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어버이날에 어머님에게 빨간 카네이션 꽃을 달아드렸는데 이제는 달아 드릴수가 없게 됐습니다.”
고성읍 동외리 무지개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대성씨(60)가 최근 어머님을 여의고 가슴아파하고 있다.

김씨는 그동안 중풍으로 몸져누운 모친 배복수(91)씨를 장장 11년간에 걸쳐 병구완을 해와 주위로부터 귀감이 되고 있다.

김씨는 지난날 객지로 다니며 직장생활을 하던 중 어느 날 꿈속에서 처참한 모습의 어머니를 본 순간 불길한 예감에 모든 걸 팽개치고 한걸음에 어머니께 달려갔다.

창원삼성병원 중환자실에서 뇌출혈로 인한 합병증에 이어 폐렴증세까지 보인 어머니는 초췌한 모습으로 병상에 누워 있었다.

담당의사로부터의 “기적이 있으면 모를까 더 이상 회생가능이 없다”는 말에 망연자실 했다고 한다. 순간 눈앞이 캄캄해지는 아득함 속에서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며 눈물만 쏟았다며 당시의 아픈 심경을 털어 놓았다.

의료진도 사망선고를 내렸고 더 이상 조치를 할 수 없다는 말에 하는 수 없이 장례를 치르기 위해 어머니를 고성으로 모셔왔다. 하지만 그는 자식의 도리는 다해야겠다는 일념에 뇌사상태인 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모셨다.

그렇게 2년간을 밤낮으로 병구완 한지 기적이 일어났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도운다’고 했던가! 어머니는 조금씩 수족을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담당의사까지 사형선고를 내린 어머니가 아니었던가. 비록 온전한 상태는 아니었지만 쓰러지기 전에 비하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른다.

그로부터 어머니가 세상을 등지기까지 장장 11년간에 걸쳐 어머니 병구완을 해온 것이다. 그는 이러한 어머니를 두고서 아무런 일도 할 수 없었다.

한창 사회의 역군이 되어야할 시점에 어머니를 위해 청춘을 기꺼이 희생 한 것이다. 감히 간병인도 하기 힘든 목욕, 기저귀 갈아주기 등의 수발을 싫은 내색 한번 없이 감내 해낸 것이다.

또한  새벽마다 장을 보는 것도 유일한 그의 낙이었다. 조금이라도 좋고 싱싱한 놈으로 고르기 위해 매일 시장에 나섰다. 뿐만 아니라 어머니를 빠른 시일 내에 회복시켜 드리기 위해 여러 가지 운동기구 등을 설치해  물리치료를 시키는 등 지극정성으로 모셨다. 행여 무슨 변고라도 생기면 어쩔까 싶어 산소 호흡기까지 집안에 설치 해놓았다고 한다.

3남 2녀중 3남으로 태어난 그는 이 모두 자신의 몫이라 생각하며 아무런 불만과 불평도 없이 어머니의 병구완을 해온 것이다.

매일 “어머니를 휠체어에 모시고 산책 하는 게 가장 큰 보람이었다.”는 그의 두 눈에는 눈물이 글썽거렸다.

정작 자신은 몸에 용종이 자라고 있었지만 본인의 몸을 돌보기에는 너무 호사스러웠는지 아무런 내색도 하지 못한 채 숱한 세월을 지내오다 최근에야 수술을 받았다고 하는 김씨의 모든 생활 중심은 어머니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지극정성으로 모셨건만 끝내 어머니는 저세상으로 가신 것이다.

가슴이 미어지고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고 한다. 돌아가신지 두 달이 다되어가지만 아직도 어머니의 모습은 눈에 선하다고 한다. 이러한 효행은 일파만파로 퍼져나가 제39회 어버이날을 맞이해 효행자부문의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여했다.

“남들이 다하는 효도이건만 부끄럽다”는 그의 두 눈에는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지고 있다.

그는 11년간의 어머니 봉양을 위해 많은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경제적인 도움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준 LA에 사는 큰누님을 비롯해 지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자나 깨나 어머니 걱정에 잠 못 이룬 여동생과 처남께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면을 빌어 바쁘신 가운데에서도 어머니 장례식에 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처해 있는 모든 분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