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이룰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사람과 다른 동물의 차이점이라고 순자<荀子>는 말한다.

 

사람은 말보다 잘 달리지 못하고 무거운 짐을 멀리 지고 가는 데는 소보다 못하며 힘으로 싸운다면 호랑이를 당할 수 없지만 힘을 모아 조직적인 사회를 이룰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동물들을 제압하고 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조직적인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협동이 필요한데 협동의 기초는 분업이다.

 

제각기 맡은 역할을 나누어서 하는 일은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종합되어 큰 힘을 발휘한다.

 

그런데 제각기 맡은 역할 직분을 알맞게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의 능력은 예의<禮義>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한다.

 

예와 의가 바로 사람만이 가진 능력이라고 본 것이다.

 

그러하다면 예와 의는 사회생활의 기초이고 사람들의 행위 원칙이 된다.

 

예의에 맞으면 옳은 행위이고 예의에 어긋나면 그릇된 행위이다.

 

그래서 인간이 사는 사회는 예와 의를 만들고 교육 시키고 지키는 데에 힘을 쏟는다.

 

예의가 인간 행위의 규범이고 규칙이라면 현대 사회에서 이것은 법으로 표현되어 있다.

 

현대사회는 분권제도를 두어 입법부에서는 법을 만들고 행정부는 이것을 지킨다.

 

그런 점에서 순자가 말하는 예와 의는 법의 뿌리라고 할 수 있다.

 

고대의 관념에서 보면 예의는 성인<聖人>이 만든 인간의 행위규범이고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므로 완벽하지 않다.

 

시대에 따라 입장에 따라 법이나 예의의 내용이 달라질 수 있고 다른 견해가 나올 수 있다.

 

여기에서 법이나 예의의 내용이 달라질 수 있고 다른 견해가 나올 수 있다.

 

여기에서 법이나 예의를 달리 한다면 사회 정의의 가장 전초적인 기초로 어떤 원리들을 꼽을 수 있을까를 동양 고전 속에서 찾아보면 두 가지 기본 원칙을 끌어낼 수 있을 것 같다.

 

첫째는 다수의 이익이고 둘째는 균분이다.

 

큰 도가 실행되면 천하는 천하인의 것이 된다.

 

지혜롭고 유능한 사람을 선발하고 신의와 화목을 가르치니 사람들은 자기 부모만 섬기지 않고 자기 자식만을 아끼지 않는다.

 

노인은 쉴 곳이 있고 젊은이는 쓰일 곳이 있으며 어린이는 길러지는 곳이 있다.

 

홀아비, 과부, 고아는 쓰일 곳이 있으며 어린이는 길러지는 곳이 있다.

 

홀아비, 과부, 고아, 자식 없는 늙은이, 가난하고 병든 자는 모두 보호를 받으며 남자는 맡은 일이 있고, 여자는 시집 갈 곳이 있다.

 

재물이 길에 버려지는 것은 싫어하지만 반드시 자기 창고에 저장하지는 않으며 힘을 쓰는 것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꼭 자기 이익을 위해서만 힘쓰지는 않는다.

 

그러니 음모는 일어나지 않고 도둑과 강도는 나오지 않는다.

그러므로 문을 잠그지 않는다.

 

이것을 대동<大同>이라고 한다.

 

대동사회는 천하가 어떤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을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모두가 행복을 누리는 사회다.

사적인 이익의 추구는 공적인 해를 가져온다.

 

이상사회의 첫 번째 원칙은 공공의 이의이다.

 

묵자는 정의를 천하의 이익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규정하였다.

 

묵자가 말하였다.

 

“어진 사람이 하는 일이란 반드시 천하의 이익을 일으키고 천하의 해를 제거하는 일이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천하의 해는 무엇이 가장 큰가. 그것은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공격하고 큰 집안이 작은 집안을 어지럽히고 강한 자가 약한 자를 힘으로 누르고 많은 사람들이 작은 사람들에게 난폭한 짓을 하고 꾀 많은 자가 어리석은 자를 속이고 귀한 사람이 천한 사람에게 오만하게 구는 것이다. 이것이 천하의 해인 것이다. 또 임금 된 사람이 은혜롭지 아니하고 신하된 사람이 충성스럽지 아니하고 아버지 된 사람이 자애롭지 아니하고 자식 된 사람이 효정스럽지 아니 한 것 이것 또한 천하의 해인 것이다. 가진 자, 강한 자, 똑똑한 자가 설칠 수 있는 자체가 천하인에게는 해가 되는 상태라고 보면 될 것이다. 인간 역사 속에서 만들어진 윤리나 법이나 하는 대의 명분은 천하인에게 이익이 되고자 시작되었지만 본래의 의도는 잊혀지고 사리사육을 채우는 기구로 이용하는 자들이 나온 것이다. 천하가 사유물이 아니라는 원칙이 뚜렷해진다면 소인배들이 득실거리는 제도는 없어질 것이다.”