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이 대규모 민간 투자사업을 유치해놓고 정작 사업 착공에는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원 발생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석연치 않은 해명들이 드러나 고성군 행정 신뢰도에 오점을 낳지 않을까 우려된다.

 

고성군은 지난 2021년 6월, 하이면 주민들과 고성군의회 동의를 얻어, 남동발전에 천연가스(LNG) 발전사업 유치의향서를 제출했다.

 

삼천포화력발전소 1, 2호기가 폐쇄됐고 3~6호기도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쇄될 예정이어서 향후 인력 유출, 지역지원사업 축소, 일자리 감소 등으로 지역 공동화 현상이 우려돼 천연가스발전소 유치로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같은 해 8월, 고성군수와 한국남동발전 사장이 남동발전 진주 본사에서 삼천포 3, 4호기 대체 천연가스발전소 건설부지 확정에 따른 천연가스발전 건설사업 성공적 추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고성군은 천연가스발전소 건립 시 행정 및 인허가 사항을 지원하고 남동발전에서는 고성군 지역경제 활성화에 적극 노력하기로 하는 내용이 담겼다.

 

남동발전은 총공사비 약 1조 4,913억 원을 들여 1,120MW급 설비용량을 갖춘 LNG발전소를 건립한다. 

계획대로라면 지난 1월 착공을 시작, 2026년 10월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남동발전은 지난해 연말 산자부로부터 인가 절차를 마무리하고, 최근 고성군에 LNG 주배관 공사를 위한 굴착 등의 계획서를 제출했다.

 

천연가스발전의 주원료는 LNG인데 통영 LNG가스 기지에서 삼천포화력본부 내까지 가스 공급 배관 설치 공사를 위함이다.

 

그런데 고성군이 도로점용 허가를 뚜렷한 이유 없이 계속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사업추진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가스배관 설치를 위해서는 도로굴착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도로점용 허가를 득하고 도로굴착이 이루어져야 한다.

 

남동발전은 시공사 선정까지 끝내고 공사 착수에 돌입했지만, 고성군의 비협조로 오도가도 못하는 형국에 처했다.

고성군이 필요로 의해 유치한 사업임에도 오히려 사업 착공에는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당초 고성군이 유치의향서를 제출하면서 남동발전과 협약한 ‘행정 및 인허가 시항 지원’내용을 행정이 스스로 위반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고성군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도로안전성 검토와 굴착 깊이 등 보완 사항이 이어 계속 협의중에 있고, 또 최근 민원 발생에 따라 해결을 위해 다소 지연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취재기자는 “고성군이 필요로 의해 유치한 사업인데 도로점용 허가를 미루는 이유가 무엇인지” 질의하자 “현재 검토하고 있으며, 컨트롤 타워 부서가 따로 있으니 질의하면 될 것 같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답변을 했다

 

취재 기자는 또 “민원 처리는 발주처에서, 인허가는 행정이 하는 투 트랙으로 하면 시간절약 등 효과적일 수 있지 않느냐”는 질의에는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이 같은 이유에 대해, 지역 건설업체들 사이에서 고성군이 남동발전 길들이기를 하고 있다는 주장들이 나온다.

고성군이 지역 건설업체들을 시공에 참여시킬 것을 요구하는데 반해 시행사가 말을 듣지 않아 인허가로 고삐를 죄는 것이다는 것이다.

 

지역 모 건설업체 관계자는 “공사 규모가 크다 보니 어느 업체든 참여하고 싶어한다. 다만 1군 업체가 시공사다 보니 지역업체가 참여하기는 어려움이 따른다”며 “그렇지만 힘 있는 연줄을 타면 억지로라도 가능하지만 쉽지 않다. 몇몇 업체는 이미 연줄을 통해 참여한다는 설들이 파다하다, 행정 개입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특정 업체 추천설도 지역 내에서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고 밝혀, 인허가 지연이 이와 연관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한편 LNG배관 매설 길이는 총 38km다. 

고성읍 율대리 한전 변전소에서부터 삼산, 하일, 하이로 이어지는 지방도 가장자리에 매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