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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명수 재단법인 성균관 전 부관장 |
조선왕조실록에는 태봉에 불의 화재가 났다하여 그 고을 군수를 좌천한 기록과 태봉의 수호를 소홀히 한 이유로 지방관이 처벌을 받은 기록이 있고 조선시대의 지도 대부분이 태봉이 그려진 사례에서 조선왕실이 태봉을 매우 신성시했음을 알 수 있다.
태실에서 왕자녀들의 태를 봉안하고 표석을 세운 곳으로서 각종 석물을 배치하여 왕실의 위엄을 더하였다.
조선시대에는 각 지역의 지도에 태실을 모두 표시할 만큼 주요시 여겼으며 관리에도 철저를 기하였다.
태실의 조성 과정을 기록한 의궤도 편찬하였다.
‘태실의궤’나 ‘장태의궤’가 그것으로서 이들 의궤에 나타난 기록과 그림을 통하여 태실의 규모라든가 태항아리의 모양이 태실에 설치한 석물의 모양, 태실에 제사를 지낼 때의 모습 등을 점 할 수가 있다.
태실에 배치된 석물이 기록과 함께 그림으로 가장 자세히 전해지는 의궤는 1801년에 편찬된 정종대왕태실가봉의궤<正宗大王胎室加封儀軌>이다.
이 의궤는 정조가 왕이 된 후에 태실의 석물을 더한 과정을 기록한 것이다.
각종의 석물은 10울 18일 모두 세밀히 다듬어 19일 차례로 운반하였는데 전석, 사방석, 상석, 중동석, 개첨석, 종자석, 주석을 차례로 쌓고 27일 오시<午時>에 개첨석 비석을 세운 것이 확인된다.
의궤에는 태실 조성에 동원된 인원의 숫자가 기록되어 있는데 강원도에서 부역군 830명과 예석군 970명이 충청도에서는 부역군 18명과 예석군 2,400명이 각각 동원된 것으로 나타난다.
4,300명에 달하는 강원도와 충청도의 인분들이 합작하여 태실을 조성하고 석물을 만들어 낸 것이다.
정조의 태실에 석물을 더하고 가봉한 것은 정조가 왕이 되었기 때문이다.
대개 왕세자의 경우 석실을 만들고 비석과 금표를 세우고 2~3인 정저의 수호군을 두고 태실을 관리하게 하다가 왕세자가 국왕으로 태실에 대한 가봉이 이루어지게 된다.
국왕의 위상을 고려하여 태실 주변에는 석난간을 조배하고 금표도 확장하였으며 수호군사도 8인으로 증가시켰다.
원자였을 경우는 금표를 300보, 수호군을 8인 으로 증가시켰다.
원자였을 경우는 금표를 200보, 수호군을 2명으로 하였다가 왕이 된 후에는 가봉하여 금표를 300보, 수호군을 8인으로 하였다.
태를 묻는 절차가 끝나면 고후토제<告后土祭>·태신안위제<胎神安慰祭>·사후토제<謝后土祭> 등 제사의식이 베풀어졌다.
이 때 현관이나 집사는 태봉이 있는 지역수령(군수)가 담당하였다.
이처럼 신성시 된 태는 풍수지리적으로 명당으로 알려진 곳에 터를 잡았다.
왕실의 태를 묻은 태봉이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산재하는 까닭은 명당으로 알려진 곳이면 어디나 조성했기 때문이다.
태봉지로 선정 된 곳은 백두대간의 지맥이 명당을 이루는 곳으로서 세종대왕의 왕자 19명의 태실은 성주군 원항면 선석산 백두대간의 지맥이 뻗어 나온 곳에 위치해 있다.
태실이 완성된 후에는 관리에 만전을 기하였다.
특히 태실을 고의로 훼손하거나 금표로 지정된 지역에서 벌목, 채석, 개간을 하는 일은 엄격히 규제되고 곧바로 처벌의 대상이 되었다.
태실은 명당지로 인식되었기 때문에 부모나 조상의 무덤을 이곳에 쓰려는 사람들의 시도가 잦았다.
이조중종 대에는 태실에 화재가 일어나자 산지기와 군수가 형벌을 받았다.
선조 대에도 태봉수호를 잘못했다는 죄목으로 군수와 안태사를 심문하였다.
1865년에는 어머니의 장사를 태조대왕의 태실 내에 몰래 쓰고자 했다가 발각된 김치운은 황해도, 백령도에 귀양을 갔다.
조선시대에는 왕실의 태실이 자기 고향에 오는 것을 큰 영예로 생각하였다.
경우에 따라서는 지역이 승격되기도 하였다.
왕실의 뿌리가 고향에 정착함으로서 왕실과의 일체감을 느꼈던 것이다.
현재에도 전국에는 태봉리, 태봉산, 태봉동 등의 명칭이 남아 이들 지역이 태실이 있었던 곳임을 알려주고 있다.
현재 경기도 고양시 원당동에는 조선왕실의 태실 53위가 안치되어 있다.
왕의 태실이 21위 공주 및 왕자의 태실이 32위 도합 53위의 태실이 있는 것이다.
전국의 명당에 흩어져 있던 태실이 이 곳에 집중적으로 조성된 까닭은 무엇일까.
태실의 비석에는 언제 어느 곳에서 이 태실에 옮겨왔는가를 비문에 새겨져 있다.
경남 사천, 경북 성주 등 전국에서 이 태실이 옮겨져 왔음이 소상히 기록돼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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