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날의 당항포(唐項浦)
 경상남도 고성군 회화면에 위치한 당항포는 남해 바닷가에 위치한 관광지. 충무공의 혼이 깃든 역사적 장소이다. 1981년 고성군민의 성금으로 조성되기 시작, 1984년 관광지로 지정, 1987년 11월에 개장 하였다. 이후 2000년대 들어 한국 최초의 자연사 엑스포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의 주행사장으로 변모, 면모일신 하였다. 현재는 엑스포주제관을 비롯, 한반도공룡발자국화석관, 5D입체영상관, 4D입체영상관, 공룡캐릭터관 등 전시시설과 해양스포츠시설, 오토캠핑장 및 펜션 등 부대시설을 갖춘 종합관광지로 발돋움 하였다.
 이순신과 관련한 시설로는 충무공 사당인 숭충사(崇忠祠), 거북선 당항포전승기념탑, 당항포해전관, 거북선체험관 및 충무공 디오라마관 등이 있다.

 2. 당항포와 충무공 이순신
 1592년 발발한 임진왜란(壬辰倭亂)은 조선조 최대의 국란이다. 7년(약 3년의 휴전기간 포함)에 걸친 전쟁 기간 동안 조선 전 국토가 일본군에 유린 되었고, 인명ㆍ재산상의 피해는 정확한 집계가 불가능할 정도로 컸다. 가장 대표적인 피해로 농업 국가이던 당시 농업생산량의 기준이 되는 전결(田結)을 기준으로 할 때, 전쟁 직전 170만결(結)에서 종전 직후 30여만 결, 종전 5년 후 54만결로 급감 하였다. 쉽게 말하여 조선 경작지의 약 2/3가 황무지로 변하였던 것. 이로 인해 극심한 식량 부족에 시달렸으며, 참상(慘狀)은 형언 할 수 없어, 사체(死體)까지 먹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이러한 임진왜란의 주전장(戰場)은 경상남도와 전라남도 일대. ‘한려수도(閑麗水道)’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곳이다. 그 중 현재의 경상남도만을 기준으로 할 때, 임진왜란 3대 대첩 중 진주대첩(晉州大捷), 한산대첩(閑山大捷) 2개의 큰 승리를 거두었다. 특히 경상남도 지역은 23전 23승 신화를 쓴 이순신(李舜臣)의 연전연승(連戰連勝) 신화의 주 무대이자, 최후까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장소이기도 하다. 그 중 고성군은 당항포해전의 전장으로, 임진왜란에서 거둔 이순신의 승리 중 ‘동일 지역’에서 ‘시간 차’를 두고 ‘두 번에 걸쳐 크게 승리’하였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의가 있는 지역이다. 이런 당항포해전은 크게 제1차 해전(1592년 7월)과 제2차 해전(1594년 3월)로 구분 한다.

 3. 당항포해전
 가. 당항포 해전 직전
 일본의 전면적인 침략으로 임진왜란이 발발 하자, 전쟁 준비가 미흡했던 조선군은 연전연패(連戰連敗)하였다. 그 중 침략의 교두보가 된 현재의 경상남도와 부산광역시 및 울산광역시에서 일본은 연승을 거두었다. 수군(水軍) 방면만 초점을 맞춰 볼 때, 경상좌도 수군절도사(水軍節度使) 박홍(朴泓)은 성을 버리고, 배를 격침한 후 도주 하였고, 경상우도 수군절도사 원균(元均)은 맹장(猛將)답게 분전하였으나, 중과부적(衆寡不敵)이었다. 결국 패퇴하여 판옥선(板屋船) 4척 만을 수습, 이순신(李舜臣)에게 도움을 청해야 하는 형편 이었다.
 일본 침략의 최일선 경상남도 일대 수군이 궤멸된 상황 속에서, 적을 맞아 싸울 책무는 전라남도 여수에 본영을 두고 있던 전라좌도 수군절도사 이순신에게 주어졌다. 전쟁 발발 직전부터 전라도 일대 지방관 및 방위군 지휘관으로 부임하였던 이순신은 전쟁 발발 약 1년 전인 1571년 정3품 절충장군(折衝將軍) 전라좌도수군절도사에 임명된다. 지역 해역 방위책임을 맡은 이순신은 부임 후 멀지않을 것으로 예상되던 일본의 침략에 대비하여, 휘하에 있는 각 진의 실태를 파악하는 한편, 군대와 군량미를 확보하고 주력전함인 판옥선과 돌격함 거북선을 건조하는 등 군비(軍備) 확충에 만전을 기한다. 그중 전천후 돌격함 거북선을 만든 것과 각종 총통(銃筒)을 확충, 해전의 개념을 종전의‘접근전(接近戰)’에서 ‘포격전(砲擊戰)’으로 바꾼 점은 이후 전투에서 연전연승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원래 지역방위 책임을 맡은 경상좌ㆍ우도의 수군이 궤멸된 상황에서 제2선 방위사령관인 이순신은 작전지역 밖인 경상남도 옥포(오늘날 거제시)로 출격, 임진왜란 최초의 승리를 거둔다. 옥포해전(玉浦海戰)이다. 이후 이순신 연승 신화의 첫 전투이자, 전쟁의 흐름을 바꾸는 분기점이 되었다. 옥포에서 최초의 승리를 거둔 전라좌수영ㆍ경상우수영 연합함대는 이후 합포(창원시), 적진포(고성군), 사천, 당포(통영시 미륵도)에서 연달아 승리, 일본군의 예봉을 꺾었다.
 5월~6월에 경상남도 해역 일원에서 펼쳐진 해전에서 연승을 거둔 이순신과 원균의 전라ㆍ경상연합함대는 고성군 당항포 일대에 적선박이 정박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였다. 정보의 제공자는 인근 백성들. 적의 섬멸하기 위해 당항포로 향하던 연합함대는 인근 진해(창원시 진동면) 앞바다에서 적선 6척(대선 4척, 소선 2척)을 발견 하였다. 녹도만호(鹿島萬戶) 정운(鄭運)이 적을 추격, 일본군은 전함을 버리고 달아났고, 연합함대는 이를 불태우고 인질로 잡혀있던 백성들을 구하였다. 이런 진해해전은 당항포해전의 서전(緖戰)격이다.

 나. 전장(戰場)
 장수가 전투에 승리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전장(戰場). 더욱이 완벽한 승리를 위해 만전을 기하였던 지장(智將) 이순신에게 있어서 전장은 반드시 승리하기 위해 주도면밀하게 살펴야 할 필수 요소였다. 당포해전에서 승리를 거둔 후인 6월 5일 아침, 오늘날 고성군 회화면 당항리인 당항포에 적이 있다는 첩보가 전해졌다. 이를 들은 이순신은 반신반의(半信半疑), 이유는 당항포는 만이 좁고 깊은데다 앞이 막힌 곳, 거기다 일본군에게 있어 전략적 요충지라 할 수도 없는 곳이었다. 때문에 이곳에 대규모 일본군 선단이 주둔하고 있다는 첩보를 이순신은 100% 신뢰할 수 없었던 것이다. 당항포로 들어가는 입구는 바다 폭이 약 300m, 그래서 당목(닭목)이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