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의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담배에 포함된 발암물질 때문에 흡연자 자신은 물론, 가족과 이웃에까지 간접 피해를 준다. 대한소화기암학회에 따르면 췌장암의 원인도 흡연이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췌장암은 증상 발견이 늦고 수술을 해도 5년 생존율이 10~24%에 지나지 않아 암 가운데 치사율이 가장 높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65세 이전에 암으로 사망한 경우 45%가 흡연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을 할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흡연인구는 줄지 않아 사회적 비용 부담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흡연의 이러한 폐해 때문에 세계 각국은 금연 운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월3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흡연의 위해성을 알리기 위해 정한 '세계 금연의 날'이다. 국내에서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가 한 해 4만 명이 넘는 등 흡연이 미치는 직·간접적 피해는 엄청나다.

금연의 날을 보내며 담배의 폐해를 한번쯤 생각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더욱이 흡연자라면 금연계획을 세워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한 조사에 의하면 흡연자 중 70%이상이 금연을 원하고 있지만 정작 금연 성공률은 1%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배연기에는 수백여 종의 첨가물이 들어있고 이중 보고된 발암물질만도 70종에 달하고 있다.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담배를 끊지 못하는 건 중독성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청소년들의 흡연율이 유독 높다. 심지어 담배를 피우는 중학생들도 꽤 많다. 통계청이 분석한 결과 고 2년 남학생의 흡연율은 성인 남성 흡연율 47.7%의 절반 수준인 21%로 조사됐다. 중학생 흡연율도 5.7%나 됐다. 한창 자라야할 청소년들은 면역성이 떨어진다. 성장기학생들에게 담배가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청소년들이조기 금연교육을 펼쳐야 하는 이유다.

국민건강증진법 시행으로 연면적 1000㎡ 이상의 사무용 건물이나 모든 정부청사, 지방자치단체 청사 등이 금연구역에 해당되지만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역과 터미널, 승강장 등 법정 금연구역은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금연구역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시민이 부지기수다.

 심지어 병원조차도 금연구역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병원출입구나 응급실 입구는 항시 흡연자들 차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자체들이 실외 흡연구역을 잇따라 지정하고 있으나 이는 금연 권장구역 일뿐 흡연자를 실질적으로 제지할 수단은 없다.

실외 흡연자에게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했다가는 ‘야외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 까지 왜 시비냐’는 핀잔을 듣기 일쑤다. 실내 흡연 역시 특별한 제재 수단이 없었다. 급기야 흡연자들에게 불호령이 떨어졌다.

지금까진 계도기간이었지만 6월1일 부터는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 청계광장 등 도심 광장 3곳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되면 과태료 10만원을 내야 한다.

앞으로는, 이처럼 불이 붙은 담배를 들고 광장을 건너는 것도 허용 되지 않는다. 9월부터는 서울시가 관리하는 공원 21곳, 12월부터는 중앙버스전용차로 정류소 295곳에서도 담배를 피우다 적발되면 과태료를 내야 한다.

또 내년부터는 모든 버스정류장과 근린공원, 학교 주변 반경 50미터 이내에서도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금연구역 지정보다 지정 후 흡연자들이 잘 지키도록 유도해야 하며 궁극적으로 흡연율을 획기적으로 낮출 특단의 대책이 필요 하다.

모든 이의 건강을 위협하는 흡연은 이제 그만두는 것이 옳다. 규제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실천 문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