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형갑 고성미래신문 논설위원

돌아보면, 아니, 돌아보기 싫을 정도로 상처가 깊고 유별나게 을씨년스러운 한 해였다. 정치가 그랬고 경제, 사회 모두가 총체적으로 고난스러운 한 해였다. 전 세계에서 일어났던 대재앙의 비보는 두고서라도, 우리나라의 참담한 현실 또한 만만찮았다.
천재지변에 버금가는 충돌의 소용돌이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마치 무슨 암흑시대의 혼령이 되살아 우리에게 엄습해온 것 같은 심정이다. 들먹이기 싫은 진도 앞바다 세월호와 청와대 발 지라시는 국민들을 아연실색케 하고도 남는 충격이다. 국민적 재앙과 허탈감이 온 나라를 슬프게 했다.
서민경제 또한 꽁꽁 얼어붙어 모진 한파가 숨구멍까지 조이며 목줄을 당기고 있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가 이혼율을 세계 최고로 육박시킨다. 가계대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신용불량자가 급증하며 경제적 어려움으로 자살과 좀도둑이 속출하는 등 서민은 도탄에 빠져 허덕이고 있다.
우리 고성은 어쩠는가? 고성 공직 사(史)에서 이처럼 망조(亡兆)가 든 해가 있었는가? 차마 부끄러워 직필하지 않더라도 군민들은 다 알고 있다. 감언이설로 한 표를 호소했기에 밀어 줬지만, 선량하지 못한 자신의 권세와 야욕이 드러나는 일부 정치꾼들의 작태엔 제 살길 찾아서 애쓰는 호구지책의 수단으로 이해해야 하는가?
하지만, 더럽고 아니꼬워 한 맺힌 2014년을 이제 마무리해야 한다. 저물어가는 저 석양과 함께 모든 고난과, 슬픔이 사라져 가길 간절히 빌고 빌며 송년의 아쉬움과 아픔, 야인의 분노를 달래본다. 이제 과거에 얽매여 미래를 포기하는 어리석은 짓은 용납되지 않는다. 어제의 잘못은 고해성사로 용서를 구하는 자 안아주고 뼈를 깎는 자성을 통해 미래를 위한 시금석이 돼야 한다. 네 탓 내 탓하지 말자. 2014년 국가 및 고성의 망조는 다 내 탓이요 우리 모두의 탓이다.
선진강대국의 무역개방으로 우리 고성의 주력산업인 농축수산업의 경제상황이 외세에 대응하기도 어려운데, 갈등으로 제 살을 깎아 먹어선 안 된다. 새해에는 이 어려운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군민의 힘을 모아야 한다. 정치 경제 사회 모두가 진정한 위정자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묵은 것을 버리고 새것을 얻기 위해서는 미련을 떨쳐버려야 한다.
내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하여 소탐대실의 우를 범할 수 없다. 한파 속에 밝아오는 2015년은 국리민복을 위한 봉사가 절실히 요구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청년 실업문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청년 실업이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고 총체적 난관으로 부각했다. 공무원 공채시험에 역대 최대 인원이 경신되고 있다. 물론 사무직이고 정년이 보장되는 등의 장점으로 지원율이 올라가겠지만 작금의 현실은 극심한 청년 실업으로 구름 같은 인파가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분야에서 의욕적으로 일해야 할 젊은 청년들이 너나없이 공무원이나 공기업 시험에 대거 매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경제 현실이 창의성과 생산성이 높은 고학력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원인이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나 기업 탓만 할 수 없다.
우리 청년 실업자들에게도 문제가 심각하다. 지금도 일부 중소기업에서는 인력난으로 일할 사람들을 찾아서 구직 광고를 뒤적이고 있다. 고학력의 허약한 청년들이 제조업 취업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위 3D업종은 싫고, 편하고 돈 많이 주는 직장만 찾는 것이다. 고학력 한국의 현실이다. 실제 청년 실업자 중 전문대 이상 고학력자가 50%다.
우리나라는 대학 진학률이 높아 산업 일선에서 일할 사람이 없다. 우리나라는 제조업이나 유통업, 서비스업이든 각 분야에서 일할 사람이 다양하게 필요한 사회다. 그런데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취업을 포기하고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며, 쉽고 편하게 돈벌이할 직장만 찾아다니고 학원이나 도서관에 웅크리고 있는데 우리 경제는 빤하지 않는가?
부모 잘 만난 덕에 호의호식하며 자란 일부 청년 실업자들은 구직단념자로 분류하고 있다. 청년 실업자가 많아지면 국가의 미래는 어둡다. 계층 간 갈등도 심화되고 사회 불만이 고조되어 혼란이 올 수도 있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무원을 증폭하는 등 하지만 청년 실업 해소에는 미봉책 빙산에 불과하다.
친(親) 기업 정책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실업자의 직업의식이 바뀔 수 있는 주변 여권 조성이 절실하다. 학력에 맞는 일자리만을 찾을 것이 아니라 일자리가 귀할수록 자신을 일자리에 맞추는 인내와 의지가 필요하다는 분위기를 만들며 인성학습 내용도 바꿔야 한다.
청년들이여! 무엇이든지 도전해보라. 적성을 따지지 말고, 쉽고 편하고 돈 많은 직장은 그대와 같은 실업자를 원하지 않는다. 눈높이를 낮추고 일하는 즐거움, 노동의 희열을 느껴보라. 조금 힘들어도 땀 흘린 만큼의 돈을 받을 수 있는 건전한 일자리는 수없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