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지방선거 앞두고 행정과 의회 상생 힘들 듯, 군수와 의회 정치적 논쟁은 가속화 전망 

 

백두현 군수와 의회와의 갈등이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27일 열린 고성군의회 제271회 임시회에서 또 다시 갈등의 불씨가 점화됐다. 

이날 임시회 말미에 배상길 의원이 군정질의를 예고했는데, 배 의원은 행정에서 자료제출을 거부함에 따라 군정질의를 할 수 없다면서 끝이 났다.
 

그렇지만 하창현 의원이 행정의 자료제출 거부가 어떤 것인지 구체적인 답변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박용삼 의장은 또 다른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고, 백 군수도 의장에게 발언기회를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거부당했다.

이에 반발한 백 군수는 퇴장했고, 정영환 의원은 백 군수를 향해 “참 당돌하다 당돌해”라며 비아냥 거렸다. 

우정욱 의원은 배석한 간부공무원들에게 “왜 자료제출을 거부하나, 협조를 안 하니 이런 일이 생긴다”며 질타했다.
 

군정질의를 놓고 군수와 민주당 의원, 국민의 힘 의원들 사이 감정 섞인 기류가 눈에 띄었다. 새해 들어 행정과 의회가 상생할 것이라는 기대는 물거품이 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배상길 의원은 이번 임시회에서 백두현 군수를 상대로 3번째 군정질의를 할 것이라 예고했다. 

배 의원은 이날 군정질의 시간에 “행정의 자료제출 비협조로 인해 제대로 된 질의를 할 수 없다”면서 발언대에서 내려왔다. 어떤 자료인지 어떤 사유인지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으면서 군정질의를 못하게 된 것이 행정 책임으로 돌리는 듯 발언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배 의원이 군정질의를 위해 요청한 자료는 ▲군수가 새마을 행사 표창전수 시 새마을 회장보다 사진을 많이 찍은 것이 선거법 위반인지 ▲사회단체 간담회 시 기념품 제공 ▲미스터트롯 행사 집행 내역 및 그로 인한 코로나 확진 사례 ▲이당산업단지 내 식당운영 등인 것으로 파악됐다.

두 건은 군수의 선거법위반 여부를 따져 묻는 것으로 풀이되고, 다른 건은 군수 측근 관련을 거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배 의원은 행정에서 어떤 자료들을 제출 거부하는지 묻는 기자 질의에 “전반적으로 다 그렇다”며 정확한 답변은 회피했다. 

그러면서 “7차례나 자료요청을 했다. 그런데 의안심의가 아닌 것은 줄 수 없다 하여 끝내 받지 못했다”면서 “그래서 군정질의를 포기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백 군수는 이날 오후 긴급 기자브리핑을 열고 행정을 무시하는 의회라며 발끈했다. 

군정질의를 위해 수많은 자료들을 제출했음에도, 자료 미제출이라는 구체적인 이유도 없이 일방적으로 군정질의를 취소하고 군수에게 답변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백 군수는 특히 자신에게 ‘군정 전반에 관한 사항’이라는 포괄적인 질의서를 의회에서 보냈다면서 “이런 질의서는 어느 지자체에서도 없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군수라고 실·국장 과장, 실무자들이 있는데 모든 것을 알지는 못한다. 다만 군민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질문하면 마땅히 소상하게 답변할 것인데, 그렇지 못하는 의회를 보면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백 군수는 새마을 행사 시 사진 찍은 것을 선거법위반 여부를 따져 묻는 의회, 그것을 답변해야 하는 행정, 왜 이런 소모적인 일에 행정력을 낭비해야 하는지 반문하고, 코로나 19 확산으로 사회단체들과 긴급 간담회 하면서 선관위 해석을 통해 기념품을 전달한 것을 두고도 적극적 행정에 고생한다는 격려는 못할망정 왜 행정을 계속 힘들게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항변했다. 백 군수는 이당일반산업단지 내 식당 운영권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백 군수는 구체적으로 뭐가 문제인지 전혀 알 수 없다면서 “식당 운영자가 저와 친한 사람인가! 어떤 특혜가 없었는지가 요지인 것 같다”면서, 입찰을 하게 되면 전국 큰 회사에 지역 업체는 경쟁에 밀려 이길 수 없는 구조여서 담당 부서에서 지역 업체가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이 또한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백 군수는 “이것이 혹 문제라면 의원님들이 입버릇처럼 얘기하는 지역 업체 우선 배려하라는 말씀은 이제 하지 말아 주시기 바란다”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수의계약조사특위에 대해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 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했다. 

이는 ‘태산이 떠나갈 듯이 요동하게 하더니 뛰어나온 것은 쥐 한 마리 뿐이었다는 뜻의 고사성어로, 예고만 떠들썩하고, 실제 그 결과는 보잘것없음을 비유하는 말 이어서, 의회 수의계약조사특위 존재가치를 평가 절하했다.

이날 임시회에서 오는 2월 말로 끝이 나는 수의계약조사특위를 3월 31일까지 한 달 연기 했는데 이를 염두한 백 군수의 비판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