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군수 판결, 조용히 지켜보자

하학열 군수가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당선 무효형인 벌금 200만원을 선고 받아 지역민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 하 군수는 항소를 준비하고 있지만 이로 인한 지역 정가는 크게 요동치고 있다. 항소심이 남아 있어 결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하 군수의 군정 추진동력이 상실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하 군수의 1심 재판이 일주일여 지난 지금 고성군에는 상반 되는 현상이 나타나 우려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 군민들은 하 군수 구하기 탄원서명을 받는가 하면, 다른 일부에서는 보궐선거를 의식한 발언들과 마치 당연한 결과 인냥 부추키는 사람들이 있어 또 다른 갈등으로 이어질까 하는 걱정이다.
법을 위배 했다면 죄 값을 치르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확정 되지도 않은 것을 마치 범법자인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더욱이 이를 이용한 일부 정치인들이 벌써부터 주민들에게 접촉한다고 하니 가관이 아닐 수 없다. 비록 내가 선택하지는 않았다 할지라도 다수의 군민이 선택하여 뽑은 군수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결과를 존중하고 군민들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군수가 끝까지 군정수행을 잘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독려해야 한다. 대다수의 군민들은 하 군수가 취임하고 서민 민생현장 위주로 많은 귀를 기울였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초선 군수다 보니 열정과 의욕이 누구보다 강하다는 평가도 한다. 하 군수의 진면목을 다 보기도 전에 앞선 판단을 하는 것은 무리라는 얘기다. 이러한 소모적인 논쟁의 피해는 군민들에게 돌아온다. 최종 판결이 날 때까지 군수직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지켜보고 때로는 격려할 수 있는 성숙한 시민정신이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하다.

내년 조합장 전국 동시선거 돈 선거 없어야

내년 3월에는 처음으로 농.축.수협, 산림조합 조합장 선거를 전국에서 동시에 치른다. 농협과 축협,수협, 산림조합 등 각 지역 단위 조합장 선거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것이다. 동시선거 대상 조합이 고성 7곳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1천360여 곳에 이르는 지방선거에 버금가는 규모다. 특히 총선이나 지방선거가 없는 해에 전국에서 일제히 치르는 초대형 선거이다 보니 벌써 선거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며 후보 간의 물밑 경쟁도 뜨겁다.
과거 지역의 단위 조합장 선거에서는 ‘5당 3락’이라는 말이 나돌았다. ‘5억 원을 쓰면 당선이 되고 3억 원을 쓰면 낙선한다’는 풍자어다. 금권선거와 부정선거 논란의 온상이 되었던 조합장 선거를 두고 나온 말들이다.
실제 조합장 선거 직후에는 곳곳에서 낙선자들의 고소`고발이 잇따르는 등 선거 후유증과 법적 분쟁이 심심찮게 발생한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조합장 선거가 이렇게 과열 양상으로 치달았던 것은 조합장이 누리는 막강한 권한과 보수 때문이다. 지역의 ‘돈줄’과 조합의 인사권을 장악하고 있는데다, 연봉이 1억 원 대에 이른다
문제는 ‘제2의 지방선거’로 불릴 만큼 규모 있는 조합장 동시선거가 자칫 깜깜이 선거가 되면서 금권선거로 전락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내년 조합장 선거에 적용되는 ‘공공단체 등 위탁 선거에 관한 법’에는 공직선거법에서 허용하는 합동연설회, 공개토론회, 언론사 대담토론회 등이 사라졌다. 따라서 선거운동방법은 선거공보, 선거벽보, 어깨띠, 소품, 전화-정보통신망이 주가 된다.

공정성 담보가 어렵고 선관위의 업무 과중을 우려한 결과이기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후보와 조합원간 소통을 가로막으면서 금권선거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선관위로서도 처음 치르는 초대형 위탁선거에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부정선거를 방지하기 위한 세부적인 선거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공명선거를 위한 새로운 시도가 더 흠집이 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