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명수 재단법인 성균관 전 부관장

군자란 교양과 덕성을 겸비 하여야 한다. 서경(書痙)이란 책에 의하면 중국 주나라 때 지배 계층에 대한 정승판서 등에 재직하고 있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그러나 그 후 공자가 탄생하여 도덕과 인(仁)을 강조하면서부터 유교적 덕성과 교양을 두루 겸비한 인격자를 군자라 자칭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 귀 기울여 듣고 상대방을 배려하여 공손하게 말하는 것은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하고 두 사람 사이를 원만하게 만드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는 언어폭력 상황은 심각한 상태이다. 아름답고 고운 말의 선순환이 이루어지지 않고 욕설의 악순환이 계속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대인은 자신의 이익만 중시하는데 급급한 삶을 살고 있다.
자신의 이익만 중시하게 되면 힘들고 어려운 일은 되도록 남에게 미루게 되며 남을 도울 수 있는 충분한 돈이나 기회가 있어도 자신의 주변에 살고 있는 어려운 사람의 불쌍한 모습이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된다. 이러한 분위기 일수록 사람의 도리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구사(九思) 실천은 재음미 되어야 할 것이다.
구사(九思)의 내용과 의의에 있어서는 논에 계시편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군자는 아홉 가지 생각이 있으니 눈으로 볼 때에는 밝게 볼 것을 생각하며, 얼굴빛은 온화하게 할 것을 생각하며, 모습은 공손하게 할 것을 생각하며, 말을 할 때에는 진실하게 할 것을 생각하며, 일을 할 때에는 경건하게 할 것을 생각하며, 의심이 날 때에는 물어볼 것을 생각하며, 분노가 일어날 때에는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결과를 생각하며, 이익을 얻을 때에는 의로운 것인가를 생각한다.
구사(九思)는 군자가 생각해야 할 아홉 가지 수양 방법으로 사람의 도리를 지키려고 노력함을 의미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시사명(視思明) 시사명은 눈으로 볼 때는 분명하게 볼 것을 생각하는 의미이다.
보통사람은 사물이나 사람을 편견이나 고정관념. 선입견 등으로 바라본다. 분명하게 본다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보는데 머물지 않고 사물이나 사람이 지니고 있는 가치 또는 상황을 진리의 측면에서 제대로 본다는 의미이다. 사람이나 사물이 지니고 있는 가치 또는 상황을 진리의 측면에서 제대로 본다는 것은 편견이나 선입견을 버리고 내면에 감추어진 부분까지 본다는 의미이다. 또 그 상황을 진리의 측면에서 파악하지 않아 후회하게 되는 경우를 과거 역사를 통해 많이 볼 수 있다.
2. 청사총(廳思聰) 청사총은 귀로 들을 때는 밝게 이해할 것을 생각한다는 의미이다.
상대방의 말을 들을 때 내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 편견, 선입견 등을 가지고 듣게 되면 대화 도중에 상대방의 말허리를 잘라 자기식대로 단정을 해버리기 때문에 상대방이 나에게 진정으로 말하고 싶어 하는 의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그리고 이기적 욕심을 가지고 듣게 되면 자신의 욕심을 채워주는 달콤한 말은 좋은 말로 들리게 되고 욕심을 채워주지 않고 귀에 거슬리는 말은 마음이 상하는 말처럼 들리게 된다. 본래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쓴 법이다. 사람들이 입에 쓰지만 약을 마시는 이유는 그것이 몸에 들어가면 병을 고쳐준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상대방이 귀에 거슬리는 말을 하더라도 즉각 반응하지 말고 자신에게 잘못이 없는지를 먼저 반성해 보아야 한다. 반성한 결과  자신에게 잘못이 있으면 충고를 해주는 사람이 고마운 법이고 자신에게 잘못이 없으면 귀에 거슬리는 말을 하는 상대방에게 문제가 있기 때문에 성낼 필요가 없게 된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