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형갑 고성미래신문지면평가위원

고성의 지방자치는 고성의 지방자치단체가 국가로부터 일정한 범위 내에서 고성을 통치할 권한을 부여받으며 동시에 다양한 고성주민들이 자치에 직·간접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아울러 고성지자체가 민주주의 발전에서 가질 수 있는 의미는 중앙권력에 대한 견제와 분권화, 고성주민자치의 확대, 자치에의 고성주민참여를 통한 군민의 민주주의 훈련과 정치의식의 제고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 고성은 이제야 마치 조선시대 특정 씨족의 독재적 합법 폐단민주주의가 끝난 듯 보인다. 행정의 최고 책임자도 닮은 듯 다른 듯한 사람으로 교체되어 그나마 그 능력의 시험대에서 군민들의 기대는 높다. 얼마만큼 능력이 있고 소신이 있느냐에 따라 남새밭에서 키운 옆집 아저씨를 통한 고성발전의 양상이 달라지리라 생각된다. 물론 특정당의 집합물이라는 것에는 아직도 넘어야할 산이 많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주민참여를 통한 합의 속에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사고(思考)로 도출하는 혁신(革新)이란, 단체장의 능력이나 소신 못지않게 일선에 있는 공무원의 자질과 행동에 따른 직업의식일 것이다. 아울러 혁신과 변화의 시대에 맞추어 공무원들이 전향적인 사고와 책임감을 가지고 군정에 임할 수 있도록 하는 인사행정(人事行政)이야말로 ‘하 군수의 개막’과 그 ‘실질적인 성과’를 보장하는 필수조건이 아닐 수 없다.
때문에 지금 군민들의 눈이 군청에서 실시하는 9월 직제개편에 쏠리고 있다. 과연 어떤 사람을 전진 배치하는지? 새 술은 새 부대에 부어야 한다. 그런데 호적상 나이가 2살이나 틀린다는 그 나물에 그 밥인 노퇴(老退)과장들을 데리고 혁신을 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지난 이 군수시절 중책을 오갔던 그들, 이제 한걸음 물러설 때가 아니라 명예롭게 퇴직할 때가 지났다. 그동안 이 군수도 지겨웠지만 그 과장들도 지겨웠다는 게 중론(衆論)이다.
왜? 유독 올해 퇴직해야할 과장들만 나이가 대략 9명이나 꼬여, 후배공무원들과 고성의 진보적 발전을 저해(沮害) 하는가? 사람이란 설 자리와 앉을 자리를 알아야 한다. 좁은 지역사회에서 대다수 안면 있는 최고참사무관들이라 이런 말하기가 뭐하지만, 후배공무원들이나 군민들의 중론이, 이 군수시절 잘나갔던 과장들은 주군이 떠날 때, 명퇴해주길 바라는 진솔한 충언이다. ‘황희 정승’ 되겠다는 생각이 ‘한명회’로 남을 수 있다.
개중에는 서기관을 꿈꾸는 사람들도 있다는데 무언가 좀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그대들의 기회는 이미 끝났다. 필부도 당시 인사는 두고두고 이 군수의 족쇄가 될 인사라고 했지만, 어쨌든 갑장이라는 P에게 이미 꼬꾸라졌잖은가. 이런 일이 없었다면 어쩌려고 했는가? 그르므로 9명의 사무관들은 스스로 고성 혁신의 전위부대라는 생각으로 명퇴하길 바란다. 수장(首長)보다 나이가 많은 고급공직자들은 명퇴해주는 것이 서로를 위하고 고성혁신을 위한 상식 아닌가.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대들의 행정 기술은 이미 구형(舊形)인 것이다. 혁신의 대상자들이 혁신을 기획한다는 자체가 우습잖은가. 성질나면 휙 사퇴할 수 있는 일이년 남은 고령(高齡) 사무관들을, 좁은 지역에서 표를 먹고 사는 민선군수가 다루기에는 껄끄럽지 않겠는가?
그대들의 그동안 노고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이번 직제개편에서 호적상 나이가 꼬여 더 붙어 있다는 과장들은 퇴직하기 수월하도록 군수가 도와주고 퇴직할 수 있는 명분을 찾아 주도록 바란다. 솔직히 나이가 꼬인다는 최고참과장들 한사란 한사람 문제를 파헤치면 그 명예로운 권위가 떨어질 사람 많다. 숨겨진 권위는 권위가 아니다. 세월의 흐름이란 것이 있다. 우리 고성은 한 시대를 청산하고 다시 시작해야할 시점에 서 있다.
미력한 졸필이나마 필부 같은 이의 도발적인 필력으로 인해 공무원전체가 비리의 온상으로 매도되지 않기를 바라며, 새로운 군수가 일하기 편하도록 신뢰받는 혁신행정을 세우는데 협력하길 바란다. 그동안 괜찮을 만큼 먹고 살았지 않은가. 지금 퇴직하면 연금혜택이 좋다고 타 지역에서는 퇴직신청이 줄을 잇는다는데 유독 우리 고성만 끈 줄 만줄 붙어 있는 이유는, 날카로운 메스를 들이대지 못한 고성언론들의 잘못이 매우 크다. 숨겨주는 인정은 인정이 아니라 공공의 적이다.
호적상 나이가 꼬여 더 해먹겠다는 사무관들이여! 그대들의 후배들이 침묵 속에서 소곤거리고 혹은 외치고 있다. 산이 바다처럼 굼틀거리고, 보이지 않는 바다 속 깊은 동굴에는 수많은 보석들이 빛을 발하고 있다. 해마다 다가오는 승진인사, 한번쯤 올라가는 길인데도 고개 숙인 채 머무른 떠나고픈 무심치 못할 세속의 밥자리, 숙연히 머리 숙이고 아픔에 잠긴 이 많다.
후배들을 생각하는 마음 비운 그대들의 수준 높은 의식의 확대만이, 무질서한 인사행정의 불완전한 어둠에서부터 탈출시킬 수 있을 것이기에, 얻어터질 각오로 서슴없이 하는 것이다. 불구하고 손 비빌 곳 없어 오로지 순수평점만을 위해 묵묵히 맡은 바 최선을 다하고도 승진과 거리가 먼 공무원들에게 군민의 이름으로 한없이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