경농업 단지민들이 자생력을 갖춰 이끌어 나가야 함에도 군비 지원과 더불어 판로까지 군에서 책임지는 웃지 못 할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 또한 냉정한 분석과 진단으로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해면 양촌.용정지구 구 삼호조선 활용방안은 무엇보다 시급하다. 하 군수는 취임하자 고성에 항공산업을 유치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항공산업 유치도 좋지만 황폐화 되어 있는 양촌.용정지구의 조속한 정상화가 우선 되어야 한다. 찔끔찔끔 치적 쌓기를 위한 정책만 추진할 것이 아니라 전임 군수가 벌여놓았던 사업의 마무리도 중요한 것이다.
또 우후죽순 들어선 각종 공공시설물의 점검이다. 연간 극소수의 방문객에 운영비는 수 억 원이 소요되는 공공시설물들이 즐비하다. 재정이 열악한 고성군 현실로는 방만한 경영이 아닐 수 없기에 이참에 과감한 수술이 필요하다는 군민 절대다수의 의견이다.
여태까지는 앞만 보고 왔다면 올 한해는 우리 스스로 냉정한 내부 진단을 통해 새로운 고성건설 설계를 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전임군수 들의 정책을 평가도 하고, 잘못된 것들은 거울삼아 앞으로 나아가는데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