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형갑 고성미래신문 지면평가위원

고성 행정의 타작마당(추수)이라고 할 수 있는 행정사무감사(이하 행감)가 가을의 끝자락에서 겨울을 맞아 일주일간 하였으나, 군청이나 의회에 몰아친 한파 때문인지 별다른 소출 없이 흐지부지 끝났다. 행감은 군민의 알 권리를 기본 바탕에 깔아, 자치단체의 집행기관이 수행하는 행정집행의 잘못된 점을 시정하고 행정을 감시·통제하며, 안건 심사와 예산안 심사에 필요한 자료 및 정보를 획득하고 집행에 대한 평가와 대안을 개발·제시하는 것이다.
지난해 편승·집행한 예산이 적재적소에 집행되어 소기에 성과를 거두었는지 회계 및 직무감사로 들춰내는 것은, 공무원을 핀잔주기 위한 것이 아니며 행감을 양심에 따라, 본 대로 느낀 대로 피력하는 것 또한 민주시민의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로서 건강한 고성을 위한 것이다.
2014년 행감은 필부가 본 11번의 행감 중 최하 수준이다. 그러나 의원들의 재력은 그 어느 때 보다 최상위 수준이다. 때문에 지역 언론들의 호평(好評)에 심히 의혹을 갖는다. 쓰지 않을 수는 있지만 곡필(曲筆)로 군민의 알 권리를 호도해서는 안 된다. 필부도 사적으로는 형님이나 친구로서 반가운 의원들이 많고 밥숟가락을 같이 걸쳐본 사람으로서 혹평(酷評) 하기가 뭐 하다.
초선(6명)들의 청렴 과단성이 혁신적이고도 가감 없는 질의·문답으로 이어져 행복한 군민의 알 권리와 비상하는 고성을 기대했지만, 아직 여물지 않은 가을걷이에 서투른 도리깨질로 추슬러 가마니에 넣을 알곡 찾기가 힘들다. 불행한 군민 추락하는 고성이 두렵다. 일이 년 후 녹화방송을 틀어보면 스스로 알 것이다.
 물론 정보수집 등 세세한 의정활동을 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세비이기에, 부지런하고 투철한 의정활동에서 비롯돼야 하는 행감은, 행정업무 흐름에 대한 숙지와 하나의 질의를 위해 다양한 군민들을 만나고 많은 자료와 여타 사례까지 연구·분석을 하여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초선들이 나름의 행정 흐름이나 소양(素養)을 열변하려는 뜻은 가상하지만, 경력이 일천한 탓인지 잽을 날렸으나 헛방이 많다. 정보 등 자료 준비와 사전 공부가 부족하고 대개가 집행부에서 주는 자료에 한정되어, 질의를 던져 놓고 답변하는 과장들에게 반박할 수 있는 색다르고 참신한 논리 전개가 없다. 어설프게 서로의 체면을 세워주는 정도로 보인다.
군민을 대변하고자 야심차게 출발한 의원이라면 철저히 공부를 하여, 지적하는 사항에 대한 과장들의 답변까지 예상해서 시뮬레이션을 구상해야 한다. 지역구 표를 의식한 탓인지 질의 내용이 지역 민원 일색이다. 소소한 지역구 민원이라면 평소에 집행부와 소통하면서 할 수 있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구태여 행감장에서 언론 플레이하려는 모습으로 비춰 안쓰럽다. 쉽게 말해 동네 이장들이나 새마을 지도자들이 읍·면 산업계장들에게나 할 질의 수준이 많다는 것이다.
질책성 질의는 단발성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개발한 대안과 준비한 메모 자료를 머리와 가슴에 품고 정제된 입으로 심도 있는 논리 전개(論理展開)를 해야 한다. 언론을 의식한 알맹이 없는 연설씩 나열보다 의원으로서 고뇌에 찬 질의 속에 의회와 집행부가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려는 우직한 행감의 참모습을 보기 힘들었다.
미집행과 시행착오 부분은 기승전결(起承轉結)이 없어 군민들이 알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렇다고 멋진 대안으로 새 출발이 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소통하며 반성하는 행감도 아니다. 군청이나 의회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에 급급한 나머지 숨겨주고 접어두는 인정쯤으로 보인다.
집행부와 의회가 진정한 공복으로서 고뇌하고 진보하는 공익 실천의 공과(功過)를 군민들에게 고백하고, 실천의지를 보여주는 행감이라 할 수도 없다. 듣고 싶지 않을 정도로 지겨운 헛바퀴 논리는 많았다. 창이 없으니 방패도 없다. 초선들이 지금부터 얼마만큼의 능력을 함양하는지 두고 볼 일이다.
문제의 핵심을 토로하고 대안을 찾으려는 재선들의 모습이 그나마 공밥은 먹지 않은 모양이다. 그러나 재삼선 의원들은공익 실천의 최 일선에 있는 자로서, 주민들을 위하여 희생하고자 했던 일은 무엇이었고, 꿈과 이상의 현실 속에서 풀기 어려운 숙제는 무엇인지, 군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반성해야 할 고성군의 일련의 사태에 대하여는 서로의 아픈 부분까지도 들춰, 군민의 알 권리와 예방책을 강구해야 하는 것이다.

