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형갑 고성미래신문 지면평가위원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선배들이 “어이 형갑이! 니 이리와 봐라! 너 말이야! 요즘 무슨 소줏집 한다더니, 칼럼이 완전히 이상해졌다! 너도 나이가 들어가니 배가고프나? 그라지 마라 이 사람아! 그냥 너 하던 논조대로해라!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죽는다! 너는 그나마 고성에 마지막 협객으로 남아 있길 바란다!” 하면서 무슨 변명할 시간도 안주고 휙 가버린다. 그게 아닌데….
필부는 글쟁이도 글팔이도 아니다. 밥벌이의 지겨움이 가중되는 노동자다. 때문에 필부의 졸필은 빠듯한 일상 속에서 오직 ‘건강한 고성을 위하여!’ 전쟁 치르듯 기고한다. 진정 남들 눈에는 하잖게 보일지 몰라도 필부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모여 군민참여 행동의 원동력이 되고 희망이 된다는 바램이다. 지방자치 참여는 이론과 논리성을 추구하는 자들처럼 어렵고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 속에 산재되어 있음을 알고 그것을 발견하고 고성의 진보적 발전에 미력이나마 보태자는 소신이다.
그런데 밥벌이가 빠듯하고 가당찮은 필부의 존재로서 친지 혈육의 사랑이며 이웃과 친구, 그리고 지역사회에 정의와 사랑의 실천을 제대로 하지 못한 주제에, 더더구나 인격도 없이 스스로가 써둔 졸필이 지면으로 나올 때면 한없는 부끄러움으로 고개를 숙이게 되고, 골통을 쪼개는 아픔과 후회 속에 죄책감을 느낀다.
그러나 산모가 목숨이 두려워 자신의 분신 낳기를 기피하는 엄마는 없을 것이다. 어차피 별 볼일 없는 야인으로 살아가는 필부가 하루 세끼 밥 빌어먹지 않으면 됐지, 무슨 돈이 고파 정신을 팔고 권력이 무서워 곡필을 쓰겠는가. 배고픈 자에게는 밥이 보석보다 더 귀한 것이나, 사상이 더러워 교활해지고 행동이 변한 세태에서 아니꼽고 더러운 꼬락서니 덜 보는 건강한 고성을 위하여! 무딘 졸필이나마 휘둘러 양심을 찔러보자는 것이다.
필부의 졸필을 책망한 선배가 지금 고성은 ‘탄원서 공화국’이라고 했다. 필부도 동의한다. 탄원서라는 것은 억울한 일이 있거나, 범법행위를 시인한 사안에 대하여 공공기관이나 판사에게 관대한 처분의 선처를 바라는 뜻에서 하는 것이다. 고성 군민 누구나 다 알다시피 하 군수가 선거법 위반으로 1심에서 당선무효 형량인 200만원의 공판을 받아 고성군이 술렁인다. 2심에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조바심 속에 하 군수 지지자들이 탄원서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모습이 여기저기에 보인다. 판사가 나쁜 사람이었을까? 라이언 일병 구하기라는 영화는 보았지만 고성에서 군수 구하기 서명운동은 처음이다.
그런데 타이밍을 절묘하게 맞추었을까? 고성군의회 최고위직의 영농 편리를 위하여, 위법 부당한 방법을 구체적으로 저지른 고위 공직자 2사람도 기소되어 검사의 징역형 구형을 받고 탄원서를 받으려 다니는 것이 목격됐다. 그야말로 가관이요 고성 지자체에 망조가 들어도 단단히 든 모양이다.
뿐만 아니라 또 다른 고위직들이 선거운동행위로 감찰내사 중이라는 등, 고성의 가을이 걷잡을 수 없는 매서운 칼바람 겨울을 예고하는 ‘한파 속의 폭풍전야 탄원서 공화국’이다. 때문에 라이언 일병뿐만 아니라 상병도 구하고 병장도 구하고 장교와 대장들도 구해야할 판이다. 그러나 이미 군민의 손에서 벗어난 그들의 운명은 신뢰와 원칙의 법망에 갇혀있다.

안하무인 고성군의회 의장의 후안무치!

대통령이 비정상의 정상화를 외친 것은 중앙뿐만이 아니다. 오늘날 지방자치 구석구석이 편법으로 난무한 가치관이 파도처럼 덮치고 있기 때문이다. 재야·시민단체·식자들은 이 시대를 가리켜 고려·지방호족 시대라고 칭한다. 정의는 괴이한 의리를 동반하여 머리에서 떠났다.
고성군의회는 윤리위원회가 없는가? 호탕한 인품으로 군민과 공직자들의 존경을 받아야할 의장이라는 자가 소소한 의전 문제로 공무원들을 면상에서 욕보이는 등, 직책으로 억누르며 그야말로 안하무인이요 후안무치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의장이 인사에 관한 월권행위 발언을 한다는 소리가 파다하다. 개인의 영화를 위하여 생각과 행동이 오만과 기교로 가득 차 오로지 위법·편법·탈법의 방법에 열중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진정한 지방자치의 근본인 공익과 질서를 앞세우며 도덕적 윤리적 모범을 선도적으로 주창하는 목소리는 그 어디에서 듣겠는가. 그것은 바로 간악한 협잡꾼들을 색출하고, 썩어 진동하는 사상과 싸워 군민이 주인으로서의 성격을 발휘해 깨달음을 찾아야 한다. 아무래도 얼음 같은 불이 타오를 동지섣달 기나긴 밤 폭풍한설 몰아칠 때, 불길한 징조의 예감이 든다.
고성군 공무원노조 게시판을 보면, 고성군의회 의장이 보건소 5급 승진대상자들을 불러놓고【“이번에는 4명중 000씨가 진급 할 테니 다른 3명은 입 다물고 가만있어라. 만약 오늘 이야기가 외부로 유출될시 다음 진급 때 보건직이 진급하기는 힘들 것이다.” 고성군의 인사는 군수의 고유권한인데 의장이 인사를 하다니, 군수는 허수아비 인가 봅니다. 진급을 꿈꾸는 고성군 공무원들이여! 차기 인사는 의장에게 꼭 물어 보십시오. 그분 손에 고성군 인사가 달렸습니다.】하늘은 알고 땅은 알고 있다. 서로가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일정부분의 인사는 군수가 의장에게 맡길 수밖에 없는 그 무언가 있는 모양이다. 아니꼽고 더러운 꼬락서니의 탄원서 공화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