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중단, 재고되어야 한다

경남도지사 홍준표 발 무상급식 중단 선언이 전국 지자체를 강타하고 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지난 3일 무상급식 보조금 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홍 지사는 이날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무상급식 비용은 교육청 예산으로만 집행하는 것이 맞다. 앞으로 무상급식비 지원은 없을 것이다. 교육청은 무상급식 정책을 추진하는 주체이기 때문에 지자체에 손을 벌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홍준표 지사의 선언에 이어 통영·사천·양산시 등 경남 8개 시군도 이에 동참할 것임을 밝혔다. 고성군도 홍 지사의 뜻을 지지하고 있다. 하학열 군수는 지자체 예산이 지원되는 곳에 지도와 감독 감사는 당연하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따라서 경남도의 변화가 없다면 고성도 내년 무상급식 지원이 중단 될 위기에 놓였다.
도비 지원이 절실한 지자체로써는 경남도의 이 같은 결정을 거부할 수 없다. 그리되면 차후 지원 받게 될 도비 확보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각 지자체에서는 가뜩이나 어려운 재정에 홍 지사가 물고를 뜬 겪이 됐고 이를 빌미로 동참의 뜻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경남도와 도 교육청의 의견 대립으로 피해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몫으로 돌아 왔다. 얼핏 보면 정치권 싸움 불통이 학생 밥그릇으로 옮긴 양상이다.
옛말에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정치권 싸움에 왜 학생들이 희생되어야 하는지 모를 일이다.
도 교육청도 지자체 예산을 지원 받는다면 지도.감독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막대한 지원금을 받으면서 감사를 거부 한다는 것은 돈은 받지만 관섭은 말라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경남도 역시 ‘무상급식 중단’이라는 초강수 보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학부모들이 겪을 상실감과 교육계의 파장을 조장하는 이번 결정은 재고되어야 마땅하다

급식도 만점자 우선이라니

최근 부산의 한 초등학교 2학년 담임 여교사가 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들에게 점심 급식을 먼저 먹게 해 학부모의 항의를 받았다는 언론 보도를 접하고 밥 먹는 것도 성적에 따라 달리하는 현실이 서글프다는 생각이다.
지난 5일 부산시 수영구 모 초등학교 2학년 한 학급의 담임을 맡고 있는 50대 중반의 여교사가 중간고사 전 학생들에게 "이번 시험에서 올백(전 과목 100점)을 맞으면 1주일 동안 급식을 가장 먼저 주겠다"고 약속하고, 시험결과 4명이 만점을 받았다.
이에 교사는 약속대로 지난달 30일과 31일 이틀 동안 성적이 우수한 학생 4명을 가장 먼저 점심 급식을 먹도록 했다. 나머지 학생들은 평소 순서대로 급식을 받았다.
그런데 한 학생은 "엄마, 나는 올백을 못 받아서 한참 뒤에 급식을 받았다"고 말했고, 이 학부모는 지난 3일 오전 이 학교 교장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
항의 전화를 받은 교장은 교사를 불러 시정지시를 했고, 교사는 학생들을 모아 놓고 "성적순으로 급식을 먹도록 하는 것이 다른 학생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급식 순서를 원래대로 돌렸다. 성적순 급식은 이틀 만에 끝이 났지만 이로 인하여 교사나 학생 모두는 큰 상처를 입었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보상이 있으면 공부를 더 열심히 할 것 같아 동기부여를 위해 이 같은 제안을 했지만 성적이 좋지 못한 학생들은 평소 보다 더 큰 소외감을 느꼈을 것이다.
학생들의 성적 향상은 어느 교사든 바라는 일이다. 부모 또한 내 아이의 학업성적이 향상 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이런 식의 성적 향상 유도는 위험할 수 있다. 자칫 다수의 학생들이 소외감과 상처로 남을 수 있다. 교사의 성적 향상 열정도 이해 하지만 이로 인해 아이들이 상처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