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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면에 가다.
진영찬 고성소방서 의용 수난구조대장
2011년 06월 24일 (금) 17:36:56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지난 주 고성소방서 의용 수난구조대원들은 바다정화 및 해양훈련차 동해면 모처에 집결했다.

3대의 차량으로 산더미같은 장비를 분승, 꼭 끼인 어깨를 서로 맞대어 가는 대원의 얼굴에 사뭇 긴장감 반, 즐거움 반이 묻어 초여름 적당히 무던 날씨에 좋은사람들과 함께하는 행복이 배어 있었다.

막 모를 심어 기하학처럼 무수히 많은 꼭지점으로 이어진 고성평야 한가로움, 뒤로 거류산 휘돌아 빼꼼히 뵈는, 좁은 바닷길 잠시, 구절산자락 아래 동해면이 열려있다.

대한민국 ‘동해안’의 단조로운 해안선과 갯벌 없이 깊은 수심처럼, ‘동해면’ 역시 ‘동해안’과 흡사해 혹시 고성의 옛 선조들이 이를 예지하여 붙인 지명이 아닌가도 생각해 본다.

새삼스레 조선특구 운운하며 자연환경 훼손을 말하려 함이 아니다. 개발과 보전은 상충적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인류의 생성과 발전에 필수 요건이긴 하나 서로 ‘보완적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면 미래세대뿐만 아니라 금세에도 파멸을 맞고 말 것이 뻔하다.

산자락마다 벌겋게 깎아 위태로운 요새처럼 변한 구절산 언저리 쇠소리를 가슴에 안고 ‘작은 구악포’에 장비와 여장을 풀었다.

주말이라 예닐곱 낚시꾼들이 골리앗 같은 크레인을 마주보고 낚시하는 뒷모습은 어쩐지 ‘스타워즈’나 ‘사이보그’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함이 더했다.

수온 21℃, wet-슈트를 입고 입수하기에 적당한 온도. 버디(짝다이버)를 형성하여 각종 바다속 장비점검과 훈련을 하면서, 신비롭고 경이로워야 할 바다속 정글을 체험하는 중에 싸늘한 전율이 온몸을 휘감아 왔다.

엄청난 폐통발과 로프줄은 DMZ철조망보다 더했으며, 외래종 불가사리와 폐각들만 즐비하고, 가끔 놀라 달아나는 놀래기, 망상어, 고동, 간혹 가리비이외의 생명체가 별반 없어 보였다.

물론 전문가가 아닌 이상 거대 조선소 쇠물이 바다로 유입될 때, 그 영향은 알 수 없지만 생기발랄 살아 넘치는 해저가 아니라 뿌연 먼지를 덮어쓴 죽음을 맞이할 태세의 바다로만 보였다.

해양쓰레기(바다쓰레기)는 해안쓰레기, 부유쓰레기, 침전쓰레기로 크게 분류할 때 다른 지역은 몰라도 우리 고성은 100%기준으로 보면 50%, 20%, 20%, 기타 10% 순으로 분포되지 않을까 한다.

해안쓰레기는 지방자치단체의 몫일테고, 부유쓰레기는 해수부의 몫, 침전쓰레기는 90%가 어업인의 몫일 것이다.

물론 전체적으로는 바다에 연한 세계 모든 이의 책임이긴 하지만,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그리고 어업인의 의식변화 없이는 폐허의 바다가 곧 우리 앞에 서서 엄청난 희생을 요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다이빙 내내 머리에 맴돌았다.

오는 9월 셋째 주 토요일, ICC(International Coastal Cleanup)가 주최하는 ‘국제연안정화의 날’이다. 바다로 연한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약5십만명이 동시에 참가하는 대규모 바다정화 행사를 치룬다.

우리나라에서는 10전부터 한국해양수산개발원과 20개 시민단체 중심으로 시작하여, ‘해변과 수중에서 쓰레기를 청소하고 쓰레기의 원인을 밝혀 행동을 바꾼다’라는 행사의 사명으로 오늘에 이르고 있으나, 유감스럽게 내가 사는 고성에는 태동조차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행히 6월 11일 한국해양대학교에서 실시한 ‘연안정화 지도자 교육’에 고성의 민간단체 몇 분이 참여한 걸로 보아 그나마 다행스런 모습이다.

아무튼 수난구조대 훈련과 바다청소 행사를 마치면서 대원 각자 가슴에 무슨 감상을 그렸는지 모르겠으나 이대로 방치된 바다는 2만불시대 국민으로서 자존심 상하는 것은 사실이다.

대원들 중 B/C(부유조끼)속에 몰래 전복이나 소라를 쑤셔넣고 도둑고양이처럼 맘 졸이며 행사가 끝나길 기다리는 형상은 절대 불필요한 바다에서, 오던 길 되돌아 땀냄새 풀풀나는 정겨운 대원들속에 잠시 졸았다.

버디를 놓쳐 심연의 바다 홀로 공포에 휩싸이다 지천에 깔린 로프가 슬금슬금 호흡기를 휘감고, 폐그물이 공기통을 칭칭감는 죽음의 문턱에서 눈을 뜬 순간..

1.5차선을 물고 도는 대형철판이 눈밑으로 휙 스쳐가는 엄청난 현실이 동해면의 일상이라니! 속히 개선되어 만인이 편하게, ‘또’ 가보고 싶은 곳이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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