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하대에 선불교가 중국에서부터 전래하자 유학하는 선승들에 의하여 풍수는 사찰지 선정에 활용되었고 풍수지식은 선종을 후원하는 주요 지방호족들에게 확산하여 해당 근거지의 장소의 권위 강화와 공간적 구성 원리로써 많은 영향력을 미쳤다.

 

고려시대에는 풍수담론은 불교와 결합하여 비보사탑설<裨補寺塔說>이라는 왕조의 국토경영 이데올로기로 흥정하였으며 조선시대에는 풍수담론을 도읍과 왕궁의 조영, 왕릉 입지선정 등 지방 읍치와 배치 등 중앙집권적인 공간 이데올로기 구성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특히 조선 중기에는 사족들에 의해 촌락풍수의 담론이 형성되었으며 유교논리로서 사회적 확산과 맞물려 묘지 택지의 담론은 일반 서민층에까지 널리 확산되고 실천되었다.

 

그런데 조선초기까지만 하여도 풍수지리학설 책자를 민가에서 소지하거나 소장하는 것을 금지되었으며 국가에 중대사가 있을 때에는 종종 민가에 소장한 비기서들을 회수하여 불살랐으니 일반인들의 풍수지식에 대한 접근과 운용에는 극히 제한적이었음을 알 수 있을 뿐이다.

 

더욱이 풍수이론의 지식체계가 난무했기 때문에 당시 민간층에서 제대로 풍수지리학설을 이해하고 실천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특히 풍수의 인간관이 지닌 개천명 사상은 하늘이 정한 운명에 규정되는 순천적인 이데올로기적 사상성에서 탈피하여 도리어 신의 공력을 빼앗고 천명을 개척 할 수 있다라는 변혁적 사상성을 가진 것으로써 계급과 신분질서를 바꿀 수 있는 이데올로기로써 해석 될 수 있는 소지가 컸기에 더더욱 지배층은 피지배의 만간계층에게 풍수지식의 개방을 허용하거나 풍수술을 활용하지 못하게 했을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은 서민들의 풍수 활용을 통한 민촌의 입지와 경관, 조영에 대한 풍수적 영향력이 제한되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조선후기에 이르자 지리학 지식에 대한 사회적인 수요 증가에 따라 풍수지리학 역시 관료의 지식인 계층으로 널리 확산되었고 특히 사족 층의 사회적 성장이 두드러지고 향촌 사회에 세력의 근거지를 확보해 나라는 과정에서 풍수는 유교적 세계관의 틀 내에서 유교적 이데올리기와 결합 변용되어 사족들에게 수용되는 과정을 겪게 된다.

 

따라서 촌락 단위에서 풍수지리학이 본격적으로 활용되고 사회적 담론으로서의 그 의미를 가진 것은 사족들이 동족촌이라는 공간의 근거를 마련하고 경제적으로 중소지주 계층의 기반을 확보하여 향촌에 정치사회적 주도권을 행사하였던 조선후기의 역사적 과정과 궤를 같이 한다.

 

역사학계의 연구 성과에 따르면 17세기부터 성리학적 유교 사회의 질서가 확립되고 적장자 우위의 상속과 봉사가 일반화되었기에 동족촌의 풍수담론이 성행한 시기도 이 무렵이라고 추정 할 수 있다.

 

특히 조선 후기에 현연 의식을 중시하는 동기이론의 사회적 장착과 이에 따른 동족 간 묘지 풍수의 중시와 성행 그리고 풍수적 가치가 종족의 번영과 인물의 번성성을 보장한다는 담론이 사회적으로 통용된 분위기 등은 사족촌에 풍수의 영향력을 증대시킨 배경이 되었다.

 

조선 중후기의 유학자들은 풍수설의 사상적 이단성과 사회적 폐해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지니고 있었지만 주자의 풍수적 견해를 준거로 한 실용적인 가치로서 그 효용성을 인정하고 있었으며 풍수지식에도 의약에 대한 지식과 마찬가지로 일반교양의 수준을 갖추고 있었다.

 

경상우도의 유학의 종장으로 일컬어지던 남녀 조식은 음양, 지리, 의학, 도류의 말에까지 그 대강을 섭렵하지 않음이 없었다고 하였으니 여기서 말하는 지리는 풍수를 일컫는 것이고 그 제자이자 경상도의 여러 읍지를 저술하였던 한강 정구는 제자백, 백가, 의약, 점서, 병서, 풍수설 등에 이르기까지 그 대략의 이치를 통하지 않음이 없었다고 평가되었다.

 

조선시대 유교 사회에서 풍수설은 주자가례를 준거로 수용되었는데 주자가례에서는 조상과 자손이 동기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택지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으며 실제적인 택지 과정에서 풍수서과의 결합을 인정함녀서 조선사회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향촌사회의 유학자들은 근거지 취락의 입지와 경관에 대한 풍수적 담론을 일반적으로 견지하고 있었다.

 

유력한 견해는 고을이나 촌락의 풍수적 조영에 반영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