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의회 산업경제위원회(위원장 우정욱) 행정사무감사에 따르면, 고성군은 고성수협과 어민들의 요청으로 ‘고성군수산물유통센터’ 건립을 계획하고 지난 2018년 경남도 도비보조사업을 신청했다. 

 

‘고성군수산물유통센터’는 가리비를 주 품목으로 냉동 냉장 보관해 사계절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군은 2018년 도비 보조사업을 신청했으나 한 차례 탈락하고, 2020년 6월 재신청하여 이듬해인 2021년 시범사업으로 선정 돼, 도비와 군비를 포함한 실시설계용역비 3억 원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립부지도 수남리(철뚝) 고성수협 옆, 해양수산부 부지로 결정했다.

 

2022년 예산으로 도비 13억원과 군비 7억 원을 합한 총예산 20억원을 확보함과 동시에 지난 7월 고성군의회에서 공유재산관리 계획안도 승인 받았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 8월 지반조사를 실시하고, 건축설계를 위한 간이 공모를 했다. 그런데 사업은 돌연 중단됐다.

 

위·수탁료 운영 애로와, 물량 확보 어려움, 무엇보다 인근 지역에 냉동냉장 창고가 많이 있고, 이마져도 물량이 없어 비워져 있는 실정으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이다.

 

특히 통영시 도산면에 들어서는 산업단지 내에도 대형 냉동냉장 유통센터 건립이 계획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경쟁력에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군은, 사업추진을 포기하고 지난달 도비 11억원을 경남도에 반납한 것으로 나타났고, 나머지 2억원은 이월하여 내년에 반납할 예정이다.

 

고성수협과 어민들과의 간담회를 통한 결정이다.

 

이를 놓고 탁상행정에서 비롯된 한 단면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성수협과 어민 숙원사업이라고는 하지만 전액 도·군비, 즉 20억 원이라는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을 사전 실효성 검증도 하지 않고 추진하다.

 

뒤늦게 검증하였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더욱이 군 의회에 공유재산관리 승인과 군비까지 배정 받은 상태에서 사업 포기를 결정한데 것에 대해 부실행정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가리비가 고성의 대표적인 수산물로 전국적인 인기와 인지도가 급상승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냉동냉장을 통해 유통하기에는 부적합 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지배적이다.

 

군은, 추진 당시 판단이 다소 미숙했다 면서도, 건물 착공 전 문제점을 파악해 중단한 것이 오히려 다행이다는 입장이다.

 

건립되면 군 공유재산이여서, 고성수협 또는 어민단체에서 운영하더라도 위수탁 수수료를 고성군에 납부해야 하는데 그 금액이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전기료만 하더라도 월 400~500만원 이고, 물량확보 어려움 등을 감안하면 도산할 우려가 크다고 내다봤다.

 

이러한 이유 탓으로 고성수협은 물론, 어업인단체에서도 운영 능력이 없다는 뜻을 밝혀, 사업을 중단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군의 설명을 종합하면, 막대한 예산을 들인 것이 흉물로 전락할 위기를 면했다는 것인데, 역설하면 애초 정확한 타당성 없이 추진하다 뒤늦게 현실을 파악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 앞으로의 정책 추진에는 보다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