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이것이 과연 무엇을 가리키는가.

 

언 듯 보면 이러한 목표는 일본인들이 추구하는 강함과 조선조 500년간 우리의 선조들이 추구하였던 선함은 단순하게 합쳐 놓은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는 결코 그렇지 않다.

 

한국가의 미래비전이 이런 식으로 제시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반드시 나름대로 깊은 철학적 성찰과 역사적 근거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측면에서 나는 이 목표야 말로 한국인의 원시조들이 지녔던 이상향과 연관되어 있다고 본다.

 

삼국유사의 고조선 조에 나오는 홍익인간<弘益人間>, 재세이화<在世理化>의 이념에서 이점이 잘 드러난다.

 

여기서 재세이화는 환웅이 인간 세상에 있으면서 이상적으로 바꾸었다는 의미이고 그 결과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의 이념이 실현 된 것이다.

 

한웅의 하강에 의해 재세와 홍익인간의 이념이 구현된 세상이란 곧 오사가 실현된 세상이다.

 

그런데 오사가 지닌 함의는 그 내용을 크게 셋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주곡, 주명, 주병의 세 가지는 흉년 없고 전쟁 없고 질병 혹은 돌림병 없는 사회를 의미한다.

태평세상이 보장되는 사회다.

 

다음으로 주형은 법질서와 기강이 바로선 사회를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주선악은 선한 사회를 가리킨다.

 

이 셋 가운데 생존이 보장되고 법질서와 가정이 바로선 사회가 강한 사회이다.

 

여기에 세 번째의 선한 사회를 합치면 강하면서도 선한 사회가 된다.

 

 

이 때의 선한 사회란 성실, 정직, 소박, 근면함이 귀한 가치로 자리매김 되는 사회, 서민이 주축이 된 서민사회이다.

 

달리 말하면 사회구성원 누구나 다 자기 양심에 따라서 정직하게 행동하더라도 손해 보거나 불이익을 당하지 않고 도리어 존중받는 그런 사회를 가리킨다.

 

덧붙인다면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 즉 인정이 넘치는 사회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순서이다.

 

강함이 선함보다 선행되어야 함은 물론이고 강함 가운데서도 생존보장이 먼저 이루어지고 난 뒤 법질서와 기강이 바로 선 신상필벌의 사회가 구현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생존의 보장이 가장 중요하다.

 

단군은 아버지 환웅으로부터 이런 비전과 이념이 실현된 사회공동체를 물려받아서 조선이라는 나라를 건국하였다.

 

이처럼 우리 민족에게 이상적 정치의 모델을 분명히 제시해 준 환웅은 이후 후손들에 의해서 태양과 같이 위대한 영웅으로 간주되어 신앙적 우러름의 대상이 되었다.

 

과거 우리민족이 겪은 역사적 불행의 대부분은 생존보장이 제대로 안되었기 때문에 초래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린 민족에게 생존보장이라는 조건이 얼마나 중요하여썬가는 구딩 황웅 단군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확인 가능하다.

 

고려중기 이후로 우리의 조상들이 지녔던 이상향이 청학동과의 연관성이 깊다는 것이 그 근거이다.

청학동이란 어떤 곳인가하는 물음에 대해 지리산 남록에 위치한 청학이 사는 곳 이라는 말은 너무 막연하다.

 

대신 세가지 재앙이 들어오지 않는 땅이라는 말이 훨씬 더 구체적으로 특히 우리의 조상들이 지닌 이상사회에 대한 관념을 엿보는데 있어서 중요한 시사를 준다.

 

여기서 세가지 재앙이란 흉년, 전쟁, 질병, 내지 돌림병을 가리킨다.

 

고려중기 우리 조상은 이처럼 청학동을 생존의 보장의 땅이라 여겼고 나아가 이상향으로 삼았던 것이다.

 

이 청학동는 단군시대부터 이상향으로 삼았던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