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현 군수는 지난 11일 고성군의회에 제1회 추경예산안과 조례·일반 안건처리 등을 위해 군 의회 집회요구 공문을 보냈다. 군수가 임시회 소집을 요구하면 군의회 의장은 15일 이내에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

 

이에 따라 고성군의회운영위원회는 지난 18일 위원회를 열고 22일 오전 10시 개회하기로 합의, 집회공고를 했다. 추경안을 위한 원포인트 임시회다.

 

그렇지만 11명 의원 중 4명(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불출석하면 자동 산회되기 때문에 본회의 개의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또한 국민의 힘 의원 대부분이 추경예산안에 반대하는 분위기여서 고성군으로서는 낙관할 수 없는 형국이다.

 

이런 기우가 현실이 됐다. 본회의 집회 공고를 마친 군의회는 21일 오후, 9명의 의원 이름으로 추경예산 편성관련 입장문을 지역 언론에 배포했다. 추경예산안에 대한 반박이다.

 

입장문에 따르면 국회에서 통과된 코로나 19 방역지원금과 국·도비 보조사업 등 군민 삶에 직결된 예산은 우선 지원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 행정절차 미이행 사업과 불요불급한 예산을 제외한 수정예산안을 제출해 달라고 행정에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행정은 수정예산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백 군수는 의회와 갈등을 부추기며 정쟁으로 활용하는 저의가 목적이 아닌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의원들은 이 어려운 시기에 고성군이 가진 재원 모두 군민들을 위하여 지원하고 싶은 심정이라면서도 선거를 앞두고 퍼주기 식으로 허투루 낭비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의원들은 의회는 추경안 심사를 위한 문을 아직 열어두고 있다면서 오늘 이후라도 군민들에게 필요한 예산에 끼워 넣은 개인의 치적 쌓기 예산을 제외한 수정예산안을 빠른 시일 내에 의회에 제출해 주기바란다고 했다.

 

추경예산안을 놓고 또 한 번 백 군수와 의회가 충돌하는 모양새다. 특히 선거를 목전에 두고 정당을 달리하는 군수와 의원들이 군민을 위한다는 목소리를 제각기 내고 있다.

 

그렇지만 의원들의 입장문을 보면 다소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다. 행정에서 예산을 편성하여 의회에 제출하면 의회는 심의하여 원안 또는 삭감하는 기능이다.

이번 추경예산안도 군수의 치적 쌓기 선심성 예산 등이 의심되면 당초예산에서

 한 것처럼 삭감하면 되고, 민생 예산만 승인하면 문제가 없다는 여론이다.

 

행정은 예산 편성권, 의회는 예산 심의의결권으로 엄연히 구분된다. 행정이 수정예산을 제출하지 않더라도 기 제출된 안으로도 충분히 심의가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결국 의회는 이번 추경예산안을 심의하지 않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되는 대목이여서 22일 열릴 예정인 임시회는 정족수 부족으로 산회될 우려가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