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상정 고성미래신문 논설위원

고성의 풍광이 아름다운 것은 예부터 시인 묵객들의 노래에서도 잘 알려진 일이다. 수태산에서 바라본 자란만의 모습이나 구절산 거류산에서 바라본 너른 들판과 한려수도의 푸른 바다의 아름다움은 정지용 시인의 수필에서 고백했듯이 사람의 힘으로 그 아름다움을 형용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빼어난 경관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아름다운 곳이 있다면 대가저수지에서 바라보는 고성평야의 너른 들판에 나락이 누렇게 익은 모습이다. 저수지 뒤편 갈천으로 넘어가는 언덕바지에서 조망하는 일출은 눈이 부시고, 휘영청 뜬 보름달을 보는 모습은 잠시라도 인생사의 고통을 녹여주기에 충분한 아름다움이다. 이러한 아름다움을 연출할 수 있었던 것은 대가저수지의 거대한 저수량과 고성평야의 들판이 어우러져 뿜어내는 아름다움일 것이다.
 며칠 전 정해룡 작가와 대가저수지 건립기념탑을 촬영한 사진을 열람하면서 그 내용이 한문으로 된 것과 친일적 내용이 담겨 있었지만 당시의 우리 고장의 역사를 알 수 있게 하는 사료라 생각되어 번역문을 게재하니 관심 있는 분들의 열람을 바란다. 

- 번역

고성평야의 땅이 이루어진 것이 곡식을 심고 거두는데 자못 물이 부족하여 문득 한해가 들면 그 해 풍년에 대한 기약이 비가 흡족히 오는데 달려있지 않은가? 군민들이 이러한 것을 근심하고 당국에서도 해결하려는 고려가 있어 수리조합의 창설에 대한 의논이 여러 번 일어났으나 일을 이루지는 못했다. (1929년) 한발이 아주 심하여 가을 수확을 전혀 거두지 못해 주민들의 고통이 극심하였다. 군민들의 곤궁함을 알림이 위급했으며 재계도 어려워 많은 일을 도모함에 위촉하기도 힘들었다. 다행한 것은 고통이 극에 달하고 돈의 흐름이 꽉 막혔음에도 유지들이 발분하였기에 도리어 경비로 들어갈 돈과 현안 해결의 기미가 여기에 있어 숙고하게 되었더라. (1931년) 1월 16일에 이르러 조합이 결성되고 고성수리조합 창립위원회가 ○○토지개량주식회사에 설계를 위촉하여 정밀한 설계를 했다. 3월 6일을 넘겨 조선총독부에 신청하니 총독부령이 3월 21일에 인가가 나와 비로소 일을 펼치니 군민들의 마음이 흡족하게 되었다. 이에 6월 1일에 이곳에서 터를 잡고 녹도조에 의뢰하여 공사를 일으켜 땅을 파내니 아래로 26척에 미치었다. 점토로 중심강을 만들어 둑과 못을 만들었는데 높이가 44척이요 총연장 1146척이었다. 이듬해 (1932년) 5월 31일 준공식을 갖고 이 땅 이름으로 하여 대가지라 칭하였다. 그 공정의 과정을 살펴보면 집수면적이 약 2026정보요 만수면적이 약 87정보요 수심의 밑바닥이 45척이요 저수량을 계산하면 1368정보척이다. 여기에서부터 용수 간선을 설치하였는데 수로 2조가 연장 7838간으로써 평야를 두루 통하게 하고 지선 수로가 연장 5952간을 안배하였다. 또 철근을 혼합하여 굳게 하고 흙으로 조수벽을 만들었다. 고성천을 횡단하는 옛날에 있던 보의 바닥에 보충하니 관개시설의 편리함이 비로소 온전하게 되었다. 흡족한 수리의 혜택이 880정보요 투자한 거금이 429,560원이었다. 그 속에는 국탕금 조달이 210,949원이나 되어 우수하게 되었다. 아아 아름답구나, ○○시대의 은택이 이 백성들에게 미침이여. 비로소 숙원사업이 일거에 이루어지고 영구히 농사가 온전하게 되었도다.  복됨이 진실로 크고 경사가 어찌 다하지 않았느냐? 이에 10주년 즈음에 좋은 돌을 세워 기념하려 하니 관계자 여러분의 의도하는 바가 있고 마침 내가 이 고을 군수가 되었기에 군민들이 기록하여 주기를 부지런히 하여 드디어 전말을 펼쳐 이와 같이 말하노라. (1942)년 5월 31일 고성군수 ○○○근지 고성수리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