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독산단산세도장공장 건립반대투쟁위원회(이하 반대투쟁위)를 비롯한 고성군민 200여 명은 지난 4일 고성군청 앞에서 집회를 가졌다.

 

특히 이번 집회에서는 산세공장에 근무한 적 있는 군민이 경험담을 반대투쟁위를 통해 전달했고 질산과 불산 등 실제 산세 처리에 쓰이는 약품을 작업복에 발라 위험성을 알렸다.

 

거류면 마동산단 내 산세공장에서 근무했다는 경험자는 반대투쟁위에 전달한 발언문을 통해 “당장 먹고 살아야 하기에 새로운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겠노라 다짐하고 출근했으나, 근무환경 때문에 불과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고 한들 절대 오래 다녀서는 안 되는 곳이라 느끼고 결국 20여 일 만에 퇴사를 결정했다”며 “도장·산세 공정은 장갑을 이중으로, 작업복을 이중으로, 마스크와 방독면을 착용하고 조금이라도 약품이 첨가된 물이 몸에 닿으면 깨끗한 물로 씻어내야 한다. 맡기도 힘든 냄새가 발생해 1시간도 지나지 않아 몸이 따갑다. 근무한지 3일이 지나 몸에 붉은 반점을 동반한 가려움, 따가움, 시력 저하 등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에 근무하던 작업자들에게 왜 그런지 물으니 그분들은 대수롭지 않게 직업병이라 답했다. 이런 곳에서 일하면 당연히 생기는 현상이고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질 것이라며 큰돈이 필요하지 않으면 다른 일자리를 찾으라고 말해주셨다. 과연 이런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한들 누가 다니겠나? 고성의 청년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10여 명의 일자리 창출을 했다고 자부할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업체와 행정에서 말하는 허가상 절차와 인체에 무해 하다면서 왜 태창ENG 사업주들은 고성군에 한 명도 거주하지 않는 것인가. 백두현 군수도 군민만 바라보고 고성군을 위해 나아간다고 했는데, 지금이라도 공장 근처로 가족들과 이사 하고 고성군을 떠나지 않고 10년 이상 거주할 수 있겠냐. 만약 그렇게 하겠다면 변호사를 선임해 검증하고 꼭 문서화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발언에 나선 환경단체는 “고성 바다는 미국FDA승인을 받아 세계적으로 청정지역임을 인정 받았고 고성 평야는 서부경남 최고의 들판으로 생명환경쌀을 키우는 곳이다. 우리는 이런 물 좋고 산세 좋은 곳에서 살아가고 싶다. 우리의 후손들이 건강하게 자라도록 하고 싶다”며 “산세공장에서 불과 200m 내에는 공원이, 300m 내에는 대단지 아파트가 있으며 1km 내에는 학교와 상가가 밀집한 도시가 있다. 이런 위치에 우리와 우리 아이들이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받는 산세공장이 들어서는 것을 절대 반대한다. 환경연합단체는 고성의 깨끗한 환경, 안전한 환경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을 천명한다”는 뜻을 밝혔다.

 

어민들은 “염산, 질산, 황산 등 1급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위험한 공장이 가동될 때 발생하는 유독가스가 탈황되어 주변에 떨어져 우수로 인해 씻겨 주변 하천과 대독천을 통해 고성만으로 유입되면 바다는 서서히 죽어가 고성군의 특산물인 굴과 가리비 양식장이 망가지고 영세 어선또한 어업인의 생계가 파탄된다”며 “산세공장 유치만 일자리 창출인가. 어업에 종사하는 수만 명의 일자리가 없어진다. 이에 우리 어업인들은 산세공장 건립에 결사적으로 투쟁할 것이다. 백두현 군수는 하루 빨리 공장 허가를 철회하고 군민의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반대투쟁위는 산세 처리에 쓰이는 약품을 작업복에 발랐고 심각한 냄새와 함께 약품이 묻은 부위가 부식되고 색이 변하는 것을 보여주면서 군민들에게 위험성을 알렸다.

 

산세처리조 기준을 벗어나는 크기나 모양의 파이프를 별도로 스프레이 도포를 통해 산세처리 하는데 이 경우에는 물을 섞지 않고 약품 원액을 그대로 혼합해 사용하는 만큼 더 독하고 인체에 유해하다고 설명했다.

 

또 스프레이 도포로 후 수세 작업에 약품 원액을 사용하는 만큼 세척물이 많이 소요되고 폐수도 더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위험성이 많은 공장이 생활권 인근에 들어서는 만큼 주민들이 더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집회에 모인 주민들은 ‘백두현 군수는 고성 군민의 생존권과 안전을 보장하라’, ‘백두현 군수 눈치만 보는 공무원들 각성하라’, ‘밀실행정 고성군은 각성하라’고 외치며 산세공장 허가취소를 강력히 요구했다.

 

또 반대투쟁위는 같은 날 오후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 절차를 진행한다면서 공장 건립을 막고 허가를 취소하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