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업무차 고성농협 미곡처리장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고성농협에 근무하는 후배(後輩)이자 연상(年上)인 “신덕기”씨를 만나게 되었고 50대 축구동호회인 “고성 50FC” 창립회원을 모집한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가입을 부탁하여 2011년 1월 첫째 토요일부터 경기에 참여하게 되었으며 계절을 불문하고 매주 토요일 마다 혹한과 폭염이나 장대비 속에서 또는 시원한 가을 바람을 마주하며 통영과 고성을 오가며 축구를 즐기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 50FC 회원들의 면면(面面)을 둘러 보겠습니다. 축구계에서 수십 년간 산전수전(山戰水戰)을 겪은 백전노장(百戰老將)으로 60을 바라보는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힘과 기술을 자랑하며 두주불사(斗酒不辭)의 대가(大家)이며 회원들을 위하여 항상 헌신 봉사하는 큰형님이신 서환법 회장님, 경찰청장 검찰총장 국정원장 국세청장 감사원장과 5:1로 싸워도 겁날 것도 없지만 제가 제일 무서워하는 ‘다묵기’의 주창자(主唱者)인 정석진 사무국장, 회원들을 섬세(纖細)하게 배려(配慮)하는 조광래 감독을 비롯한 회원들을 실력을 보면 0.1톤을 초과하는 거구(巨軀)임에도 발재간과 순발력이 뛰어나서 전성기의 마라도나를 연상하게 하는 정석진, 작은 체구이지만 개인기가 메시를 능가(凌駕)한다고 하는 평을 받고 골 결정력이 뛰어난 김대호, 최병하, 공포(恐怖)의 왼발 슛은 전국의 축구동호인들이 잘 알고 있는 천민성, 장영국, 적토마(赤土馬)와 같이 빠른 발과 스피드를 자랑하며 한창때의 차범근 선수를 압도(壓倒)하는 강병도, 신덕기, 그리고 미국에서 6개월간 특수훈련(特殊訓練)을 받고 귀국한 비밀병기(秘密兵器)이며 조자룡이 조조의 백만대군 사이를 무인지경(無人之境)처름 달리듯이 상대수비수를 농락하는  백병기, 상황판단이 빠르고 부지런하여 미드필드를 관운장이 청룡도 휘두르듯 장악하는 방구호, 현란(眩亂)한 발놀림에 명랑대첩에서 이순신장군께서 부하들을 지휘하듯 독전(督戰)으로 이름난 이종현, 한때 아시아 최고의 골키퍼로 이름을 날렸던 태국의 ‘림삭’ 골키퍼보다 한수 위인 서재천, 차분한 성격답지 않게 대포알 같은 슈팅으로 통영 평림구장의 골대를 휘게 만들었던 전명제, ‘공격이 최선의 수비’라며 상대편 진영을 초토화 시키는 국가대표(國家代表)팀의 감독(監督)을 맡지 않았던 동명이인(同名異人) 조광래, 송골매가 참새를 낚아채듯이 상대수비수를 희롱(戱弄)하는 날쌘돌이 임선진, 최종 수비를 맡아보며 옆에 있는 것만으로 천군만마(千軍萬馬)를 얻은 듯 든든하고 자신감이 생기는 후배이며 연상인 이문조, 공룡엑스포 행사와 바쁜 사업관계로 참여가 다소 부진하지만 물심양면(物心兩面)으로 격려(激勵)와 지원(支援)을 아끼지 않는 배형관, 김기환, 배정훈, 서정명, 김석돈, 서영우, 박정근, 그리고 화려한 개인기와 함께 회원들을 위하여 노력을 아끼지 않는 이정길, 마을 이장으로 사단급 가축을 사육하면서 섬세한 기술축구를 구사하는 이지수, 탱크라는 별칭으로 상대편 공격수들의 오금(烏金)을 저리게 하는 배만열, 여수 울트라 마라톤에서 전국1위를 하였으며 천하장사 이만기 보다 장딴지가 1CM 굵은 백진도 등은 50FC의 회원들로서 동년배의 나이에는 전국 최강의 실력을 보유한 범강 장달(范疆 張達) 같은 분들이며 저에게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축구기술을 전수(傳授)하여준 고인이 되신 이창건 전 감독님과 함께 고성 축구계 발전을 위하여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산 증인(證人)들이며 거목(巨木)들입니다.

