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기에 바쁜 데다 오욕칠정 때문에 더욱 그렇다. 

 

오욕칠정(五慾七情)이란 다섯 가지 욕망과 일곱 가지 감정을 가리킨다.

 

눈, 코, 귀, 혀, 몸의 감각 기관이 집착하여 야기되는 재물욕, 명예욕, 식욕, 수면욕, 색욕의 다섯 가지 욕심과 일곱 가지 감정의 희(喜. 기쁨: 정신적인 것) 노(怒. 노여움) 애(哀. 슬픔) 낙(樂. 즐거움:육체적인 것) 애(愛. 사랑) 오(惡. 마음) 욕(慾. 욕망)을 말한다.

 

인생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고달프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인생사를 ‘고해(苦海)’ 즉 쓰고 괴로운 바다와 같다고 했다.

 

하지만 지구상에는 이런 고해와 같은 세상을 즐기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다.

 

경제적으로나 물질적인 풍요로서가 아니라 정신적으로 즐기며 사는 사람들이다.

 

지인이 “사는 낙(樂)이 없다”더니 중병이 닥쳐 곧 세상을 떠났다.

 

삶의 욕망이나 목적을 잃게 되면 생명의 끈을 놓게 된다.

 

정신적으로 의욕을 잃으면 중병이 오고 결국 죽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비록 중병을 앓더라도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강할 때는 병도 이겨낼 수 있다.

 

간혹 의사도 의아할 정도로 병이 호전되었다는 것은 살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신앙은 고행을 가르친다.

 

고행은 결국 기쁨을 위한 준비 기간이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은 고행에서 삶이 끝나고 만다.

 

내세를 바라보고 고행을 했지만, 내세의 체험을 들려주는 사람은 없었다.

 

다만 살아있는 사람이 내세(來世)에 대해 추리를 했을 뿐이다. 대표적으로 기독교의 ‘천로역정’이 그것이다.

 

인생이란 나이에 따라 생각하거나 삶의 방식이 달라진다.

 

하나뿐인 인생인데 즐기며 아름답게 살 필요가 있다.

 

육신은 고달파도 삶의 욕망과 목적을 향해 살 때 행복을 느낀다.

 

보통 사람치고 ‘사랑’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인생을 즐기는 삶 중에 으뜸이 ‘사랑’이 아닌가 한다.

 

사랑이라고 하니 먼저 떠오르는 것이 이성 간의 성적(性的)인 사랑을 생각하겠지만, 사랑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사랑이란? 사전적 의미로 ‘사람이나 존재를 아끼고, 위하여 정성과 힘을 다하는 마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한편 ‘다른 사람을 애틋하게 그리워하고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이라고도 한다. 

 

사랑을 우리말로는 정, 애정, 모정, 연정, 우정, 사모 등으로 표현하며, 유교적으로 ‘경천애인’ 불교적으로 ‘자비’ 기독교에서는 ‘박애’ 등으로 나타낸다.

 

그리스어로는 사랑을 4가지 종류로 정의하였다.

 

첫째, 부모의 사랑(스트로게:Storge) 둘째, 친구의 사랑(필리아:Philia) 셋째, 이성의 사랑(에로스:Eros) 넷째, 신의 사랑(아가페:Agape)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유년기에는 부모의 사랑을 받고, 청소년 시절에는 친구의 사랑, 이어 이성의 사랑을 주고받지만, 어느 한 부분에서 아픔을 겪는 경우가 많다.

 

젊어서는 이성끼리 즐기는 쾌락의 삶이 있고 늙어서는 생을 관조(觀照)하는 즐거움이 있는 것이다.

 

노쇠해지면 가족과 신의 사랑으로 생애의 슬픔과 상처를 치유 받게 된다. 

 

하루 24시간도 모자랄 정도로 일하는 부모는 자녀의 뒷바라지를 위해서이다.

 

자녀가 바람직하게 성장할 때에 그 육체적 고통도 이겨낸다.

 

자녀에 대한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공부나 일, 운동 등 모든 육체나 정신적인 행동은 고되다.

 

그러나 이런 고행을 즐기는 삶을 살면 기쁨을 느낀다.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다.

 

학창 시절에 공부를 좋아한다면 즐기는 생활이다.

 

반드시 이런 학생이 성공할 수 있다. 학문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황금연못’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고희가 넘은 나이에 학업을 닦아 중·고·대학 수학을 한 사례를 보았다.

 

자식들 교육을 다 마치고 옛날에 가정형편이 어려워 공부 못한 것이 한이 되어 공부한다고 했다.

 

그 사람이 과거를 생각하여 억지로 공부를 한다면 대단히 고달플 것이다. 그러나 기쁜 마음으로 공부를 하니 재미있단다.

 

사람마다 자신에게 필요한 운동을 한다.

 

나는 건강할 때와 뇌졸중이라는 중병을 앓고 나서 하는 운동 방법이 달라졌다.

 

건강할 때는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을 주로 했다면 지금은 근육을 유지하는 운동을 한다고 할까?

 

그런데 날마다 같은 운동을 하다 보면 싫증이 나는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즐기자!’라는 마음가짐으로 계속하면 싫증을 넘기게 된다.

 

이는 나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돌도 웃는데 사람은 왜 못 웃나?” 어느 스님의 말이다.

 

‘신앙인’이라면서 늘 굳은 표정으로 살아간다면 진정한 신앙인이 아니다.

 

‘빙그레 웃는 얼굴, 훈훈한 마음’이라는 말은 사랑의 발로이다. 

 

고해라는 세상에서 어찌 사랑으로만 살 수 있겠는가?

 

그러나 사랑의 마음가짐으로 단련된 사람은 어떠한 어려움이 닥쳐도 이겨 낼 수 있다.

 

비록 육체는 고달파도 기쁨이 가득하여 마음이 평안할 때 늘 즐거운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나도 ‘사랑’이라는 말만 들어도 얼굴을 붉힌 청소년 때가 있었고, ‘사랑’ 때문에 눈이 멀고 정열에 불타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랑’이라는 말을 들어도 ‘밥을 먹었냐?’는 말 정도에 지나지 않고, 손자들을 사랑하는 노인이 되었다.

 

이처럼 ‘사랑’이란 여러 가지 때가 있는 것이다.

 

노쇠하여 머리 위의 하트는 못 만들어도, 엄지와 검지로 사랑 표현을 할 수 있다.

 

만나는 이웃과 손자들에게 빙그레 웃으며 사랑 표현을 자주 해보자. 

 

성경에서 사랑 장(章)이라 불리는 고린도 전서 13장에 ‘사랑’이라는 묘약의 처방전이 잘 나타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