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은 1965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한·일 국교 정상화와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21세기 새로운 한일 동반 관계’ 선언이 있었으나, 그동안 양국 관계가 악화하여 2011년 이명박 대통령 방일을 마지막으로 중단되었다. 

 

 일본과 우리나라는 오랜 역사 속에서 때론 이웃으로, 친구로, 원수로 지내왔다. 

일본뿐 아니라 중국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제국주의 시대 36년간 우리나라를 지배하고 우리 민족에게 큰 상처를 입혔다. 

일본이 실제로 지배한 세월이 36년이라지만, 그 이전부터 우리 정부에 간섭했던 역사를 알 수 있다. 

 일본강점기에 살았던 우리 국민은 일본의 지배보다 한민족의 이권 다툼으로 파벌이 생겼다. 

친일파가 생긴 것이다. 

 

우리가 ‘친일파’라고 매도하지만, 당시 시대적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먼 자식보다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웃끼리는 잘 지내야 한다. 

 

그러나 살다 보면 이웃이나 형제간에도 원수처럼 지내는 경우를 본다. 

 

남·북한은 단군의 자손으로 단일 민족이라지만, 원수처럼 지내고 중국도 타이완과 원수로 지내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일본에서 해방된 지 20년 만인 1965년 6월 한일협정을 맺어 국교를 정상화했다. 

 

청구권 자금 3억 달러와 경제 차관 2억 달러를 지원받는 대신 식민 지배 피해에 대한 모든 배상을 포기하기로 약속했는데,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굴욕적 한일 회담 반대’를 주장하는 반정부 시위가 격렬했다. 

박 전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우리의 사무친 감정은 불구대천이지만 아무리 어제의 원수라도 필요하면 손을 잡는 것이 국리민복을 도모하는 현명한 대처”라고 했다. 

 

경제성장과 미국의 압박 등 시대적 상황으로 반일(反日)보다 용일(用日)을 택한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 발전은 이 청구권 자금과 경제 차관으로 이룩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삼일절 기념사에서 “3·1운동 이후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일본은 과거의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로 변했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04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라고도 했다. 

 

이어 “지금의 세계적 복합 위기와 북핵 위협을 비롯한 엄혹한 안보 상황, 그리고 우리 사회의 분절과 양극화의 위기를 어떻게 타개해 나갈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여기서 우리가 변화하는 세계사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미래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다면 과거의 불행이 반복되게 될 것은 자명하다”라고 설명했다. 

한일 간 동반 관계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변화를 제대로 준비 못 해 국권을 상실했다는 윤 대통령의 언급은 매국노 이완용의 말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고, 위안부 피해 양금덕 할머니는 “도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입니까?”라며 절규했다. 

강제동원 피해자의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3월 16일부터 1박 2일 한·일 정상회담을 했다. 

우호 협력 안보 등 관계 개선과 발전의 계기가 되리라는 기대 속에서였다. 

이를 놓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한일협정과 판박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일본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와 더불어민주당, 사회 진보단체들은 굴종 외교라며 반대 집회로 거리에 나섰다

. 

 윤 대통령은 3월 21일 국무회의에서 한일 관계 정상화에 나선 배경과 당위성을 설명했다. 

「만약 우리가 현재와 과거를 경쟁시킨다면, 반드시 미래를 놓치게 될 것」이라던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 발언을 인용하면서 “과거는 직시하고 기억해야 한다. 그러나 과거에 발목이 잡혀선 안 된다”라고 했다. 

 

“우리 사회에는 배타적 민족주의와 반일을 외치면서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세력이 엄연히 존재한다”라면서 “굴욕 외교”라는 야당 공세를 국민에게 직접 설득하며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2011년 이명박 대통령 방일을 마지막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 일로를 걸어온 과정과 한일관계 정상화에 나설 수밖에 없는 배경을 설명하면서, 지난 12년간의 한일관계를 ‘파국 일보 직전’이라고 진단했다. 

그 원인으로 전임 정부의 방치와 박근혜 정부 때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출범한 ‘화해치유재단’을 문재인 정부 때 해체, 2018년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로 양국이 상호 무역 보복 조치에 나서면서 파국적으로 치달았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미·중 전략 경쟁, 국제 공급망 위기, 북한 위협 고도화 등 우리를 둘러싼 복합 위기 속에서 한일 협력 필요성은 더 커졌다”라고 했다. 

 

한국이 마주한 경제· 안보 복합 위기에 과거에만 얽매일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저 역시 눈앞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편한 길을 선택해 역대 최악의 한일관계를 방치하는 대통령이 될 수도 있었다”라면서 “하지만 저마저 적대적 민족주의와 반일 감정을 자극해 국내 정치에 활용하려 한다면, 대통령으로서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한일 회담에 대해 야권은 굴종 외교로 외교사에서 치욕적이라며 규탄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윤 대통령은 일본 하수인의 길을 택했다”라고 비판하며,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미래’라는 말은 희망적인 용어로 발전에 의미가 있다. 

‘부모 팔아 친구 산다’라는 속담처럼 미래 발전을 위한다면, 대승적 차원에서 과거는 묻고 미래를 향하여 나아가야 한다. 

어느 편이 진실인지는 앞으로 역사가 증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