 이런 좋은 인품과 뛰어난 실력을 가진 선후배들과 한팀이 되어 공을 차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입단 후 저의 포지션은 왼쪽 수비수 이었습니다.
 워낙 실력이 부족한데다가 10년 이상 공을 차 본적이 없어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실수로 인하여 팀을 위기로 몰아가는 등 현재까지 시행착오(試行錯誤)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비수라 할지라도 골(GOAL)을 넣고 싶은 욕망은 있는 것입니다. 기회를 기다리던 중 마침내 2011년 12월 3일 통영팀과의 경기에서 천민성회원이 왼편 코너킥을 시도하였고 수비에 걸려 흘러 나오는 공을 오른발로 엉겹결에 맞춘 것이 골로 연결된 것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수식어가 불필요한 “내 인생의 첫골”이었습니다. 정말 감개무량(感慨無量)하였습니다. 우리들이 가슴 태우던 첫사랑을 잊지 못하듯이 이 기억은 평생 함께할 것입니다. 이것을 두고 여러 회원들은 40m 중거리 슛이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제가 골을 넣은 것은 제 자신 혼자의 힘으로 넣은 것은 아닙니다. 우리 50FC의 회원들의 골이라는 목표를 위한 땀과 화합(和合)의 결정체(結晶體)입니다. 회원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평소 저는 골을 넣을 확률이 거의 없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에 첫골을 넣으면 50만원을 50FC에 협찬하겠다고 호언장담(豪言壯談)하였습니다.
 그날 경기를 마치고 조용준 형님이 운영하는 ‘목마름실비’에서 회원들과 목을 축이는 자리에서 10만원을 협찬하면서 회원들에게 IMF때 부도를 맞아 50만원 협찬 약속을 지키지 못하여 죄송하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앞으로 제 2호골에는 반드시 약속을 지키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많은 경기를 치루었던 “고성 오공회”, “통영 67동우회”, “통영 71동우회” 회원들을 보면 50대에서 60대의 적지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운동장에 들어서면 골(GOAL)이라는 목표와 소속팀의 명예를 위하여 한 마리의 토끼를 잡기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는 포효(咆哮)하는 사자(獅子)로 변신(變身)하는 모습은 정말 대단한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말합니다. 축구는 남성적인 경기로서 거칠고 박력이 넘치는 경기라고 합니다. 맞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고성축구계의 거목인 천민성 회원은 축구에 대하여 이렇게 정의(定義)합니다.
 “축구는 정밀한 인체공학(人體工學)과 같은 경기이다”
 운동장에서 공과 함께 땀을 흘려보니 정확한 표현이라는 것이 구구절절(句句節節) 느껴집니다.
 마지막으로 50FC를 위하여 물심양면 무한한 지원을 아끼지 않으시는 마산 영락원(永樂院)과 고성서울병원 장례식장 대표이신 천정로 사장님께, 서환법 회장님을 비롯한 50FC의 모든 회원들은 이 지면을 빌어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사족(蛇足)
 한달 전 평소 존경하는 분으로 대한법률 구조공단 이사장이신 황선태 선배님과 통화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우연히 축구 이야기가 나왔고 선배님께서는 “이차장 내 동생(축구협회 박성태 회장님)이 공을 몰고 가면 너무 막지 말고 한골 넣어줘”라고 말씀을 하셔서 며칠 전 청호조기회 창립기념 경기시 박성태 협회장님께 협조를 해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협회장님께서도 아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