● 의원들의 질의 내용은 이미 언론에 보도되었기에 생략하고 방청석·공무원·기자들의 의견을 참고하여 본 대로 느낀 대로 서술한다.

정도범 ▶2014년 행감 베스트 의원은 재선의 정도범의원이다. 의회 형님으로서 행감에 임하는 자세와 행정업무를 충실히 숙지한 내공이 있다. 책방(서점) 이력 때문일까? 구사하는 언어가 정리정돈이 잘되고, 짚고 넘어가야 할 언론의 주요 기사나 군민 관심 사안은 꼭 짚어간다. 겨울을 인고하던 가지에 남아 있는 언어가 돋아나 태고의 숨결을 골라 여명을 밝힌다.
황보길 ▶동료 의원들에 대한 배려로 행감을 이끌어, 의원들이 질의한 사안의 맥을 짚고 요지로서 보충 질의하는 노련미는 보충질의가 오히려 주요 질의로 표출되는 사안들이 많다. 간단명료하게 알맹이만 짚어 거추장스럽고 불필요한 헛방 잽이 없다. 그러나 아픈 사연일지라도 행감장을 잠시 비운 것은 방청석에서 볼 때 아름답지 못하다.
공점식 ▶축적된 노하우로 행감을 끌어가는 듯하다. 그러나 항상 표정이 너무 무거워 감히 누가 범접하기 어려운 듯하다. 나이나 선수로 볼 때 여유롭고 밝은 표정이 필요하다.
박용삼 ▶집행부에서 제공하는 감사 자료에 대한 업무숙지는 잘하는데, 앞산에 핀 눈꽃 송이 가슴 가득 따다 놓고 붉은 해를 기다린다. 등에 지고 흐르는 땀방울 모아 십자가를 세워야 할 것 같다.
이쌍자 ▶야당으로서 구술은 좋은데 무언가 2% 모자란다. 여당이라면 다른 평이 가능하지만, 제일 젊고 야무 닦진 야당으로서 정말로 짚고 가야할 것은 미진하다. 종합 질의 시간 부군수에게 던진 대화체 질의는 과장에게 짚어야 할 사안이다. 쏟아진 말은 많은데 건져 올린 혼이 없어 지나친 물음이었나. 돌아올 언어를 기다리다 실어증 앓겠다. 어떤 생각을 해내는데 깃발을 올리지 않는다.
김상준 ▶공무원 경험·배려 때문인지 군민들이 평소 김 의원을 칭송하며 바라는 것과는 차이가 있는 듯하다. 깊은 샘 영혼 속에 부셔 솟는 날빛 송이 어디가 고향인지 서성이다 사라지나, 어두운 밤 사라진 빛 보니 북극성이 눈에 든다.
최상림 ▶질의 및 언어의 속도가 너무 느리다. 마치 찬찬히 연설을 즐기는 듯하다. 그러다 보니 떡보다 콩고물이 더 많다. 맥박 치던 리듬 한 줄 스며들다 우러나오면 옛 고동 영상의 타래에 튕겨 떨며 내린다. 질의는 개인이 작성한 메모 자료 속에서 나와야 주요 사안 파악에 속도감이 있는 것이다.
강영봉 ▶마치 검은 베레모가 달려들어 신병들에게 훈계하는듯하여, 공허한 소리에 귀를 막고 고개를 돌려 버리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행감장을 비웠던 이유 또한 타당성이 없고 행정업무 숙지 및 질의 사안에 대한 심충분석이나 정보 파악이 미약하다.
박덕해 ▶고성사회 봉사활동은 최고의 수훈자라고 칭송이 자자하지만, 일반적인 봉사활동과 행정사무감사 등 의정활동으로 군민들에게 봉사하는 것은 다르다. 공부를 열심히 아니한 것 같아 보인다. 
김홍식 위원장 ▶작년과 올해의 감사위원장 녹취록을 틀어보면 무엇이 다른지 비교가 될 것이다. 행감 방법 또한 준비한 질의 내공이 부족한 초선들에게 모두 돌아가면서 시키니 억지 춘향 격이다. 초선들 실험실습 행감으로 생각한 것 같아 보인다. 무엇이 있을까 하여 보았더니 열매는 없고 잎사귀뿐이라. 소용없는 걱정들로 머릿속이 어지러운 듯 행감 기간 내내 표정이 어둡다.
최을석 의장 ▶무슨 놀랄 발언이 나올까 봐서 그런지 몰라도, 의장으로서 감사장을 지키는 것은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