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형갑 고성미래신문지면평가위원

민주주의는 결과보다 그 과정의 중요함을 결코 좌시해서는 아니 된다. 그러나 서민대중들은 그 과정의 중요함을 직시하지 못하거나 반대의 논리·의혹을 제시하지 않는다. 때문에 과정을 모르거나, 주인 된 군민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지 않거나 공개행정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일의 그 과정에서 빚어진 참담한 실정은 사라지고, 결과만 가지고도 정책입안자들은 얼마든지 치적인양 내세운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과정이나 부정한 행위를 보고도 말을 않거나 눈을 감고 있는 사람은 긍정적인 사람이요, 지역사회에 협조적인 사람, 부당한 행위를 고발하고 혁신하고자 하는 사람은 잘못된 사람 삐딱한 사람, 또는 정치적 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미 비정상이 정상화 되어 있는 사회에서 입바른 소리를 하면 불이익이 오는 것으로 사실화 되어있는 듯하다. 다시 말해 결과만 논하는 기득권 정책입안자(강한 자)들의 논리에 서민대중들이 너무 쉽게 무너지거나 동요되어버린다. 그러한 과정에서 비겁한 정경유착(政經癒着)으로 밖에 볼 수 없는 공무행위가 묻혀버린다.

남산공원은 엄청난 예산폭탄을 지속적으로 쏟아 붓는 곳이고, 쏟아부어야할 수밖에 없는 곳으로 변해있다. 특히 요즘 남산 자생식물원 사업과정에서 벌어지는 한심한 작태를 필부를 비롯한 군민들은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남산뿐만 아니라 고성의 대형사업이 그러하듯 이번에도 정책입안자들은 설계변경을 하였다. 준공되면 결과만으로 치적처럼 홍보할 것이다. 즉 일의 과정에서 벌어지는 괴이한 작태는 사라지고 목적과 정당성이 결여된 남산공원 자생식물원이 탄생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당장 내 호주머니에서 나간 돈이 아니라는 서민대중들의 생각과, 어쨌든 옛날보다 좋아졌다는 관변논자(官邊論者)들의 논리에 비정상(非正常)이 슬그머니 정상(正常)이 될 것이다.
군민들이 즐겨 찾는 남산은 필부의 하루 출발선이니 누구보다 남산의 변화과정을 잘 알고 있다. 최근 남산에서 벌어지는 식물원 조성과정을 지켜보며 수많은 군민들이 엄청나게 욕을 한다.
남산은 약20년 전, 처음 시작부터 수차례의 설계변경으로, 마치 예산 파먹는 좀도둑들이 시작한 것처럼 의혹투성이다. 팔각정 남산정 분리발주 수의계약 등등은 제쳐두고, 「남산 자생식물원 조성사업」에 대한 2013년 경남도종합감사 등을 보면 어이가 없다. 자생식물원이란 우리나라 고유종이나 멸종위기 식물 보존 전시 및 자연 생태 교육을 위해 설립하는 식물원이라야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그런데 남산 자생식물원 (2013년~2014년 10월) 조성사업은, 도대체 그 원래의 목적이 무엇인지 도통 이유를 모르겠다. 무슨 나쁜 사람 용돈 마련하는 것인지 아니면 무슨 비자금조성 사업인지, 삐딱하게 생각하면 감이 오는데 주목적을 놓고 생각하면 분간이 안 간다. 이름은 ‘자생식물원 조성사업’이라고 하는데, 기존의 남산 자생식물(나무)들을 군데군데 띄엄띄엄 옮겨 심어놓았다. 자생식물과는 거리가 먼 「외래수종 보식공사」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더욱 가관인 것은 자생식물이라고 심어놓은, 금목서(중국), 남천(중국), 왜성해바라기(북아메리카), 코스모스(맥시코), 메타세콰이어(중국), 벽오동(중국), 침엽수(일본), 튜립나무(북아메리카), 명자나무(중국), 파인애플민터(유라시아·아프리카), 애플민트(유라시아·아프리카), 페퍼민트(유라시아 아프리카), 오데코롱민터(유럽), 바르가뭇식재(북아메리카), 샤프란(그리스). 그야말로 값싸고 쓸데없는 외래종 전시장으로 변형되어 많은 군민들이 우려하던 것이 현실로 터졌다. 이런 식으로 설계변경하면 무슨 재미를 톡톡히 보는 모양이다. 사업비 15억으로 이 군수 시절 잘나가던 「주식회사 정우개발」이 조성중인데 주 목적이,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2조 및 동 시행령 제48조의 규정에 따라, 산림청에서 우리 고유의 향토 자생식물 등, 초본류 관목류의 체계적인 보존육성과 산림식물에 대한 탐방체험학습 등, 올바른 교육실시를 위하여 자생식물원 조성사업 계획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고성군 녹지과는 남산공원 일원을 자생식물원으로 조성하여, 공원을 찾는 유치원생, 학생들의 자연 학습장으로 활용하고, 군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탐방 체험하는 볼거리제공을 목적으로 2011년 4월 12일 사업계획신청서를 제출 응모, 2011년 6월 2일 산림청에서 2012년 자생식물원 조성사업 타당성 심사결과, 자생식물원 대상자로 선정되어, 사업비 15억 중 국비 50%, 지방비 50% 예산으로 거의 완료단계이다. 그러나 고성군 녹지공원과는, 실시설계 시 사업목적과 다르게 메타세콰이어 등 교목 1,821주, 샤프란 등 초화류 26,000본 등의 외래종을 식재하도록 설계하여 “남산식물원 그 본래의 고유목적과 부합하지 않게 부당한 방법으로 시행하고 았는 것이다” 때문에 경남도감사원으로부터 외래수종으로 식재 계획된 부분을 원래의 사업목적에 맞게 우리나라 자생수종으로 설계변경 할 것을「엄중 권고」 받은 것이다.】
수목 조경 지식이 있는 지인들을 초청하여 아무리 살펴봐도 자생식물원 조성사업이 아니고, 외래종 보식공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니, 공사 이름부터 바꿔야할 판이다. 뿐만 아니다. 나사를 풀고 분리하면 얼마든지 활용 가능한 멀쩡한 수십만 원 하는 철재의자도 무식하게 포클레인으로 분리하여 10여개 박살났다. 옮겨 심은 나무 중에는 죽을 확률이 높은 나무가 많다. 조심성 없이 포클레인으로 뽑아 거의 뿌리가 없는 수준의 나무가 많은 것이다. 각종 식물에 붙인 안내표식도 너무 성의 없고 간단하다 (예수국: 꽃은 피나 열매를 맺지 않는다 )이게 뭔가 최소한 식물원이라면 분류, 과명, 자생지, 원산지 정도는 써 붙여야 되는 것 아닌가. 각종 의혹이 증폭되어 담당부서를 찾아보니 괴이한 논리로 무슨 숲 가꾸기로 변형했다나. 역시 머리 좋은 양반들! 언젠가 필부가 지금은 온갖 잡나무로 조성중인 곳에, 손가락만한 나무 한그루에 의지한 채 수년 동안 땡볕에 덩그렇게 놓아 썩어가는 전시용 통나무 의자를 보고, 저것은 분명히 남산의 천연기념물이거나 소가야 왕이 하늘에서 타고 내려온 것이라고 기고한 일이 있다. 그런데 지금은 잡나무 숲으로 우거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도대체가 자생식물원 구경도 못해본 자들이 시공하고 콩고물만 바라본 자들이 감독한 모양이다.

