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제는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린다.

그러나 화려한 꽃에 가려진 이면의 그늘도 짙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지방경제이다.

특히 대도시 및 특정 지역 위주의 경제 편중이 심한 여건에서 다수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예상된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근본적인 대책 마련은커녕 수수방관을 넘어 그것을 빌미로 자치단체의 중앙정부 예속화를 꾀하는 듯 보이기까지 한다.

아마 도·농 통합시 추진도 이러한 맥락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본다. 여기에다 지자체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무슨 일이든 시도해 보기는 하지만 법률과 중앙정부 시행령 및 상위 법령 등의 제약을 받는다.

일견 불합리해보이지만 국가 전체 차원에서 보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예를 들면 낙동강 상류를 관할하는 자치단체에서 그 지역경제만을 생각하여 오염산업 등을 유치한다면 커다란 국가적 재앙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진정한 지방자치의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그 권한만큼 경제적 자립대책도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고성군도 이러한 움직임에 대응하여 지난 2007년 동해면 일대에 삼강·혁신·삼호 등의 3사가 조선산업특구 지정을 받아 작금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국내외 경기와 조선산업 경기 악화 등으로 인해 아직까지 제대로 꽃피우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 여러 가지 사항 등으로 인해 (주)혁신 기업은 (주)STX 사와 주식양도 형식으로 합병 했다. 우리로서는 반길 일이지만 뭔가 개운치는 않다.

여기에다 아직까지 특구 지정된 면적의 3분의 2가 넘는 삼호조선은 사업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 더욱 안타깝다.

항간에는 머지않아 국내 굴지의 조선사가 들어온다고는 하지만 미덥지가 않다. 이러한 것은 사업주의 사업의지 박약에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근본적인 원인은 자금력 부족에서 오는 현상이라고 본다.

이런 시점에서 하루빨리 외자유치를 적극도입 해보는 것도 바람직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 지역은 조선산업 뿐만 아니라도 다른 기업체를 유도할 수 있는 자원이 많이 산재 하고 있다.

무조건식의 발상이 아니라 다른 종목의 기업체도 참여 할 수 있도록 폭을 넓혀 보자는 얘기다. 어차피 우리 경제 구조는 내수의 폭이 좁아 수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안고 있으며, 외자유치는 그런 수출시장의 틈새를 뚫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먼저 외자유치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큰 금액을 유치해야 한다는 환상은 버려야 한다.

무엇보다 쉽지 않은 기대는 시도의 의지마저 포기하게 만들기 십상이다. 외자유치는 특별한 시혜나 축복이 아니라 일상적인 경제활동의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실제 지역경제의 단위 사업 당 유치 규모는 몇 백만 달러 내외에서 시작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외자유치가 겨우’하는 생각 또한 버려야 한다.

중요한 것은 시작이며 그 시작이 성과를 낼 경우 확대와 또 다른 유치의 인프라로 이어진다는 사실이다.
여기에다 외자유치에 따른 공동경영에 대한 거부감 또한 불식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민족경제라는 막연한 개념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투자한 외국자본이 이익을 남겨가는 것에 대해 마치 우리의 살점이라도 떼어가는 듯 여기는 오해가 바로 그것이다.

오히려 투자한 이가 이익을 볼 수 있도록 우리가 먼저 애써야 한다. 이익이 커지면 커질수록 그들은 더 많은 이익 창출을 위해 시장을 개척해 나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열린 시장이라 해도 자국의 이익을 위한 장벽은 있다.

부질없는 민족관념으로 벽을 쌓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는 것이 시급하다.

이미 글로벌화 되고 있는 이 시점에는 선진국의 기술보호주의 강화 등으로 국가와 기업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앞선 기술만이 국가경쟁력을 결정하는 관건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외자유치는 생산증대와 고용창출을 포함하여 기술이전, 선진경영기법의 습득, 외국기업과의 경쟁을 통한 국내기술발전촉진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수반한다.

고도성장과정에서 부족한 자본은 외국자본 도입을 통해서, 기술의 제고를 위해서는 해외기술도입의 노력에 최선을 다해 왔고, 강력한 투자 정책 개선 노력에 힘입어 외국인 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렇듯 산업구조의 조정이 필요하거나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외국인 기업유치가 절대 필요하다는 것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외국인 투자유치는 외국자본을 안정적으로 도입하여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수단과 해외 첨단기술 및 선진 경영기법 등을 들여옴으로써 지역산업의 고도화를 이루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외자 유치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성과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그런 유치 노력들이 대부분 개별 단위의 노력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인근 자치단체와 공동으로, 또는 광역자치단체 차원에서 각각 상이한 지역사정에 걸맞은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종합적인 외자유치에 나선다면 훨씬 나은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지방재정자립도가 21.16%에 지나지 않고 일반회계만 따진다면 16.2%에 불과한 상대적으로 열악한 경제상황에 처해 있는 우리로서는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외국인 투자유치 전략과 방안마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해 행정을 주축으로 민·관이 합동으로 ‘외자유치추진단’ 같은 유기적인 기구를 만드는 것도 고려해 봄직하다.

물론 여기에는 국회의원을 비롯한 중앙정치인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역 사정에 걸맞은 정책으로 탄탄한 지역경제 기반을 바탕으로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지방자치제가 민주주의의 꽃이 되는 가장 큰 이유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