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수대에 봉화불을 밝혀라! 왜적이 쳐들어온다. 솔가지와 장작을 지펴라!”

이것은 오장이 봉수군에게 명령하는 말이었습니다.

이렇듯이 봉수는 옛날에 가장 빠른 통신수단이었습니다.

봉수대는 우리 조상님들의 통신 지혜를 엿볼 수 있는 곳입니다.

봉수의 봉(烽)은 횃불을 말하는  것이고, 수(燧)는 연기를 뜻합니다.

횃불이나 연기를 통해 먼 곳까지 알려야 하는 특성상 봉수대는 전망이 좋은 높은 산꼭대기에 위치합니다.

봉수대는 기록상으로는 고려중기(912-13세기)때 보입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그 먼 옛날인 삼국시대 이전부터 이미 봉수를 나타내는 기록이 있습니다. 가야시대 수로왕 때 허황후가 배를 타고 오는 것을 보고 횃불을 올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체계적으로 정비된 때는 왜구의 침입이 극심해진 고려말부터 조선초기에 들어서부터입니다.

봉수는 나라의 긴급한 상황을 중앙이나 해당 진영에 알려 적의 침략을 분쇄하는 군사적 목적으로 설치된 통신수단입니다.

봉수대의 종류에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경봉수와 연변봉수 그리고 내지봉수입니다.

경봉수는 서울의 남산에 설치된 것으로 중앙봉수로 화덕이 다섯 개입니다.

연변봉수는 국경선이나 바닷가 근처에 설치한 봉수로 최일선에 배치된 봉수를 말합니다. 내지 봉수는 경봉수와 연변봉수를 연결하는 중간봉수를 말합니다.

하일면 바닷가에 위치한 좌이산 봉수대는 바닷가에 위치하므로 연변봉수대에 속합니다.

봉수대에서 봉화를 올릴 때 땔감에 소똥 등의 짐승똥을 섞어 불을 지피면 연기가 하늘높이 곧바로 올라간다고 합니다.

신호를 할 때에는 평상시에는 횃불 한 개, 적이 나타나면 두 개, 적이 국경이나 경계선에 접근하면 세 개, 적이 침범하면 네 개를, 적과 아군이 싸우기 시작하면 다섯 개를 올렸다고 합니다.

봉수대에는 오장(伍長)과 봉수군(烽燧軍)이 근무했다고 합니다.

이들은 다른 일은 할수 없고 오직 망보는 일만 했다고 합니다.

연변봉수대에는 봉수군 열명과 오장 두명, 내지봉수대에는 봉수군 여섯명과 오장 두명이 지켰다고 합니다.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봉수군이 직접 달려가서 보고했습니다.

▶ 쪽빛바다 한려수도를 지켜보는 전망대 같은 죄이산 봉수대

이 곳 좌이산 봉수대는 연변봉수대로서 고성읍에서 약 30km 정도 거리인 하일면 송천리 산 52-1번지의 해발고도 392m의 좌이산 정상에 있습니다.

전체 면적은 40.5평방미터입니다. 둘레는 73m, 높이는 최고 2.2m, 최저 1.6m, 두께는 30~50cm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현재 남아 복원된 석축은 36m입니다.

원형 석축 안에는 화덕자리와 막사자리가 있습니다.

좌이산 봉수대는 1994년 7월 4일에 경상남도기념물 제138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이곳 좌이산 봉수대는 조선초기에 설치된 것으로서 남해안에 위치한 연변봉수 중 간봉(間烽)의 하나로서 거제시 가라산봉수대(경상남도기념물 147호)에서 시작하여 통영시 미륵산, 우산, 사량도 직봉, 진주시 각산봉수대로 연결되는 중간지점에 있습니다.

또 인근에 있는 하일면 소을비포 진영의 변방이라 긴급 상황을 알리는 망대로 활용되었습니다.

당시 좌이산 봉수대에는 오장 2명과 봉수군 10명이 교대로 근무하였다 합니다.

▶ 좌이산에 대하여

좌이산 산명은 고성군 하이면에 있는 와룡산(향로봉)에서 보면 산의 모습이 남해 바다로 향해 누워 있는 와룡(臥龍)의 왼쪽 귀(耳) 닮은 형상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알려지고 잇습니다.

좌이산은 해변에서 솟아난 산으로서 편안하게 오를 수 있습니다.

불자라면 오방리 청룡사를 거쳐 중턱 바위 밑에 자라잡은 천수천안관세음보살상을 참배하며 속진과 번뇌, 망상은 바람결에 날려 버리고 가볍게 오를 수 있는 등산로입니다.

커다란 암봉으로 된 정상인 좌이산 봉수대에 올라서면 동남쪽으로는 고성 자란만 앞바다와 통영시 전경이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멋지고 최적의 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서쪽으로는 고성군의 세계적인 자랑거리인 공룡화적지로 유명한 상족암이, 그 너머로는 삼천포화력발전소가 있는 삼천포 앞바다와 고성의 와룡산 주봉인 향로봉과 삼천포 와룡산의 민제봉과 상사바위봉이, 북쪽으로는 보현사와 약사불이 있는 수태산과 천년고찰인 문수암이 까치둥지처럼 둥지를 튼 아름다운 청량산(무이산)이 다가옵니다.

이곳에 올라서면 가슴이 펑하고 확 트이는 절경입니다.

매년 새해맞이 행사를 하는 암봉바위면 좌이산 봉수대 터에는 공룡발자국이 뚜렷이 남아 있고 깍아지른 암봉 절벽위에 설치된 좌이산 봉수대는 오늘도 바다를 굽어보며 나라를 지키고 있습니다.

두 눈을 부릅뜨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추우나 더우나 밝음과 어두움도 초월한 채 나라위한 일편단심으로 망보고 봉화불 밝힌 오장과 봉수군 임들은 산화되어 찾을 길 없지만...

옛날의 군사통신 시설인 봉수대가 있는 좌이산 정상에 올라서면 간간이 보이는 산새와 도마뱀들이 오장과 봉수군을 대신해서 지키고 있습니다.

이곳에 오면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을 즐기며 옛날 우리나라 군사 통신시설을 돌아보면서 옛사람들의 지혜와 역사와 봉수군의 애환을 느끼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봉수대에 봉화불을 밝혀라! 왜적이 쳐들어온다. 솔가지와 장작을 지펴라!”

☞ 주 등산로 : 하일면 오방리 청룡사 입구 - 좌이산 정상 - 명덕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