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형갑 고성미래신문 지면평가위원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집을 가지고 맛있는 음식 먹으며 자식을 공부시키고 부모님 공경하며, 아프면 즉시 병원에 갈 수 있고,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로 숨 쉬는 문화생활 속에, 윤리도덕이 지켜지는 평화롭게 함께 사는 사회에서 살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빈부격차만 커지고 사나워져 세상은 살기가 만만찮다. 예부터 가난은 나라도 구제 못한다는 말이 전해오듯이 세금이 국가의 주된 수입원이라서 국가만의 가난 구제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니 다른 길도 찾아봐야할 때다. 언젠가 미국 실리콘벨리 어느 한국인 벤츠그룹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전 재산을 공익재단이나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하며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기업 경영자들은 왜 돈을 버는지를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 종업원과 사회의 도움으로 일구어 낸 재산을 자식들에게 고스란히 넘겨주는 것은 경영자로서 부끄럽고 치사한 행동이다. 노무현 정부가 분배를 강조하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 한국 기업들도 시간이 지나면 분배와 사회 환원에 눈을 뜨게 될 것이다.”
이 말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쌀독에서 인심난다는 속담을 접하게 된다. 바로 이런 기업인들이 많이 생기면 저소득층 가난구제의 길이 열린다. 우리 기업들은 지금까지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 기업경영에 몰두하느라고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기업인들이 마음속에는 저소득층 가난구제의 뜻은 있지만 어떻게 해야 좋은지 또 기업이 몇이나 이런 일을 할 수 있을지 이런 저런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르므로 정부가 국내외의 대기업은 물론 우리 고성 같은 중소기업들 중에서도 능력과 뜻이 있는 기업들이 함께 잘 사는 사회 계획에 참여하도록 안내·종용 했으면 좋겠다.
기업들의 능력에 따라 각 시·도와 군·읍에 배치하여 생업과 무주택, 생활고와 진학 등을 직접 해결하도록 실마리를 찾아주면, 기업주들이 보람을 직접 느낄 뿐만 아니라 공적이 역사에 남아 후세에 전해질 것이고, 도움을 받은 사람들은 기업을 바라보는 눈이 남다를 것이다. 즉 정부·지자체는 안내자 역할만 하면 된다. 정부·지자체는 가난구제대상을 자세히 조사하여 만든 자료를 담당기업주들에게 제출하고 심부름 하는 것이다. 관계기관의 협조가 잘 되어야 기업주들이 어려운 일에 보람을 느끼며 해낼 것이다. 또한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서 되도록 영남인의 기업은 호남지역에, 호남인의 기업은 영남지역에 배치하면, 혜택을 주는 형태로 하면 금상첨화다.
기업뿐만이 아니라 이 가을에는 우리 농어촌에 살고 계시는 분들도 멸치 한포데 고구마 한 뿌리라도 나눠먹는 분배의 심성을 요한다. 필부의 공상일까? 그렇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다. 공상만화 속에서 로켓이 날더니 로켓의 힘으로 사람이 달나라에 다녀오고 지금은 로켓을 많이 활용하고 있지 않은가. 처음부터 배가 부르겠는가.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시작은 어렵지만 하면 된다고 본다. 우리는 흔히 가을을 표현할 때 이해의 계절, 사랑의 계절이라고 부르지만 무엇보다 낯익은 문맥은‘결실의 계절’이다. 이 풍요로운 결실의 계절에 이 풍요로운 결실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이해와 문화조성이 시급하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남이야 배가고파 죽던지 말든지 네코가 석자라 여력이 없는 일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이 결실의 계절 가을만이라도 풍요로움을 함께 나눌 수 있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