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통영에서 한 초등학생의 살해 사건이 터지자 지난 사흘간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 접속자만도 400만 명이 넘었다. 어떤 성범죄자가 내 주변에 사는지 알려는 국민이 그만큼 많다는 소리다. 하지만 정보 공개 시늉만 하는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는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성범죄자 신상 정보 공개 사이트인 ‘성범죄자 알림e’가 부실한 정보와 까다로운 접근 절차 등으로 인해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정부가 신상 정보를 공개한 성범죄자는 고작 2천여 명이다. 2010년 제도 시행 이전의 정보는 아예 없다는 대해 아연실색할 따름이다. 지금도 최소 2만 명이 넘는 성범죄자들이 얼굴을 숨긴 채 우리 주변에 살고 있다는 말이다. 아동ㆍ청소년 대상의 성범죄에 한해 일부 소급 적용을 하고 있지만 범죄자의 인권도 보호받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나마 공개된 정보도 부실하기 짝이 없다. 범죄자 사진 크기가 작고 흐릿해 식별하기조차 쉽지 않고 주소도 읍면동 단위에 그쳐 어떤 성범죄자가 정확히 어디에 사는지 파악하기가 불가능하다. 또 정보 열람을 위해서는 공인인증서나 주민번호 등 인터넷 뱅킹에 버금가는 보안 절차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 등 외국의 경우 본인 인증 절차 없이 즉시 열람할 수 있는데도 유독 우리만 까다롭게 하는 것은 좀처럼 납득하기 힘든 일이다. 이처럼 하나 마나 한 정보 공개는 왜 하는지 쉬 납득이 가질 않는다.
 성범죄자 정보 악용 등 인권 침해 가능성이 있다면 법으로 처벌하면 될 일이다. 정부가 범죄자 인권 보호에는 그렇게 신경을 곤두세우면서도 성범죄 피해 위험에 노출돼 있는 내 이웃의 딸들을 위해서는 이리 소극적인 것은 주객전도라고 밖에 말할 수밖에 없다. 성범죄 예방은 고사하고 국민들에게 불안만 안겨주는 처사다. 또다시 이런 피해가 재발 되지 않는다 고 확신하지 못하는 마당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깨닫고 교훈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