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면 월흥리 소재 (주)가야육종에서 또 한 번 대량의 돼지 분뇨가 누출돼 인근 농경지를 덮치는가 하면, 마을 소하천으로 흘러들어 아수라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9년 1월 19일 액비저장탱크가 붕괴돼 분뇨 약 200여 톤(t)이 누출된데 이어 두 번째여서 마을 주민들은 사실상 인재라는 지적과 함께 행정의 강력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11일 오전 7시 30분 경, (주)가야육종에서 대량의 돼지 액비분뇨가 누출, 도로를 덮치고, 농경지는 물론 마을 소하천까지 유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이곳 전체가 분뇨 악취로 가득하고, 마치 물난리가 난 것처럼 액비 분뇨는 도로 일부를 침수시켰다. 이날도 액비분뇨 약 200여 톤(t)이 누출되었다는 것이 행정의 분석이다.
 

사고가 나자 이상근 군수와 고성군의회 최을석 의장, 이기봉 부군수 정영환 의원, 농업기술센터 소장을 비롯한 직원 등 50여 명이 현장을 찾아 사고수습에 나섰다.

굴착기와 살수차 등을 동원해 분요 누출 방지 턱을 쌓고 도로에 톱밥을 뿌리고, 하천에는 방지턱을 쌓아 오염 확산을 막았다.
 

이날 본지 취재기자가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 30분, 사고 발생 약 3시간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수습은 끝나지 않았다. 악취는 진동하고, 시커먼 분뇨는 일부 농경지를 침식했다. 방재작업을 하고 있는 중에도 액비분뇨는 끊임없이 누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취재기자는 지난 2019년 1월 19일에도 이 자리를 찾았다. 이날과 똑같은 사고를 취재하기 위함인데 3년이 지난 지금 또 반복된 것이다.
 

월흥마을 이장을 비롯한 주민 20여 명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주)가야육종이 주민들과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아 사실상 사고를 유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월흥마을 이장은 액비저장탱크에 우수관을 연결하여 비가 올 때 우수와 함께 분뇨를 방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우수관이 터져 이날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인데, 액비저장탱크 내 우수관이 있을 이유가 없는데 연결되었다면서 충분한 정황 증거라 주장했다, 
 

이날 사고로 인근 농경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대부분 유기농 농업단지인데 분뇨 유입으로 인증 취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쌀 수확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주민들은 이날 사고 외에도 크고 작은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주)가야육종은 주민들의 지적을 받아들이지 않고 개선 의지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행정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주)가야육종 이전 또는 마을 전체를 이주 할 수 있는 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근 군수와 최을석 의장도 한목소리를 냈다. 더 이상 좌시해서는 안 된다면서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여 사고의 악순환을 끊어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을주민 피해보상은 물론 행정력 동원 피해 책임도 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주)가야육종의 태도다. 3년 전 똑같은 사고 발생 시 주민들과 행정이 함께한 약속을 대부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3월 14일, 가야육종 분뇨유출 주민 간담회에서 월흥마을 주민들은 11개 요청안을 제시했다. 이중 양돈장 이전계획을 수립하여 이전할 것이라 밝혔지만 지켜지지 않았고, 악취저감 시설현황 및 주민 모니터링 참여를 요구했는데, 가야육종은 업무 방해가 안 되는 한 계획 수립 후 악취저감시설 현황 및 주민 모니터링 참여가 가능하다 약속해놓고, 이후 주민 모니터링 참여는 방역을 이유로 양돈장 출입을 원천 차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정 부분 금전적 피해보상 외, 재발 방지 대책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한 번은 실수라 여길 수 있지만 똑같은 일이 재발 되면 고의 또는 인재에 무게가 실린다. 이날 사고 역시 3년 전과 판박이인 것을 감안하면 인재에 가까운 가야육종의 안일한 기업의식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한편 (주)가야육종은 부경양돈조합 자회사로 고성군에는 두 곳의 양돈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하이면 월흥리는 제2 농장으로 종돈 약 2,000두를 사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