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수가제(DRG : Diagnosis Related Group Payment System)란 치료과정이 비슷한 입원환자들을 분류하여 일련의 치료행위를 모두 묶어서 하나의 가격을 매기는 의료비지불방식으로 일종의“입원비 정찰제”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정해진 정액 진료비 전체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입원환자는 진료비의 20%만 본인이 부담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병원에서 ‘행위별수가제’(Fee for Service)를 적용하고 있으며, 1977년 의료보험제도 도입 이후부터 계속 해 오고 있는 제도로 환자가 진찰을 받으면 진찰료, 검사는 검사료, 처치는 처치료, 입원은 입원료, 약은 약값대로 이렇게 따로 따로 가격을 매겨놓고 거기에 횟수 등을 곱하여 최종 병원비가 계산되는데 이 방식은 의사(병원)가 환자에게 의료서비스를 한 만큼 정확하게 지불하는 방법임에는 틀림없으나 이러한 행위별수가제는 의사가 환자에게 진료행위량을 늘리면 늘릴수록 진료비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어 이 때문에 환자에게 꼭 필요한 만큼의 진료 행위량을 넘어서 과잉진료가 이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불필요한 진료행위만큼 건강보험재정이 낭비되고, 환자나 가족의 호주머니로부터 돈이 더 많이 지출되는 문제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방사선을 많이 쬔다거나 항생제를 너무 많이 복용해서 환자의 건강에도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단점이 있는데 이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거의 모든 나라의 고민이었는데, 많은 의료선진국들이 이러한 고민에 대한 답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포괄수가제’ 지불방식이다.
 1979년 미국의 예일대학에서 경영관리기법을 의료관리에 도입함으로써 ‘포괄수가제’가 처음 시작되었고 그 이후 많은 국가가 이 제도의 유용성과 한계 등을 검토하였으며 지금은 대부분의 국가가 이 제도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우리나라에서도 정부 및 학계에서 그동안 이 제도에 대해 많은 연구와 논의를 해왔었고 실제, 2001년 건강보험재정이 급격히 악화되는 상황에서 이 제도의 도입이 시도된 적이 있었으나 당시 의약분업 실시에 따른 의료대란의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포괄수가제가 의사의 진료 자율권을 침해한다는 등의 우려로 의료계로부터 강력한 반발이 있어 이로 인해 포괄수가제를 당연적용하지 못하고 병원들이 선택 참여하는 수준에서 2002년부터 제도가 부분적으로 시행되어 왔으며 5년간의 시범사업 및 10년간의 포괄수가제의 선택적 적용 경험을 통해 정부는 이 제도의 장점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고 우려되었던 부작용들은 실제 의료현장에서 거의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현재 선택적으로 포괄수가제를 적용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11년말 현재기준 총 3,282개 의료기관 중 71.5%인 2,347개 기관이 이미 포괄수가제를 선택하여 운영하고 있다(특히, 의원급의 경우에는 총 2,511개소 가운데 83.5%인 2,096개소가 포괄수가제 운영 중)7개 질병군(7개 질병군 : 우리 생활 속에서 흔히 수술하게 되는 백내장수술, 편도수술, 맹장수술, 탈장수술, 치질수술, 제왕절개분만, 자궁수술을 말함)에 대한 포괄수가제가 2012년 7월 1일부터 전국 모든 병원과 의원으로 확대(당연적용)된다.
 그동안 여러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보완해온 덕분에 포괄수가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고,제도의 당연적용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모든 관련 단체간 협의를 거쳐 올해 확대하기로 정했다. 이제도가 시행되면 우선, 환자 입장에서 의료비 부담이 줄어들 것이고,과잉검사나 항생제 남용 등을 줄여 국민건강권이 더욱 보호될 것이다.또한 병원비가 얼마나 나올지 미리 예측하기가 수월해 짐은 물론 병원이나 의원에도 경영효율화의 기초를 제공하므로 긍정적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국민건강과 제도발전을 위한 출발단계이니 만큼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이해와 협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