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과 비소 등 유해한 중금속 성분이 포함된 중국발(發) 미세먼지가 이번 겨울 들어서만 최소 네 차례 우리나라에 날아온 것으로 분석됐다.
 17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부터 최근까지 세 번의 황사를 포함해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이 네 번 발생했다. 이때마다 미세먼지는 물론 납을 비롯한 유해 중금속 농도도 예외없이 크게 뛰었다.
 이번 겨울 첫 흙먼지는 지난해 11월28일 오전 백령도를 시작으로 29일 오전까지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에 영향을 미쳤다. 이 황사는 우리나라에 날아오기 하루 전인 27일 고비사막과 중국 북부 지방에서 발원했다.
 당시 서울의 1시간 미세먼지(PM-10) 최고 농도가 338㎍/㎥까지 오르는 등 전국 주요 도시가 219∼413㎍/㎥의 최고농도를 기록했다. 황사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는 백령도는 한때 미세먼지 농도가 415㎍/㎥까지 올랐다.

 크기 10㎍ 이하인 미세먼지 농도의 대기환경 기준은 100㎍/㎥다.
 서울 불광동에서는 이 기간 평균 139ng/㎥의 납가루가 측정됐다. 이는 미세먼지 농도가 급상승하기 전후의 평균 42ng/㎥에 비해 3.3배 많은 것이다. 납은 신경계 독성물질로 알려져 있다. 비소 농도도 평균 8.7ng/㎥로 평소 4.8ng/㎥의 1.8배에 달했다.
 지난 16일 서울 태평로 전광판에 미세먼지 농도(46㎍/㎥)가 표시되고 있다.(자료사진)납 농도의 환경기준은 연 평균 500ng/㎥다. 비소의 기준치는 없다.
 지난달 3일은 역시 중국 북부에서 발원한 모래폭풍이 제주도까지 날아오면서 이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275㎍/㎥까지 상승했다.
 납 농도는 68.4ng/㎥, 비소는 5.15ng/㎥로 황사 전후에 비해 3.9∼17.1배 높았다.

 지난 1∼2일에도 중국 북부에서 발원한 황사가 전남ㆍ경남ㆍ제주에 영향을 미쳤다. 제주도의 미세먼지 농도는 256㎍/㎥까지 올랐다.
 당시 제주도의 평균 납 농도는 63.14ng/㎥, 비소는 5.28ng/㎥로 평소보다 2.5∼5.3배 뛰었다. 납과 비소는 토양의 주성분이 아니다. 이 때문에 중국 북부에서 발원한 모래폭풍이 공업지역을 지날 때 이들 대기오염물질과 합쳐져 우리나라까지 날아오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전국적으로 발생한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은 모래폭풍이 명확히 발원하지 않아 황사로 보기 어렵다. 우리나라 주변 대기가 안정돼 공기가 퍼지지 못하면서 각종 오염물질 농도가 덩달아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