◆ 군민 부패 헌장

우리는 설계변경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고성 땅에 태어났다. 고성의 빛난 얼을 싸그리 잊고서, 안으로 돈벌이의 자세를 확립하고, 밖으로 고성공멸에 이바지할 때다. 이에, 고성의 나아갈 바를 밝혀 출세의 지표로 삼는다. 독한 마음과 육중한 뱃살로, 탈법과 편법을 배우고 익히며, 타고난 저마다의 탐욕을 개발하고, 군민의 무지를 정책의 발판으로 삼아, 금권의 힘과 무법의 정신을 기른다. 공갈 홍보를 앞세우며 쾌락과 물질을 숭상하고, 음모와 불신에 뿌리박은 이전투구의 전통을 이어받아 명랑하고 따뜻한 혈연·학년·지연감정을 북돋운다. 우리의 통박과 담합을 바탕으로 경제를 파괴하며, 군민의 빈곤이 나의 발전의 근본임을 깨달아, 상납과 뇌물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스스로 배금주의에 참여하고 복종하는 국민정신을 드높인다. 물질 숭상에 투철한 애물애첩이 우리의 쾌락의 길이며, 자유세계의 이상을 배반하는 기반이다. 길이 후손에 물려줄 발전 없는 평생 고성군의 앞날을 내다보며, 신념과 긍지를 지닌 부패한 군민으로서 민족의 슬기를 모아 줄기찬 노력으로 새 역사를 창조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