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국시대 진나라 재상으로서 부국강병론을 주장했던 이사(李斯)라는 유명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젊은 시절 초나라에서 말단 하급 관리로서 세월만 축내고 이었습니다.  어느 날 쥐 두 마리를 보고 삶의 원리를 깨달았습니다. 변소 간에 살고 있는 쥐는 불결한 환경 속에서 냄새나는 똥만 먹다가 사람이나 개나 고양이가 나타나면 깜짝 놀라 도망을 쳤습니다. 하지만 곡식 창고 안에 있는 쥐는 쌓아 놓은 깨끗한 곡식을 먹으며 사람이나 개 따위는 안중에 두지 않는다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사는 깨달고 한탄했습니다. “사람이 어질다거나, 못났다고 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이런 쥐와 같아서 자신이 처해있는 곳 환경에 달려있는 것이다.” 요즘 말하는 환경결정론적인 시각으로 말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사람은 자신이 처한 환경의 차이에 따라 어떤 사람은 현자와 군자가 되는데, 어떤 사람은 하층의 어리석은 사람과 소인으로 전락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탄식하고 출세를 위한 모험을 감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는 곧바로 진나라 승상 여불위를 찾아가 그의 사인(舍人), 즉 집사가 되었습니다. 다시 진시황제에게 소개를 받아 궁궐의 모든 일을 총괄하는 직책의 자리에 오릅니다. 그는 진시황제의 절대적인 신임을 바탕으로 공을 세워 객경(客卿)이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득권자의 강력한 반발로 축출 당할 처지에 몰리자 그는 진시황제에게 ‘저 유명한 태산은 한 줌의 흙도 사양하지 아니하고 큰 강과 바다는 한줄기의 물도 받아들인다(泰山不讓土塊, 河海不讓細流)’라는 인재개방론을 들고 나와 위기를 벗어나 진시황제의 핵심측근으로 거듭 나게 됩니다. 이런 과욕으로 인해 유서위조에 가담하는 등 기회주의 모습을 보여주고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지만, 그는 22년 동안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제의 제 2인자로서 진시황제를 도와 봉건제도를 폐기하고 군현제도를 실시하는 등 정치, 경제, 사상, 문화 등 각 방면에 일대 개혁을 단행하여 부국강병 제제를 완성한 당대의 거물이었습니다.

 이 고사는 사람은 환경에 많은 지배를 받는다는 것을 단적으로 말하는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는 유명한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를 생각 할 수 있습니다. 맹자의 어머니는 맹자의 좋은 교육환경을 위해서 거주지를 처음 살던 공동묘지 근처에서 시장 근처로, 또다시 배움이 전당인 학교 근처로 옮긴 유명한 교훈적 일화입니다.
 이번 기회에 사람은 자신이 처해있는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는 이사의 말과 함께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고사도 한 번 생각해 봅시다. 청소년들에게 심각할 정도로 나쁜 영향을 주는 환경이 학교주변에 우후죽순(雨後竹筍)처럼 들어서고 있다는 말이 난무하는 이 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