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로 죄에 따라 형량이 정해지지만, 양심적인 벌도 있다.

 

보통 사람이면 알게 모르게 죄를 짓고서 양심의 가책과 정신적 고뇌를 겪는다. 

죄를 다스리는 법의 종류로는 ‘육법(六法)’이라고 해서 여섯 가지 기본 되는 법률이 있다.

 

즉 헌법, 형법, 민법, 상법, 형사소송법, 민사소송법이며, 특정한 지역· 사람· 상항에 적용하는 특례법도 있다. 법률의 해석에 따라 유·무죄가 엇갈리는 사례도 많다. 판결은 법률에 따른 판사· 검사의 양심에 의한 것이지만, 변호사도 한몫한다.

 

죄와 벌에 대한 대표적인 소설이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이다.

주인공 라스콜니코프는 가난한 대학생 출신으로 악랄하기로 소문난 전당포 노파 알료나와 그의 여동생을 도끼로 살해하고, 이 범죄를 자신의 사고에 맞춰 자기합리화하려고 애를 쓴다.

 

자신은 가치 있는 인간이고, 그 노파는 사회에 해악만 끼치는 쓰레기라고 생각하였다.

라스콜니코프가 노파를 죽인 이유는 세상 사람들을 범인(凡人)과 비범인(非凡人)으로 나뉜다고 생각하며, 자신이 비범인인지 시험하기 위해서였다. 

 

소설을 통해 작가는 맹목적인 자기합리화와 영웅주의적 사고관을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매춘부인 소냐를 알게 되고 소냐의 설득과 도움으로 양심의 가책을 느껴 자수하게 된다. 

 

라스콜니코프는 8년 형을 선고받고 시베리아로 유형을 떠나는데 소냐도 따라간다.

소설 ‘죄와 벌’은 흔히 죄의식을 탐구한 소설이라고 한다. 

 

라스콜니코프가 살인을 자기합리화하기도 하고 죄의식을 느끼기도 하는 과정을 기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스콜니코프는 죄의식은 없었지만 다만 공포를 느꼈다. 

그는 몇 번 자수하려고 하였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자수를 하지 않았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정권이 바뀌면서 신·구 정권의 법률에 따른 견해 차이로 정치권이 시끄럽다. 

새 정부와 여당은 전 정권의 잘못을 밝혀내고 처벌하려 하지만, 전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은 정치탄압이라며 맞서고 있다. 

 

참으로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이다.

지난 1월 10일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앞에서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 ‘성남FC’라는 축구단을 만들면서 일어났던 혐의를 밝히기 위해 법원에 소환되는 날이다. 

 

성남지청 앞에는 이재명 지지자와 보수단체가 각각 모여 집회를 열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혐의자가 법원에 소환되는데 왜 이처럼 모였을까?

 

이재명이 법원에 나간다고 하자 민주당 지도부와 ‘개혁의 모임’(개 딸)들은 앞서 ‘모두 모이자, 힘을 모으자, 우리가 이재명이다’라고 선동하는 포스터를 내걸었다. 

 

현장에는 ‘대장부(大丈夫) 이재명을 응원합니다’ ‘뭉치자 민주당 지키자 이재명’이라는 현수막이 나부끼고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소속의원 다수와 동행을 했다. 

 

이재명은 이따금 엷은 미소를 지었지만 대체로 침울한 표정이었다. 

이재명은 청사 앞에서 소회를 밝혔다. 

 

호주머니에서 메모해 온 것을 꺼내 읽었는데 “성남시 세수 확보를 위해 기업도 유치하고 일자리를 창출 했다” “성남FC는 개인 호주머니로 착복하는 구조가 아니다” “소환 조사 검찰이 파놓은 함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없는 죄를 끄집어내는 사법 쿠데타이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모략으로 고통을 주었던 정권 시녀 검찰의 행위다” “진실은 법정에서 가릴 것이며 당당하게 정치검찰에 맞서서 이길 것이다”라면서 “국민과 함께 맞서 싸울 것”이라고 했다.

 

국민이 얼마나 동참할지와 법원에서 어떤 판결이 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이재명은 성남시장 재임 시 ‘성남FC’를 창단하면서 6개 기업에서 후원금과 광고비를 받았는데, 그 액수가 무려 160여억 원에 이르고 후원금을 낸 기업에 특혜를 봐 주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이 사건에서 단 한 푼도 사적 이익을 취한 적 없다고 말해 왔다. 

이 사건은 이미 경찰에서 불 송치한 사건으로, 무혐의 처리된 사건이다. 

이재명의 혐의는 ‘제3자 뇌물죄’이다. 

 

‘제3자 뇌물죄’란 공무원으로서 기업체에 부정한 청탁을 하고 대가를 얻는 것이다. 

검찰은 의혹으로 수사하지만, 이재명은 규정에 따른 영업이었다고 항변한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야당 탄압이며 정치보복, 이재명 죽이기를 한단다. 

이재명은 그 외에도 여러 가지 혐의를 받고 있는데, 언제 말끔히 털어낼지는 의문스럽다.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죄를 짓는다. 

 

자신의 소양에 따라 죄인 줄 모르고 행한 일도 법적으로는 죄가 되는 경우도 많다. 

‘이것쯤이야’ 생각하며 행한 일도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죄가 되어 수사를 받고 있다. 

죄와 벌은 시대에 따라 처벌이 달라진다. 

과거에는 없었던 죄도 만들어지며 벌의 척도도 달라진다. 

어떤 죄에 대한 법률적 판단도 다양하여 시비다. 

 

살인죄를 짓고서도 변호를 잘해 정당방위나 정신이상으로 형량을 줄이거나 풀려나는 일도 있다. 

이런 사례들이 올바르게 이뤄진다면 모르되, 유능한 변호사를 고용하여 풀려난다면 법률의 오류요 법에 대한 모독이다. 

 

형벌도 돈과 연결이 되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도 나왔다. 

심지어 “나는 죄가 없지만, 돈이 없어 죽습니다”라는 절규도 있었다.

곳곳에 ‘바르게 살자’라는 비석이 세워져 있다. 

그러나 바르게 살기는 참으로 어려운 세상이다. 

 

법률 위반만 죄가 아니다. 종교에서는 마음의 범죄도 다스려야 한단다. 

사춘기에는 호기심으로 이런저런 범죄 행위에 빠져들기 쉬워, 늘 자신을 되돌아보며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